Ernest Miller Hemingway(1899.07.21 - 1961.07.02)
Ernest Miller Hemingway(1899.07.21 - 1961.07.02)

청새치.낚시, 투우, 전쟁, 복싱, 엽총, 사냥, 아바나, 모히토,
4번의 이혼, 시가 그리고 내전.

의심할 여지없이 20세기 최고의 작가인 헤밍웨이를 연상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입니다.

굉장히 강렬한 이미지를 가진 단어들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강한 이미지를 가진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는 상상력보다는 사람을 통해 작품의 영감을 얻었으며, 헤밍웨이 스스로가 작품 속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헤밍웨이는 타고난 미식가에 애주가이기도 했습니다.

작품 속에도 그의 음식과 술 취향이 자주 등장합니다.

“굴의 강한 바다맛과 금속성 맛이 차가운 백포도주에 씻기고....”

파리는 날마다 축제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이 문장을 접하면 그가 음식을 얼마나 관능적으로 받아들였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헤밍웨이의 와인셀러에서는 그와 관련된 와인의 일부분과 그가 작품 속에서 언급한 와인들이 소개됩니다. 헤밍웨이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마시는 와인을 이용하여, 그의 내면 상태를 표현했습니다.

헤밍웨이의 와인셀러의 WINE LIST입니다.


Asti Spumante

헤밍웨이가 자신에게 실연의 아픔을 안겨준 아그네스와 연애를 할 때 마신 이태리 피에몬테 지방의 발포 와인입니다.

“내가 저 와인을 맛있게 소화를 시키기만 했어도 재혼을 하면서까지 두 번째 소설(무기여 잘 있거라)을 써 내려갈 일은 없었을 텐데~”

그가 한 말입니다.

Barbera 

Barbera Piemonte (사진=Wikimedia, Petar Milošević)
Barbera Piemonte (사진=Wikimedia, Petar Milošević)

이것도 Asti처럼 피에몬테 와인입니다.

그가 <무기여 잘 있거라>에서 카포레토의 퇴각 장면을 묘사할 때입니다.

“나는 전진보다는 후퇴가 더 좋아. 후퇴하니깐 Barbera라도 마실 수 있잖아(보넬로).” “지금이야 그렇지. 내일은 빗물을 마실지도 모른다고” 이렇게 헤밍웨이는 Barbera를 통해 이태리 국민성을 짚어내려고 했습니다.

부르고뉴 Beaune(본) 지방 와인

본 지방 와인 (사진=Wikimedia, Pancrat)
본 지방 와인 (사진=Wikimedia, Pancrat)

헤밍웨이와 그의 첫 부인 해들리 리처드슨이 외식할 돈이 없어 집에서 마신 와인입니다.

Taurasi

Taurasi (사진=Wikimedia, jimmyweee)
Taurasi (사진=Wikimedia, jimmyweee)

<무기여 잘 있거라>의 주인공 프레데릭 헨리가 캐서린 바클리와 사랑에 빠졌을 때 마신 와인으로, 이태리 남부의 캄파니야에서 생산하는 와인입니다.

Chablis(샤블리)

Chablis (사진=@Anna & Michal)
Chablis (사진=@Anna & Michal)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서 제이크 빔과 빌 고튼이 파리發 스페인行 기차를 타기 전에 마신 와인입니다.

Chateau Mouton Rothschild

Chateau Mouton Rothschild (사진=Heidi Strean)
Chateau Mouton Rothschild (사진=Heidi Strean)

헤밍웨이가 스페인 내전이 발발(1937)하기 전에 불륜의 관계였던 마사 겔혼과 함께 마신 와인입니다.

CDP(샤또 네프 뒤 파프) & Pouilly-Fuisse

CDP(샤또 네프 뒤 파프) & Pouilly-Fuisse (사진=Jayson Bryant)
CDP(샤또 네프 뒤 파프) & Pouilly-Fuisse (사진=Jayson Bryant)

다이얼誌 편집자인 월쉬와 같이 마신 와인입니다.

Fleurie

Fleurie (사진=@Lou Stejskal)
Fleurie (사진=@Lou Stejskal)

보졸레 와인들 중에서 ‘와인의 여왕’으로 통하는데, 헤밍웨이가 스콧 피츠제럴드와 함께 리옹에서 파리로 가는 도중에 마신 와인입니다.

위대한 개스비의 작가 스콧 피츠제랄드는 그의 성실한 술 친구였지요. 그는 위스키에 탄산수 페리에를 타서 마시는 독특한 습관이 있었습니다.

Macon

Macon (사진=Wikimedia, Pavilion)
Macon (사진=Wikimedia, Pavilion)

부르고뉴 産 드라이한 white wine으로, 리옹에서 파리행 기차인에서 스콧 피츠제럴드와 마셨던 와인입니다.

Marsala

Marsala (사진=Wikimedia, Chris)
Marsala (사진=Wikimedia, Chris)

시칠리아의 디저트 와인으로, 헤밍웨이가 밀라노에 있는 적십자병원에서 회복 단계일 때 마신 와인입니다.

Montagny

Montagny (사진=Wikimedia, Dssoobgh Rremyoo)
Montagny (사진=Wikimedia, Dssoobgh Rremyoo)

부르고뉴 꼬뜨 샬로네즈의 white wine으로 ‘기쁨’을 상징합니다.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가 만나 같이 마신 와인입니다.

Muscadet

Muscadet (사진=Wikimedia, Julien.scavini)
Muscadet (사진=Wikimedia, Julien.scavini)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white wine으로 헤밍웨이가 머리를 식히기 위해 센 강변에서 마셨던 와인입니다.

Rioja

Rioja (사진=Dominic Lockyer)
Rioja (사진=Dominic Lockyer)

헤밍웨이는 리오하 와인을 두고 가성비가 좋은 와인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리오하 최북단인 알타 지방의 와인을 높이 평가했죠.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서 제이크 반스가 브렛 애쉴리의 부름에 응할 때 이 와인을 마셨습니다.

Sancerre

Sancerre (사진=~Silvinka~)
Sancerre (사진=~Silvinka~)

프랑스 루아르 밸리 와인으로 헤밍웨이와 해들리가 경마장 트랙에서 마셨습니다. 헤밍웨이 와인 이야기를 다루면서 그 많은 부인과 애인들 중 첫 부인 해들리만 나오는 거 보면 그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 그의 첫 장편인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의 저작권과 인세를 그녀에게 넘겼습니다.

Sherry

Sherry (사진=BlackIce_Photography)
Sherry (사진=BlackIce_Photography)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에서 제이크 반스와 빌 고튼이 스페인 ‘산 페르민 축제' 때 마신 와인입니다. 특히 제임스 조이스가 오로지 스위트한 white wine을 마신다는 소문을 헤밍웨이가 들었음에도 드라이한 셰리주를 내놓았습니다.

둘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죠.

Tavel

Tavel (사진=Wikimedia, jean-louis Zimmermann)
Tavel (사진=Wikimedia, jean-louis Zimmermann)

헤밍웨이가 가장 좋아했던 프랑스 남부 론(Rhone)의 로제 와인입니다.

Valpolicella

Valpolicella (사진=Wikimedia, Yozh)
Valpolicella (사진=Wikimedia, Yozh)

헤밍웨이 作 <강을 건너 숲 속으로>에 나오는 리처드 캔트웰 대령이 베니스의 그리티 팰리스 호텔에서 즐겨 마신 이태리 베네토 지방의 와인입니다.

글뤼바인(독일식 뱅쇼)

<무기여 잘 있거라>에서 프레데릭과 캐서린이 스위스에서 1월의 추운 밤을 넘길 수 있도록 해준 끓인 와인입니다.


그 외에도 그가 마셨던 와인은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ernest-hemingway-dining-at-la-consula-1959
ernest-hemingway-dining-at-la-consula-1959

와인만 언급했지만, 헤밍웨이가 마신 술 종목은 다양했습니다. Mojito(모히토), Straight Whisky, 진 토닉, 그라파(와인의 제조 과정에서 남은 포도 찌꺼기 증류), 하이볼, 럼 펀치(<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서 제이크와 빌이 송어 낚시하러 가기 전에 마셨던 술까지).

Der amerikanische Schriftsteller Ernest Hemingway mit Pauline, Gregory, John und Patrick Hemingway und vier Marlins auf der Anklagebank in Bimini, 20. Juli 1935. 
Der amerikanische Schriftsteller Ernest Hemingway mit Pauline, Gregory, John und Patrick Hemingway und vier Marlins auf der Anklagebank in Bimini, 20. Juli 1935. 

빙산 이론 (Iceberg Theory)은 미국 단편소설에서 나타나는 경향인 미니멀리즘 수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Ernest Hemingway가 한 제시한 이론입니다.

"만약 한 신문 작가가 자기가 무슨 글을 쓰고 있는지에 대하여 충분히 알고 있다면, 자신이 알고 있는바를 생략할 수 있으며, 작가가 충분히 진실되게 글을 쓰고 있다면 독자들은 마치 작가가 그것들을 진술한 것과 마찬가지로 강렬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빙산 이동의 위엄은 오직 팔 분의 일에 해당하는 부분만이 물 위에 떠 있다는 데 있다." - 헤밍웨이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좋은 글이란 7/8이 잠겨있고 1/8만 드러나있는 빙산처럼, 절제된 1/8만을 표현하여 나머지 7/8은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을 증폭시켜서 더 강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며 특유의 억제되고 담담한 '하드보일드`(hard-boiled) 문체를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이런 시도를 통해 헤밍웨이라는 빙산의 일부분만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 문장으로 가두기엔 그는 너무 복잡하고 끝없이 꿈꾸는 존재였습니다.

"소년이 곁에 앉아서 노인을 지켜보았다.
노인은 사자 꿈을 꾸었다.” - 노인과 바다 中

노인은 꿈을 꿉니다.
초원을 달리는 사자의 꿈,
어떤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내 마음속에 사자 한 마리를
잃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탐닉했던 와인 한 잔으로 사자의 꿈을 꾸어볼 일입니다.


권기훈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의대를 다녔고, 와인의 매력에 빠져 오스트리아 국가공인 Dip.Sommelier자격을 취득하였다. 이후 영국 WSET, 프랑스 보르도 CAFA등 에서 공부하고 귀국. 마산대학교 교수, 국가인재원객원교수, 국제음료학회이사를 지냈으며, 청와대, 국립외교원, 기업, 방송 등에서 와인강좌를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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