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기능성 쌀과 밥에 관해 이야기한다.

해마다 기능성 쌀이 개발되었다는 뉴스가 나오지만, 정작 찾아볼 수 없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렇다고 기능성 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반 쌀에 여러 가지 기능성 원료를 분무한 컬러 쌀이나, 약용 성분에 쌀에 침지시켜 만든 기능성 쌀이 있긴 하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낮다.

이런 쌀로 밥을 지어도 나쁘진 않지만, 식품의 유형은 쌀이 아닌 곡류 가공품이다.

그리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쌀로 가공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쌀에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자신 있게 어떤 쌀인지 밝힐 수 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어떤 것은 착색료를 사용하는 것도 있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게다가 유용성이 입증되지 않은 과대광고를 하는 것도 있다.

다음으로 기능성 밥이다.

첫 번째 혈당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밥이 있다. ‘도움이 된다.’가 아닌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표현한다. 법이 그러니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런 식의 표현을 필자는 싫어한다.

이것은 단순히 밥을 지을 때 난소화성 덱스트린을 넣으면 된다. 아주 단순한 방법이다.

난소화성 덱스트린은 일본에서 유용성 표기가 가능한 건강기능 원료로 다이어트 콜라 같은 음료에 많이 사용되는 원료다. 기능성이 입증된 원료를 사용했으니 전혀 문제가 되진 않지만, 밥을 먹을 때 채소도 같이 먹으면 될 일인데, 현대인의 식사가 그렇지 못하니, 이런 상품도 상당히 도움이 되기는 한다.

두 번째 저단백질 식사를 해야 하는 사람을 위해 저단백질 밥이다.

국내 제품은 도정을 많이 해서 저단백질 밥을 만든다. 이런 가공법으로 만든 밥은 일반 밥보다 단백질 함량이 약 1/10 수준이다. 기술 수준은 떨어지지만, 기업 이윤이 목적이 아닌 재능기부 형 밥이다.

이윤 창출이 안 되니 새로운 기술 투자가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대한민국에서 암 다음으로 많은 환자가 신장 질환자다. 만성 신장 질환자는 매주 2회씩 무려 4시간 동안 신장투석을 해야 한다.

다행히 보험이 되다 보니 전문 투석실을 갖춘 병원이 여기저기 매우 많다.

그런 환자들은 정말 저단백 식사를 해야 한다. 음식 조절이 매우 중요한데 그렇지 않은 환자를 많이 보았다. 병원비가 보험이 되니 그냥 먹고 싶은 대로 먹고 투석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건지, 아니면 이런 식사를 차려 먹을 형편이 안 되는 건지 알 수 없다.

단순히 병원비만 보험을 해 줄 것이 아니라, 이런 저단백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지원해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내 저단백밥은 단백질 함량이 1/10 수준인데, 가까운 일본의 경우는 1/25 수준이다.

단순히 도정을 하는 것이 아닌 효소를 활용하여 기능성 쌀로 만든 후 밥을 짓는다.

물론 이 방법 이외 다른 방법도 있다.

국내에도 한 제약회사가 일본 제품을 수입하여 판매하고 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만성 신장 질환자의 의식 개선과 함께 이런 식사를 할 수 있는 사회환경이 조성된다면 이 기능성 밥의 미래 시장이 매우 크며, 진정한 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이 아닌가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데우지 않고 먹는 밥이다.

우리가 알기로 상온 즉석 밥은 전자레인지로 2분간 데우거나, 끓는 물에 10분간 담가야 먹을 수 있다. 그냥 데우지 않고서는 설익은 밥 같아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

▲ 일본에서 판매 중인 긴급용밥 <사진=rakuten.co.jp>

전투식량같이 알파미로 만든 밥도 뜨거울 물에는 약 15분, 찬물에는 약 1시간 정도 두어야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데우지 않고서 먹을 수 있는 밥 상품도 있다.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를 입었을 때 매우 필요한 식량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홍수나 지진 등의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함에 따라 이런 긴급용 밥 상품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믈리에타임즈 박성환 밥소믈리에 honeyric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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