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론 지도. 프랑스 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리옹(Lyon)과 보졸레(Beaujolais), 남쪽으로는 랑그독(Languedoc)과 프로방스(Provence), 동쪽으로는 프리 알프스(Pre-Alps), 서쪽으로는 마시프 상트랄(Massif Central) 산맥이 위치하고 있다. <사진=Wikipedia>

론(Rhone)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리옹(Lyon)과 보졸레(Beaujolais), 남쪽으로는 랑그독(Languedoc)과 프로방스(Provence), 동쪽으로는 프리 알프스(Pre-Alps), 서쪽으로는 마시프 상트랄(Massif Central) 산맥이 위치하고 있다.

위도로 따지면 44도와 45도 사이에 위치하는데 이는 미국 오레건 주의 윌라밋 밸리와 동일한 위도다. 위도 45도는 적도와 극지의 딱 중간 지점으로 론 지역의 유명한 와인 생산자인 폴 자불레의 와인 명이기도 하다.

론의 론 밸리(Rhone Valley)는 비엔느(Vienne)에서 님(Nimes)까지를 뜻하며, 북부 론은 비엔느에서 발랭스(Valence)까지, 남부 론은 몽텔리마(Montelimar)에서 님(Nimes)까지를 의미한다. 론 지역에서 론 밸리 생산지에 속하지 않는 지역까지 모두 포함해서는 레 꼬뜨 뒤 론(Les Cote du Rhone)이라고 하는데, 이는 비엔느에서 아비뇽(Avignon)까지를 의미한다.

론 와인은 프랑스에서도 매우 긴 역사를 자랑하는데 1737년 루이 15세에 의해서 론 와인의 코르크에는 ‘CDR’이라는 표식을 해서 론 와인의 품질을 관리하기도 했다.

필록세라 발생 전의 론의 재배 품종은 지금과는 조금 달랐는데, 특히 무르베드르(Mourvedre) 품종의 경우 필록세라 전에는 남부 론의 1/3이 이 품종이었으나 현재는 3%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무르베드르 품종이 필록세라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유럽산 포도나무와 미국산 포도나무의 뿌리 접목이 힘든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론 지역은 프랑스 최초의 AOC 지역이 위치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그것이 바로 샤토네프 뒤 파프(Chateauneuf du Pape)다. 이 지역의 포도 재배자이자 변호사, 그리고 샤토네프 뒤 파프 협회의 회장이었던 바롱 피에르 르루아 드 부아조마리에(Baron Pierre Le Roy de Boiseaumarie)가 1936년 샤토네프 뒤 파프를 프랑스 최초의 AOC지정되게 하였으며 이때 함께 지정된 AOC가 쥐라(Jura)의 아르부아(Arbois), 프로방스(Provence)의 까시스(Cassis), 루아르(Loire)의 캥시(Quincy) 등이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인물이 최초의 AOC 지정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프랑스 최초의 AOC라고 하면 샤토네프 뒤 파프를 예로 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론 지역은 1956년 전에는 포도나무 보다 올리브와 다른 과일을 더 많이 재배했다. 그러나 1956년 프랑스의 큰 추위가 찾아오면서 이 지역의 평균 온도도 영하 15도까지 떨어지게 된다. 많은 올리브 나무와 과일 나무가 죽게 된 반면 포도나무는 살아남았기에 농부들은 재배품목을 포도나무로 많이 변경하게 되었고, 론 지역에는 유래 없이 포도재배업자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현재 론은 프랑스 2위의 AOC와인 생산지이며 6,000여명의 포도재배자가 있다. 생산 와인의 86%는 레드 와인이며 로제가 9%, 화이트가 5%로 뒤를 따른다.

론의 포도 품종은 크게 북부의 쉬라(Syrah)와 남부의 그르나슈(Grenache)로 나눌 수 있는데 쉬라 품종은 흔히 현재 이란(Iran)인 페르시아(Persia)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프랑스 원산 품종인 듀레자(Dureza)와 몽되즈 블랑쉬(Moneuse Blanche) 품종의 교배종이다.

그르나슈는 스페인이 원산인 품종으로 최근엔 이탈리아 샤르데냐 섬이 원산지라는 설도 있다. 그르나슈 품종은 홀로 쓰이기보단 블렌딩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남부 론에서는 쉬라 품종에 그르나슈 품종을 블렌딩해서 와인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많은 유명 와인 산지들이 물 근처에 위치하듯이 론 역시 그러한데 물은 일교차와 연교차를 줄여 기온을 모더레이팅(Moderating)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봄철과 가을철의 서리 위험을 줄여 준다. 북부 론 지역은 이러한 효과를 많이 얻는데 대부분의 포도밭이 론 강 유역을 주변의 가파른 경사면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남부 론의 경우 평평하고 포도밭이 넓게 퍼져 있어서 론 강의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 샤토네프뒤파프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Wikimedia Commons>

론은 전반적으로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무덥진 않은데, 포도 생육기의 평균온도는 북부 론을 기준으로 북부 캘리포니아 보다 조금 높고 바롤로 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남부 론의 경우는 바롤로 보단 높고 키안티 보다는 낮은 정도 수준이니 일반적으로 우리가 갖는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일조량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북부 론은 보르도보다 적은 수준이고 남부 론의 경우가 랑그독 지역과 유사하니 특히 북부 론 같은 경우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오히려 꽤 서늘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서 남부 론은 북부 론에 비해서 강우량도 꽤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일교차가 큰 것은 두 지역이 모두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빈티지 편차는 북부 론이 남부 론보다 조금은 심한 편이다.

론 와인을 이야기하면서 항상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미스트랄이라는 바람이다. 미스트랄은 최대 시속 98킬로미터의 강력한 바람을 동반한 북풍이다. 이런 바람의 영향으로 북부 론 같은 경우엔 에샬라와 같은 형태의 포도 지지대를 사용하거나 남부 론은 바람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해서 고블렛(Goblet) 트레이닝 방식처럼 키가 낮게 포도를 기른다. 또한 남부 론의 포도나무들을 보면 약간씩 남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이것이 바로 미스트랄의 영향이다.

미스트랄은 포도밭의 먼지와 구름을 말끔히 걷어내고 습기를 잡아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서리를 막아주기도 하고 포도의 온도를 떨어뜨려 과숙을 방지하는 장점도 있다. 반면에 포도나무를 부러뜨리거나 잎사귀와 열매를 떨어지게 하여 포도밭을 거의 폐허로 만드는 단점도 있다. 또한 미스트랄은 포도의 수분을 날려 건조시키는 역할도 하는데 이는 상황과 목적에 따라서 장점 또는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렇듯 북부 론과 남부 론은 꽤 다른 기후적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와인의 스타일도 많이 다르다.

북부 론에는 8개의 크뤼 AOC가 있다. 북부 론에는 크뤼가 아닌 AOC들을 생산하는 지역이 하나 있는데 바로 디우아(Diois)로서 코르나(Corna)의 남동쪽에 위치한 지역이다. 이 지역 4개 AOC들은 꼬뜨 뒤 론 AOC가 될 수 없는데 이 지역이 론 밸리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부 론에는 2개의 VDN 와인 생산 AOC를 포함한 9개의 크뤼 AOC가 있다. 2016년 2월 깨란느(Cairanne)가 남부 론의 9번째 크뤼로 지정되면서 현재 론 밸리에는 전체 17개의 크뤼가 존재한다. 남부에도 디우아와 마찬가지로 크뤼가 아니지만 꼬뜨 뒤 론 AOC도 될 수 없는 AOC가 7개 있다.
 

▲ 오형우 소믈리에

오형우 소믈리에는 2015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2016 세계소믈리에 대회에 우리나라 대표로 참가한 국가대표 소믈리에다. 뿐만 아니라 사케와 전통주의 국가대표 타이틀도 차지한 우리나라 최고의 주류 전문가다. 이번 칼럼을 통해 전세계의 와인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오형우 소믈리에 wine1luv@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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