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로리다에 위치한 '쉬네블리 와이너리' <사진=Schnebly Winery>

습도와 고르지 못한 강우량, 척박한 토양으로 알려진 미국 ‘플로리다(Florida)’의 와인은 별로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플로리다의 와인 산업은 캘리포니아보다 더 오래된 1564년이 시작되었다.

세계적인 와인매거진 ‘Wine Enthusiast’에 따르면 플로리다 와인 업계는 유럽산 품종을 재배하고자 노력했지만, 한정된 환경 조건으로 인해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의 최초의 와인메이커는 플로리다 북부 지역인 세인트어거스틴에 정착한 스페인 사람들이라는 설이 있다. 그만큼 플로리다의 와인메이커들은 예측할 수 없는 기후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유럽산 포도를 재배하고자 수세기 동안 고군분투했는데, 나중에서야 유럽산 포도가 아닌 토착 포도 품종 중 하나인 ‘무스카딘(Muscadine)’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지난 2012년, 주의회는 ‘플로리다 포도재배 정책법’을 통과시키고, 자체적인 플로리다 와이너리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플로리다 와이너리가 되기 위해서는 생산된 와인 60%가 플로리다에서 재배된 농산물로 만들어져야 한다. 이는 단순히 포도를 벗어나 키라임, 망고, 아보카도와 같은 색다른 농산물을 활용한 자체적인 ‘와인’의 길을 여는데 한 몫했다.

▲ 무스카딘 품종을 활용한 플로리다 와인 <사진=Summer Crush Vineyard & Winery>

2020년 기준으로, 플로리다에서는 상업적인 사용을 위해 재배되거나 사육되는 300종 이상의 ‘무스카딘’ 변종들이 있으며, 당분 함유량, 산도, 타닌과 폴리페놀 수치, 색상, 맛에 따라 다양하다고 한다. 또한, 드라이에서 스위트 그리고 레드, 화이트, 로제를 비롯해 포트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플로리다 와인메이커 앨런 쿨리(Allen Colley)는 “남부 시골 뒷마당에서 만드는 것과 같은 달콤한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며, 과실미가 넘치며, 가볍게 마시기 좋다”고 설명했다.

단, 무스카딘 와인의 경우 숙성과는 맞지 않는데, 산세바스챤와이너리(San Sebastian Winery)의 레이커리지 와이너리&빈야드(Lakeridge Winery & Vineyards)’의 지앤 버지스(Jeanne Burgess)는 “무스카딘 와인만의 신선하고 달콤한 과일 같은 특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선 3년 이내에 소비되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숙성과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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