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토 몬텔레나 빈야드 <사진=Chateau Montelena Winery>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유명 와이너리 샤토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의 포도밭에서 샤도네이 수확은 약 3주가 걸린다. 하지만, 수석 와인메이커 맷 크래프튼(Matt Crafton)에 따르면 올해 수확은 일주일 안에 끝마쳐야 한다.

마사스튜어트닷컴에 따르면 현재 캘리포니아 지역은 기후 변화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는데, 지난 8월부터 미국 서부 지역에서 이상고온 현상으로 숲이 건조한 상태가 되고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8월 이후 산불 피해 면적은 360만 에이커(약 1만4568㎢)에 달했으며, 26명이 사망했다. 또한, 캘리포니아 데스밸리의 온도는 54.4도라는 높은 온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크래프튼은 “우리는 와인메이킹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변화시키고 있다”라고 말하며 “10년, 20년, 혹은 50년 뒤에 무슨 일이 발생하든, 우리는 지금 당장부터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세대들도 이곳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샤토 몬텔레나 와이너리는 100% 태양열에 의해 가동되며, 나파 그린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또한, 가장 큰 특징은 ‘드라이 파밍(Dry-Farming)’ 즉 건지농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드라이 파밍은 많은 시간 동안 세계 많은 곳에서 포도를 재배하기 위해 사용되던 방법이며, 1970년대 관개 농법이 유행하기 전까지 미국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 영향에 따른 ‘지속가능성’에 대한 필요성 때문에 최근 들어 다시 채택되고 있는 방법이다.

전세계의 드라이 파밍 방식으로 생산한 내추럴 와인을 큐레이션 하는 드라이팜와인즈(Dry Farm Wines)의 설립자 토드 화이트(Todd White)는 “오늘날 드라이 파밍은 시칠리아처럼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하고 더운 곳들 중 일부에서 성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라고 말하며 “그렇지만 미국의 99%에서는 관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드라이 파밍이 무조건 ‘물이 없이’ 농사를 짓는 것은 아니다. 대신에, 그것은 관개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흙을 ‘거대한 스폰지’로 생각한다면, 건강한 토양은 한 번에 몇 달 동안 계절적으로 발생하는 비로부터 습기를 머금고 있을 것이다. 건강한 덩굴은 그 습기를 활용해 끌어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깊게 자랄 것이다. 샤토 몬텔레나에서 어린 덩굴은 첫 3년 동안 항상 수분이 풍부하지만, 드라이 파밍을 활용하는 나머지 포도원 같은 경우에는 해에 따라 효과 여부가 달라진다. 크래프튼은 “적절한 토양, 올바른 루트스톡(Root stock), 올바른 기후를 가져야 한다”라고 말하며 “드라이 파밍은 현장 및 성장기에 따라 천치만별로 달라진다. 단지 땅에다 덩굴을 던져놓고 드라이 파밍을 하겠다고 하는 것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노마에 위치한 하멜 패밀리 와인즈(Hamel Family Wines)는 지난 2017년부터 포도원을 드라이 파밍 방식으로 전환하기 시작했으며, 2019년까지 전체 포도밭의 80%를 이러한 방식으로 재배했다. 매니징 디렉터 조지 하멜 3세(George Hamel III)에 따르면 “드라이 파밍은 고급 와인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덩굴이 필요한 영양분을 위해 발버둥치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생산성이 높아지게 되고, 그로 인해 질 높은 열매를 맺게 된다. 또한, 드라이 파밍은 와이너리의 물 의존도를 낮추고, 관개수를 수송하고 펌프질하는 에너지를 줄임으로써 본질적으로 환경적으로 책임감 있는 농업 관행이 된다”라고 말하며 “드라이 파밍은 우리가 미래 기후 변화를 다루는데 더 좋은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믿는 강하고 탄력적인 덩굴을 탄생시킨다”라고 설명했다. AG워터(AG Water)에 따르면 드라이 파밍은 연간 1에이커당 1만 6,000갤런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모든 와이너리들이 드라이 파밍을 선택하지 않는걸까? 오레건에 위치한 에라스(Erath) 와이너리의 게리 호르너(Gary Horner)는 “에라스의 나이트 갬빗 빈야드(Knight’s Gambit Vineyard)는 드라이 파밍을 채택했다”라고 말하면서도 생긴지 얼마 안된 포도원에 한해서는 적어도 보험용으로 관개를 권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도원 전체를 드라이 파밍 방식으로 재배할 시 비용이 많이 들고 그만큼의 작업량이 증가하며, 수확량이 적어질 수 있다. 이는 포도원의 목표에 따라 재정적으로 수지타산이 안 맞게 될 수 있다.

드라이팜와인즈의 토드 화이트는 “관개는 값싼 농법이며 높은 수확량의 무게가 더 나가는 과일을 만들어 내는데, 이는 더 많은 돈을 의미한다”라고 말하며 “열매에 수분이 많을수록 무게가 더 나간다”라고 덧붙였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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