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를로(Merlot)

도멘 바롱 드 로칠드(Domaines Barons de Rothschild) 회장 사스키아 드 로칠드(Saskia de Rothschild)는 하퍼스와의 인터뷰에서 “포도 재배 환경의 변화로 미래에 대한 계획을 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변화에도) 뛰어난 빈티지들이 계속해서 생산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경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레방질(L’Evangile) 와인을 사례로 들자면 이 와인은 메를로를 주 품종으로 하고 있는데, 메를로는 높은 온도에 매우 민감하다. 이는 미래에 나올 빈티지의 균형 잡힌 블렌드(Blend)를 보장하기 위해서 더 많은 카베르네 프랑과 심지어 카베르네 소비뇽을 심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도 품종을 대체할 때의 효과를 확인하려면 10년 정도의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확실하지 않은 장기적인 추측 게임인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포므롤과 인접한 생테밀리옹(St-Emilion) 지역의 다른 와이너리들도 환경에 대비한 균형감 있는 와인을 유지하기 위해 로칠드와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다.

샤토 라세그(Chateau Lassègue)의 와인메이커 니콜라스 세일란(Nicolas Seillan)은 최근 메를로를 심고 있었던 한 구역을 카베르네 프랑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그는 “샤토 라세그에서는 카베르네 프랑에 긍정적인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라고 말했지만, 보르도 전체 지역의 기후적 영향에 대해선 “생테밀리옹 AOC에 있는 각각의 포도 재배지들은 국지적 기후가 다르고 토양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로 일반화하는 것은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샤토 앙젤뤼스(Chateau Angelus)의 스테파니 드 부르(Stephanie de Bouard)는 기후 변화로 인한 보르도 메를로 품종을 따뜻한 환경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재배자가 자신의 밭에서 직접 선별 육종하는 방식인 마샬 셀렉션(massal selection)를 제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 상황에서 카베르네 프랑과 소비뇽은 블랜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배하는 토양이다. 훌륭한 카베르네 프랑을 재배하기 위해선 10~20%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의 상당한 점토질 토양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럽 전역의 와인메이커들은 기온이 상승될 시 메를로가 취약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탈리아 오르넬라이아(Ornellaia)의 디렉터 액셀 헤인즈(Axel Heinz)는 토스카나 불게리 지역에서 더운 날씨를 견디기에 적합한 몬테풀치아노 품종이 심어진 포도밭을 빌렸다고 밝혔는데 “수확이 늦은 품종들은 앞으로 세계 포도 재배에서 매우 주요한 품종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지구온난화로 인해 메를로가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우리는 일부 메를로를 모래 토양에 심어봤지만, 고도가 높고 바다가 가까운 토양들이 가질 수 있는 선선한 효과와 같은 이점은 없었다. 미래에 우리는 메를로 품종을 아예 뽑아내야 할 경우가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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