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인화 작가 개인전 "비누의 사진 :조형의 기술" (Photographs of Soap : Ways of Art) 포스터

오는 7월 1일(수)부터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3층에서 황인화 작가 개인전 "비누의 사진 :조형의 기술(Photographs of Soap : Ways of Art)"이 열린다.

6일(월)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만든 천연비누의 조형성과 이를 사용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기록이다.

황인화 작가 개인전 '비누의 사진 : 조형의 기술' 작가 노트

'향기를 내며 사라진다는 것이 좋다. 몸과 마음을 청결하게 해 준다는 것이 좋다. 여기에 마크 로스코의 천재적 색감과 그 숭고의 울림까지 매일 만날 수 있다면 하루가 조금은 더 행복하지 않을까' 나의 비누예찬이다.

천연비누는 기름과 물, 천연분말의 색소들이 서로 엉키고 섞이면서 다양한 색과 형태를 만들어 낸다. 천연 비누를 사용하게 되면서 천연비누의 추상적 형상과 색이 빛과  함께 만들어 내는 조화가 참 아름답다. 사진으로 찍고 싶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던 중 직접 천연비누를 만들게 되었다. 여기에 디자인적인 의도를 넣어 조형성을 띤 비누를 만드는데 흥미가 생겼다. 금세 혼자서는 다 쓸 수 없는 엄청난 양의 비누가 쌓여갔다. 나는 비누를 효율적으로 없애면서 비누로 할 수 있는 이 지극히 재미나는 조형 놀이를 계속할 수 있는 묘안이 없을까 생각했다. 

가까운 지인들에게 내 비누를 나누어 주면서 비누들이 조각이 되어 사용하기 힘들게 되면 다시 내게 돌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비누가 만드는 그들과 나의 관계, 그리고 그들에게 머물렀던 비누의 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기로 하였다. 비누로 인하여 그들의 일상이 나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 생각은 사진작업을 하는 동안 덤으로 얻어졌다.

그렇게 몇 년간 비누작업을 하면서 왜 비누인가? 왜 나는 비누를 좋아하는가?

‘닳아 없어지므로 아름답다’, ‘사라지므로 아름답다’라는 생각은 내 진심일까? 스스로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혹시 없어지고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지는 않을까.

아마도 그 소임을 다하고 사라지는 것은 아름답다고 스스로를 세뇌하면서 다가올 인생의 마지막을 미리 안심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든 나는 예쁘고 향기 나는 비누를 만들 수 있어서 좋고, 그 비누가 점점 작아지는 모습이 좋고, 지인들이 내게 보내준 조각, 비누가 만들어 준 관계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비누의 사진 :조형의 기술(Photographs of Soap : Ways of Art)" 개인전을 여는 황인화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학과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San Francisco의 Academy of Art College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하였으며, 현재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병수 기자 photo@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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