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맞이꽃 <사진=Wikimedia Commons>

모든 허브는 각기 개성 있는 이름과 뜻이 있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허브의 이름은 ‘달을 보고 피어나는 꽃’이라는 뜻을 지닌 이번 허브 노트의 주인공 ‘달맞이꽃’이다.

달맞이꽃은 칠레가 원산지로 이 허브를 대표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때는 아메리카 원주민인 ‘체로키 인디언(Cherokee Indian)’에서 시작된다. 체로키 인디언들은 달맞이꽃의 뿌리를 데워 치질이 발생했을 때 사용했다고 한다. 그 뒤, 17세기에 유럽으로 건너갔고, 유럽인들은 천식, 건선, 습진, 백일해, 월경 전 증후군, 류머티즘성 관절염, 유방통과 같은 다양한 질병에 사용했다.

이브닝 프림로즈(evening primrose), 이브닝 스타(everning star), 선드롭(sundrop)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달맞이꽃의 대표적인 특징은 저녁에 꽃을 피운다는 점이다. 매일 저녁 눈에 띄게 빠르게 꽃을 피운 뒤, 아침에 바로 시들어버리는데 이는 고온의 환경에서 꽃이 필 수 없는 유전적 특징이 있기도 하지만, 경쟁자가 없는 저녁 시간에 꽃을 피워 꽃가루받이를 하기 위함도 있다. 자연의 신비란 참 신기하다.

▲ 닫혀있는 상태의 아침 달맞이꽃 <사진=Wikimedia Commons>

여담이지만, 이러한 달맞이꽃의 특성을 활용한 재미있는 컨텐츠가 있는데 바로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달맞이산의 ‘삐삐’들이다. 삐삐들은 월요일 밤이 되면 나타나 다음 날 새벽에 사라진다. 달이 빛날 때 열심히 논다음 동틀 녘이 되면 조용한 산속에서 동료들과 빠싹 붙어 잠잔다고 한다.

귀여운 이야기를 뒤로하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면 ‘달맞이꽃’은 보통 사용되고 있을까? 가장 활성화된 곳은 건강보조식품 형태로 ‘달맞이꽃종자유’라는 이름으로 많이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보통 여성건강에 사용되는데 달맞이꽃에 있는 ‘감마리놀렌산’ 성분이 갱년기 여성의 호르몬 대체제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역시 여성질환과 피부질환 혹은 류마티스성 관절염과 다발성경화증에 사용된다.

▲ 드래곤 티 하우스의 말린 달맞이꽃 <사진=Dragon Tea House>

음식 자체로 활용할 때는 달맞이꽃의 모든 부분을 활용할 수 있는데, 보통 잎 부분은 식물이 아직 꽃을 피우지 않은 4월부터 6월에 사용된다. 샐러드 재료로 사용되거나 시금치처럼 데쳐 먹기도 한다. 또한, 차(Tea)로 달여 은은한 꽃향을 맡으며 마시기도 한다.

내가 달맞이꽃을 좋아하는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설화, 전설 그리고 소설과 애니메이션까지 하나하나 신비하고 각각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는 점이다. 위에 말했던 삐삐들도 있지만 밑의 Fun Fact에서 말할 이야기도 참으로 재미있다. 이쁜 노란색의 꽃과 이름 그리고 어원과 그에 따른 이야기까지. 정말로 싫어할 수 없는 허브다.

달맞이꽃 Fun Facts 노트

▲ 달을 사랑한 님프의 이야기

그리스 신화에서 달맞이꽃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별을 사랑하는 님프(Nymph)들 사이에서 혼자 달을 사랑하는 님프가 있었다고 한다. 그 님프가 별이 모두 없어지고 매일 달을 보길 원한다고 말하자 다른 님프들은 제우스에게 달려가 이를 일렀고, 화가 난 제우스는 달이 비치지 않는 곳으로 달을 사랑하는 님프를 쫓아냈다고 한다. 후에 달의 신이 그 님프를 찾으려고 했으나, 제우스의 방해로 만나지 못하고 결국 죽고 말았고, 달이 신은 눈물을 흘리고 님프를 땅에 묻어줬다고 한다. 이것을 제우스가 보고 측은하게 여겨 죽은 님프를 ‘달맞이꽃’으로 환생시켰다는 이야기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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