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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철의 와인 이야기] 포도를 깨끗이 씻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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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5.26  10: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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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를 깨끗이 씻어서 와인을 만든다고 써진 책도 있지만, 세계 어디서나 포도를 씻어서 와인을 담그는 곳은 거의 없다.

포도를 씻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포도를 씻으면 더러워진 물이 상처 난 포도에 접촉하여 부패를 일으키는 잡균 오염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둘째, 포도란 포도 알맹이끼리 붙어있는 형상이라서 세척 후 물기를 완벽하게 제거하기 힘들기 때문에 포도즙이 물과 섞여서 당도 등 여러 성분이 희석되는 수가 있다. 또 포도를 씻을 때 포도 알맹이가 수분을 흡수하여 당도나 산도 등 모든 성분이 희석되며, 알맹이가 떨어져 나가 손실이 커진다. 그러니까 포도를 물로 씻으면 여러 가지 곤란한 점이 많아진다.

그러면 포도에 묻어있는 농약이나 이물질은 어떻게 될까? 농약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균을 죽이는 살균제와 벌레를 죽이는 살충제로 나눌 수 있다. 살균제는 농도가 낮아 별 문제가 안 되고, 살충제도 생각과는 달리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양이 줄어든다. 성분에 따라 다르지만, 살충제의 양이 1/2로 줄어드는 시간은 4-20일 정도 되니까 포도를 수확하기 직전에는 농약을 살포하지 않으며, 외국에서는 잔류농약 검사를 철저히 받는다. 그리고 이스트가 포도의 당분을 알코올로 변화시키는 발효과정에서 농약이 거의 사라지게 된다.

또 발효란 이스트라는 미생물이 생육하는 기간이라서 만약 농약이 너무 많이 있으면 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 그래서 발효가 진행됐다는 것은 이스트가 정상적으로 생육하고 번식했다는 증거가 되므로 그 정도라면 사람에게도 해롭지 않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즉 이스트의 생육이 안전의 지표가 된다. 또 발효가 다 끝나면 여과하기 전에 따라내기(Racking)를 몇 번 하고, 와인을 맑게 만드는 젤라틴이나 벤토나이트와 같은 첨가물을 넣어 침전시키고 여과하는 과정에서 또 농약이 사라지니까 농약 문제는 안심해도 된다.

▲ 김준철 원장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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