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부터 치토스, 세븐업, 레드불 <사진=각사제공>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식음료품 기업들은 독특한 마케팅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다. 성공한 글로벌 기업이 내세우는 마케팅 전략을 보면 기업의 철학을 느낄 수 있다.

프리토레이, 알레르기가 있는 소수의 소비자까지 생각한다

사람들이 즐겨먹는 간식으론 과자류를 빼놓을 수 없다.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과자가 있지만 오렌지색 치타 캐릭터를 본 사람들은 한 입 모아 “어, 그거 치토스 아니야?”라고 말할 것이다.

치토스는 1988년 우리나라에 첫 선보인 뒤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치토스는 1948년 미국의 대표적인 과자회사 ‘프리토레이’에서 선보였다. 프리토레이 브랜드는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고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지 떠올리기 힘들지만 치토스, 도리토스, 썬칩, 레이스 등 대표적인 과자 이름을 언급하면 머릿속에 금방 떠올릴 것이다.

프리토레이가 선보이는 과자의 공통점은 바로 강렬하고 독특한 맛이다. 이 맛을 내기 위해 프리토레이는 ‘조이 덴톤(Joy Denton)’을 헤드 셰프로 고용했다. 30년 넘게 각종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2007년에 프리토레이 합류해 과자 맛을 향상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

프리토레이는 마케팅에 있어 다른 과자 브랜드와 다른 전략을 사용했다. 프리토레이는 단순한 과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먹을 수 있도록 맛과 더불어 과자에 들어가는 성분까지도 고려했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땅콩 성분이 들어간 과자를 피할 수밖에 없다. 프리토레이는 그런 소비자를 위해 땅콩 성분을 제거한 과자를 만들었다. 그들은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를 위해 계란, 우유, 콩, 돼지 효소 등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고려해 제품을 출시했다. 이 마케팅 전략은 프리토레이가 얼마나 소비자를 생각하고 있는지 나타냈다.

프리토레이사는 “우리가 만드는 과자에 관해서라면, 우리는 절대로 이것들이 당신의 간식이라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며 “그것이 바로 프리토레이가 항상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탄산음료에서 청량음료로 가면을 바꾼 세븐업

1885년 닥터페퍼 탄생 이후 1886년 코카콜라가 등장했다. 그 후 펩시, 환타 등 탄산음료가 쏟아져 나오며 세계시장은 탄산 전국시대를 맞이했다. 세븐업(7UP)은 1929년 등장 후 1936년 상표를 변경하며 탄산 춘추전국시대에 이름을 올렸다.

세븐업은 레몬과 라임 맛의 무카페인 소프트드링크다. 이들의 모토는 ‘100% 자연 맛’이다. 즉, 탄산이나 당분을 제외한 재료는 가능한 과일을 원료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븐업은 초창기에 구연산 리튬을 첨가했는데, 리튬은 신경세포에 작용해 신경의 비정상적인 활동을 제어하고 조울증에 효과가 있다. 그러나 1950년쯤에 리튬의 부작용이 발견돼 리튬을 사용하지 않게 됐다.

리튬 성분을 빼게 된 세븐업은 치열한 탄산음료 경쟁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을 강구해야 했다. 이때 아이디어로 떠올린 것은 ‘탄산음료’ 시장에서 빠져나온다는 것이었다. 이에 세븐업은 탄산이 아니라는 뜻인 ‘언콜라(Uncola)’를 주장했다. 세븐업은 탄산음료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소비자의 머릿속에 청량음료라는 인식을 심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은 1970년대와 1980년대 인기 배우인 ‘조프리 홀더(Geoffrey Holder)’를 사용해 언콜라 캠페인을 펼치면서 탄산음료 경쟁시장에서 빠져나왔다. 청량음료로 각인된 세븐업은 소비자의 제품 인식 영역을 바꾼 성공 사례인 셈이다. 자칫 경쟁에서 밀릴 뻔한 세븐업은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브랜드를 지킬 수 있었다.

세계 최대 음료 기업 레드불

오스트리아에서 개발돼 현재 미국, 한국 등 170여 개 국가에서 판매 중인 레드불은 고카페인 에너지 드링크다. 레드불의 슬로건은 ‘레드불, 날개를 펼쳐줘요’다. 이 슬로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레드불을 마신 사람은 ‘내일의 체력을 오늘로 대출한 기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레드불은 익스트림 스포츠 분야에 집중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레드불은 총예산의 30%를 스포츠 마케팅에 투자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레드불은 2012년도에 레드불 스트라토스라는 39km 자유낙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레드불은 당시 800만명의 시청자에게 그들의 브랜드를 알리는 데 성공했고 나아가 8만 7000여 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우주 자유낙하 프로젝트는 대성공을 거두며 그것을 지켜보던 소비자에게 레드불의 도전정신을 보여줬다.

수많은 기업이 스포츠 마케팅에 힘쓰지만 레드불은 그들과 사뭇 다르다. 평범한 스포츠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익스트림 스포츠 마케팅에 많은 비용을 쏟는 것이 특징이다. 레드불의 브랜드 가치는 ‘도전 정신’에 있다. 그 가치를 알리는 데 있어 익스트림 스포츠는 최고의 창구인 셈이다. 레드불은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도전 정신이라는 가치로 포지셔닝 하는데 성공했다.

도전 정신 포지셔닝을 구축한 레드불은 나아가 타겟팅조차 확실하게 정했다. 그들의 메인 타겟층은 1030의 활기 넘치고 도전심 강한 젊은이다. 그렇기 때문에 레드불 마케팅 팀인 레드불 윙스는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곳이나 대학가에서 열정 넘치는 청년들을 위해 레드불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레드불을 무료로 받은 젊은이들은 본인 SNS에 글을 쓰기 때문에 이는 확실한 소셜 마케팅이 되기도 한다. 포지셔닝과 타겟팅을 완벽하게 설정한 레드불의 마케팅 전략은 그들을 세계 최대 에너지 드링크 회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여했다.

김근식 칼럼니스트는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를 졸업 후 홍보대행사 AE와 모 인터넷 신문 기자를 거쳐 현재 MPR 에이전시 라이징팝스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우아 크래프트 펍 디자인과 마케팅, 프리미엄 분식 전문점 김밥일번지 블로그마케팅 및 언론홍보, 혜진스커피 스마트스토어 구축 및 디자인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근식 칼럼니스트 kk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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