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빵을 먹다 보면 붙어있는 생소한 것이 있다. 깨라고 하기엔 크며 그렇다고 견과류 같은 느낌은 아니다. 이번 허브노트의 주인공은 ‘캐러웨이’다. 사실 이름을 말해도 생소하기만 하다.
캐러웨이는 미나리과의 초본 식물로 아시아 서부, 유럽, 아프리카에 걸쳐 다양하게 분포되어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것은 ‘캐러웨이 씨’로 앞서 말한 ‘호밀빵’에 넣거나 독일식 김치라고 할 수 있는 ‘사우어크라우트’에 들어가며 영국은 캐러웨이 케이크가 정말로 유명하다. 또한, 아이슬란드의 대표적인 술인 ‘브레니빈’은 발효된 감자와 캐러웨이를 사용해 만든다. 한국에서만 유독 생소하지만 정말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오류가 있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 하면 ‘캐러웨이 씨’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씨가 아닌 열매라는 점이다. 꽃이 핀 다음 지면 보리처럼 녹색의 작은 열매가 열리는데 점점 익을수록 색이 갈색으로 변해간다. 이것이 우리가 사용하는 ‘캐러웨이 열매’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이 열매를 얻으려면 2년이나 기다려야하므로 꽤 많은 시간이 투자된다고 할 수 있다. 열매 맛 자체는 약간은 쓰지만 단맛이 있고 아니스, 레몬 향이 있어 제과 제빵에 훌륭하며 잎 부분은 약간의 맛의 포인트를 주기위해 샐러드에 사용하면 좋다. 뿌리도 식용할 수 있어서 얼마든지 섭취할 수 있다.
말린 열매의 생김새가 커민하고 거의 일치할 정도로 비슷하다. 맛을 보지 않는다면 육안으로 구분하기가 힘든데 커민의 맛은 매운편 그리고 캐러웨이는 단편에 속하는 정말 상극의 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캐러웨이 열매와 오일의 구성 성분 중 ‘카본’은 훌륭한 구충제로 십이지장충을 죽이는데 효과적이다. 구취와 잇몸 질환에도 좋으며 근육 강화,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 그리고 혈압 강하 및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등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 슈퍼푸드로 자주 선정되는 발효식품인 ‘사우어크라우트’의 들어가는 중요한 존재인 만큼 우리의 건강을 위해 캐러웨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캐러웨이 Fun Facts 노트
독일 민속에 따르면 부모들은 마녀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캐러웨이 열매를 침대 아래에 두었다고 한다. 캐러웨이가 들어있는 것은 도난당할 수 없다는 믿음이 있었던 것. 또한, 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에도 언급돼있다. 본래 인기가 없던 캐러웨이는 빅토리아 여왕의 통치 기간 점차 자주 사용되었는데 그 당시 독일에 관한 모든 것이 유행처럼 번지며 독일의 대표적인 향신료이자 허브인 캐러웨이에도 관심을 끌게 된 것으로 보인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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