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걸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사람이 있는 한편 아무도 모르게 꽁꽁 싸매 나만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것도 있다. 와인을 마시려고 사는 사람이 있는 한편 와인을 모으는 게 취미인 사람도 있다. 마셔도 훌륭한 와인이지만 집에 한 병씩은 장만해도 좋을 만한 와인 5종을 추천한다.

베를린 트로켄(Berlin Trocken)

▲ 베를린 트로켄(Berlin Trocken)

베를린 시리즈는 독일 모젤와인 생산자 SMW의 아돌프 슈미트 대표와 베를린 East Side Gallery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통일국가가 된 독일과 전 세계 마지막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동시 출시된 와인이다. 베를린 시리즈는 국가와 지역 간의 단절, 인종과의 단절, 갈등 등을 허물고 싶은 의미가 담긴 와인이다. SMW는 1983년 설립된 독일 전통 생산자 방식의 스파클링 와인 생산자로 30년 넘게 모젤와인협회장을 역임한 아돌프 슈미트 대표가 장인정신을 발휘해 독일 최고의 젝트를 생산하고 있다. 베를린 와인 트로피 선정 ‘최우수 독일 젝트 생산자상’과 독일연방 프리미엄와인 선정 ‘독일 최고 젝트 생산자상’을 수상했다. 베를린 트로켄은 샴페인 제조방식으로 3년간 효모와 병 숙성을 하여 끊임없이 올라오는 미세한 기포가 특징이다. 사과와 레몬, 열대 과일의 향이 풍부하게 느껴지고, 당도가 기분 좋게 올라온다. 우리가 염원하는 소원을 마음 한켠에 간직하고 있다면 베를린 트로켄을 추천한다.

베린저 파운더스 에스테이트 샤도네이(Beringer Founders Estate Chardonnay)

▲ 베린저 파운더스 에스테이트 샤도네이(Beringer Founders Estate Chardonnay)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인 베린저는 1876년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에서 시작하였다. 금주령 시기에는 카톨릭 미사주로 사용되어, 140년 넘게 한 번도 빈티지 누락 없이 같은 브랜드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1934년부터 나파 밸리 최초로 와이너리 투어 프로그램을 실시하였으며, 화이트와 레드 모두 와인 스펙테이터 선정 ‘올해의 와인’으로 선정되며, 미국 셀러브리티가 가장 선호하는 와이너리로 소개된 바 있다. 베린저 파운더스 에스테이트 샤도네이는 배와 사과향, 숙성된 열대과일 향이 조화롭고, 피니쉬가 오랫동안 지속된다. 치킨, 구운 생선, 리조또 등과 좋은 조합을 보인다. 미국 와인 애호가라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인 베린저 와인 하나쯤은 갖고 있겠지.

엘 타니뇨 1752(El Tanino 1752)

▲ 엘 타니뇨 1752(El Tanino 1752)

작년 여름 우리나라 골프여제 박세리의 와인 3종이 출시됐다. 와인 마니아 박세리 선수가 직접 시음하고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와인을 선택했다. 'Champion', 'Long Distance', 'Near Pin'의 컨셉에 맞게 라벨도 세련되게 구성됐다. 그 중 ‘Long Distance'에 해당하는 엘 타니뇨 1752는 스페인 알만사에서 가르나차로 생산하는 와인이다. 포도나무의 수령이 30년 이상 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하고 프랑스 오크통에서 12개월 동안 숙성하여 스페인 스타일의 와인이지만 부드러운 맛과 향이 일품이다. 2016년 바쿠스(Bacchus)에서 금상을 수상한 와인으로 코끝을 자극하는 붉은 과일, 딸기, 발사믹, 바닐라, 스모키 향이 나며 풀바디 와인으로 구조감과 밸런스가 좋은 와인으로 긴 여운이 일품이다. 음식과 조화는 쇠고기 스테이크, 하몽요리, 어린 돼지요리, 블루치즈와 잘 어울린다. 골프와 와인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박세리 와인 정도는 집에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박세리 선수의 현역시절을 기억하는 골프 애호가에겐 세리 와인이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데저트 윈드 루아(Dessert Wind Ruah)

▲ 데저트 윈드 루아(Dessert Wind Ruah)

로버트 파커, 제임스 서클링, 와인 스펙테이터, 디캔터 등 전 세계적으로 공신력이 높아 와인초보자뿐만 아니라 와인애호가에게도 신뢰도가 높다. 이들에게 꾸준하게 매년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품질의 와인으로써 믿고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워싱턴 주 컬럼비아 밸리에서 생산되는 데저트 윈드 루아는 와인스펙테이터에서 무려 8년 연속 90점 이상의 점수를 획득했다. 컬럼비아 밸리의 새들산맥 자락에 위치한 데저트 윈드 빈야드는 여름에 43도까지 치솟아 일교차가 크다. 보르도 스타일의 품종인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까베르네 프랑을 블렌딩하여 풍부한 과실향과 견고한 탄닌을 가졌다. 구운 오크향, 아몬드향뿐만 아니라 독특한 아니스 향으로 와인 애호가 사이에서 인상이 남겨지는 와인 중 하나로 꼽힌다. 와인 그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그릴에 구운 육류요리나 토마토 소스로 조리한 요리, 부드러운 치즈 등과 잘 어울린다. 매년 훌륭한 품질을 보여 어떤 빈티지를 골라도 좋은 선택이 된다.

아드리아나 말벡 포춘 테라예(Adriana Malbec Fortune Terrae)

▲ 아드리아나 말벡 포춘 테라예(Adriana Malbec Fortune Terrae)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모든 와이너리가 이 와이너리만 같다면”이라고 칭송하며, ‘The World's Greatest Wine Estates'로 선정한 와이너리가 있다. 디캔터는 2009년 올해의 인물로 이 와이너리의 오너를 선정했다. 바로 그 와이너리는 아르헨티나 멘도사 지역의 카테나 자파타(Catena Zapata)다. 아드리아나 말벡 포춘 테라예는 말벡 100%로 만들어진 와인으로, 견고한 탄닌에 짜릿한 산도, 놀라운 깊이감과 정교함을 갖추고 있다. 포춘 테라예(Fortune Terrae)는 라틴어로 ’행운의 땅‘이란 뜻으로 이 와인의 포도가 얼마나 훌륭한지 잘 설명해주는 이름이다. 제임스 서클링은 이 와인을 ’아르헨티나의 라 타쉬‘라고 설명하며 2012년 빈티지에 100점을 선사했다. 비프 스테이크, 고기 파이, 양고기, 구운 가지 등과 훌륭한 매칭을 보인다. 세계적인 평론가가 입을 모아 훌륭하다고 평가한 와인이 궁금하다면 이 와인이 제격이다.

개인 와인 셀러에 어떤 와인을 채워야할지 고민이었다면, 위 와인들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기자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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