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선 세계에서 가장 비싼 물을 소개했다. 하지만 그 물들은 디자인에 중점을 둔 물로서 가치를 지니지만, 그 가격이 정작 물의 품질에 대해 그만큼 가치를 지닌 물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늘은 물의 퀄리티에 따라 높은 호응을 얻는 물을 소개한다. 45화 칼럼에서는 프리미엄 워터 카테고리에 대해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소비되는 ‘메인스트림 브랜드(Mainstream Brand)’와 갈증해소, 식수 이상의 가치를 가진 ‘프리미엄 워터’, 고유의 역사, 아이덴티티 뿐만 아니라 세련미 넘치는 패키지까지 갖춘, 뭐하나 빠지지 않는 1둥급 프리미엄 워터인 ‘울트라 프리미엄 워터’ 등을 소개했다.

사실 카테고리에 관한 판단 기준은 조금 다르겠지만 각 평가 기준 별로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물은 울트라 프리미엄 워터(Ultra Premium Water)라고 볼 수 있다.

▲ 울트라 프리미엄 워터. 슬로베니아의 로이와 노르웨이의 스발바디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스웩(Swag)이 넘치는 특별한 물’ 울트라 프리미엄 워터는 남들이 우러러보는 역사부터,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는 수원지에, 한 가지 이상의 특별한 미네랄 성분을 가지며, 건강에 이롭고, 세계적으로 훌륭한 평가를 받아 특별히 어울리는 음식이 있어 좋은 마리아주를 이룬다. 패키지 또한 세련미가 넘쳐 마시는 사람에게 품격을 준다.

로이(Roi)

‘리얼 미네랄 갱스터(Real Mineral Gangster)’ 상하이의 워터소믈리에 존 주(John Zhu)는 로이를 마시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칼슘 450mg/L, 마그네슘 1050mg/L, 나트륨 1600mg/L, 중탄산염 7,700mg/L. 경도는 무려 5325. 보통 이 정도의 경도를 가진 물을 마시면, 쓰거나 비릿한 향이 강하게 올라온다. 하지만 슬로베니아 로가스카 지역에서 나오는 이 물의 맛은 완벽에 가깝다. 강인한 구조감과 무게감이 베테랑 워터소믈리에의 혀를 압도한다. 글라스에 있는 로이를 스월링을 하자 미네랄 덩어리가 함께 움직인다. 로이를 마신 후 글라스에는 천연미네랄이 줄을 만든다. 글라스를 바라보며 길게는 10분간 명상에 빠지기도 한다.

▲ 병에 하얗게 그어진 미네랄 선이 보이는가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보통은 외국의 프리미엄 워터 생산자들과 워터소믈리에가 만나면, 워터 브랜드의 담당자들이 워터소믈리에에게 자신의 물을 맛봐달라고 어필한다. 로이의 경우는 반대이다. 워터소믈리에들이 먼저 로이 담당자들에게 어필하고 경의를 표한다.

스발바디(Svalbardi)

스발바디는 노르웨이 스발바드에서 빙산을 녹여 만든 물이다. 빙산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로부터 떨어져 나온 빙산 덩어리를 채취해 고난이도의 생산기술로 만든 물이다. 빙산수에 대해선 아직까지 몇 가지 환경적인 이슈가 있다.

얼마 전 이 물이 환경파괴를 촉진시킨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그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에너지연구기관에서 일하던 자말 큐레시(현 스발바디 CEO)는 환경 파괴의 주범인 빙산을 활용해 만들기 때문에 환경에 이롭다고 주장한다. 빙산은 극지방의 해저 해양 환경을 손상시키며, 녹을 경우 해수면을 상승시킨다. 비판인 일각에서는 스발바디의 성공이 곧 빙하를 파괴하고 빙산을 일부러 만들 것이라고 의심한다. 하지만 자연보다 위대한 건 없듯, 현재는 크기가 아주 작은 빙산(5m 내외)만을 선별해 채취할 수 있다. 우리가 영화 ‘타이타닉’에서 봤듯 빙산은 아주 큰 선체도 전복시킬 수 있다. 스발바디는 기준 크기 이상의 빙산에게는 접근조차 할 수 없으며, 아주 작은 빙산 덩어리만을 건져내 생산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 작은 빙산은 해수면을 상승 시키고, 극지방 해양생물의 생태계를 파괴한다. 빙산은 바다위에 떠있는건 겨우 10%에 지나지 않는다. 해수면에선 1m 높이의 빙산이지만, 잠겨있는 크기까지 약 10m 크기인 경우도 허다하다. 잘못 집었다간 배가 뒤집힌다. 가끔은 빙산 덩어리들이 배에 충돌해 손상시키기도 한다. 큰 빙산에는 다가가지도 못한다고 설명한다. <사진=Svalbardiiceberg>

스발바디를 애용하고 있다는 맷 데이먼은 water.org의 공동설립자로 지구의 물 부족에 대해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구 물 환경에 관심이 많은 맷 데이먼이 애용한다는 스발바디가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스발바디는 2016 파인 워터스 테이스팅에서 TDS 50mg/L Super Low Mineral Water 부문 맛평가 금상을 받았다. ‘Taste of Snow'라고 설명하고 있는 스발바디는 아주 부드럽고 섬세하며, 가벼워 삼키지 않아도 입에서 녹고 흡수되는 느낌을 받는다.

울트라 프리미엄 워터로 물맛도 생각하고, 환경도 생각할 수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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