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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듯. 루이 14세 그리고 돔페리뇽...

▲ 김도영 소믈리에

매월 14일은 특별한 이벤트들로 특별한 날들로 이어갑니다. 가령 화이트데이, 발렌타인데이, 블랙데이, 로즈데이등 매 번의 14일처럼, 특별함을 가진 14에 관한 그리고 술에 대한 이야깁니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14세, 그리고 샴페인 하면 먼저 떠올릴만한 이름 ‘돔페리뇽’입니다. 이들은 지금 우리에게 술의 브랜드로 그리고, 술의 역사에 있어서의 하나의 아이콘이자 술의 제조 확산에 영향을 끼친 이유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사실은 14로 연결되는 이들의 삶입니다.

루이14세와 돔페리뇽 그들에겐 놀라운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1638년 같은 해에 태어났으며, 1715년 같은 해 생을 마감합니다. 루이14세는 1638년 9월, 돔페리뇽은 1638년 12월 탄생하고 1715년 9월 1일 루이14세가, 같은 달 14일 돔페리뇽 또한 생을 마감합니다. 돔페리뇽은 그렇게 마지막으로 14라는 숫자에 방점을 찍게 됩니다.

이 숫자를 조금 조합해보면 또 한가지 우연한 일치가 나옵니다. 루이14세와 돔페리뇽이 태어난 1638년과 생을 마감한 해인 1715년의 숫자를 더하면 3353으로 다시 개별적 숫자를 더하면 3+3+5+3=14입니다. 그들이 세상을 떠난 1715년도 1+7+1+5=14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들은 77세에 운명하는데 7+7=14 입니다. 루이14세는 1643년에 왕위에 오르게 되는데, 1643년 1+6+4+3=14입니다

루이14세와 돔페리뇽의 삶에는 그렇게 공통적으로 숨어 있는 14라는 코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두 사람은 술과 관련된 흔적을 남겼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돔페리뇽이 샴페인에 있어서 하나의 아이콘이 된 것은 프랑스 샴페인의 중심지인 샹파뉴지역의 오빌리에 수도원에서 시작된 그의 헌신적 노력과 샴페인의 기술적 향상에 기여한 부분이 크게 때문입니다. 특히 오크통 숙성이 아닌 코르크를 사용한 병입 된 와인을 저장 숙성시키는 방식을 통해 맛과 향 색상과 질감의 개선과 우수한 포도품종의 개발 및 새로운 블렌딩방식의 적용, 포도의 압착방식의 변화등 샴페인 기술의 진보를 일구어낸 것은 큰 결과물입니다.

샹파뉴지역 그 안에서도 에페르네 지역은 맨 먼저 샴페인을 떠올릴 정도로 기후와 토양등 샴페인 생산의 최적지이자, 핵심지역이기에 이 곳의 샴페인을 표현할 하나의 상징으로 돔페리뇽이 중심에 서게 됩니다. 루이 14세가 왕위에 올랐던 1643년으로부터 100년뒤인 1743년에 설립된 ‘모엣&샹동’은 샹파뉴 지역의 에페르네에 기반을 두고, 돔페리뇽의 오빌리에 수도원의 복원과 동시에 돔 페리뇽 샴페인을 인수하고, 지금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루이14세의 시기는 프랑스 문화의 전성기라 할 만큼, 문학과 예술, 건축과 패션분야에 걸쳐 화려함을 더하게 됩니다. 그에 더해 음식과 와인에도 나타나는데, ‘짐이 곧 국가다’ 라는 말처럼 절대주의를 내세운 루이14세는 음식과 와인을 그의 절대권력의 도구로 활용합니다. 그 자신이 미식가 이기도 했지만, 그는 화려한 음식을 통해 그의 권력을 과시하고 정치에 이용하게 되고, 그래서 음식과 와인은 바로 정치와 연결된 계급문화의 상징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대상황은 음식뿐만 아니라 와인과 꼬냑의 질적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태양왕 루이14세와 관련해 그가 좋아했던 부르고뉴 와인이나, 돔페리뇽. 헝가리의 스위트와인인 ‘토카이’와인에 대해, ‘왕중의 왕은 나이고, 와인의 왕은 토카이다’라고 칭하거나, 루이14세가 왕의 권좌에 오른 1643년 피에르오지에가 만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꼬냑 브랜드인 오지에(Augier)꼬냑에 태양왕 루이14세를 뜻하는 ‘솔레이(Soleil)’라는 이름이 사용하는 등 많은 와인에 루이14세의 이름과 연관된 이야기가 많이 존재합니다. 참고로 꼬냑이라는 문헌상의 최초의 기록은 루이14세 그리고 돔페리뇽이 태어난 1638년에 루이스로버츠 라는 영국인에 의해서 입니다.  

와인과 꼬냑과 관련해 루이14세의 역할 중 아마도 큰 역할은 강력한 해군건설을 위해 군함을 만들 용도로 꼬냑지방에 대규모 삼림을 구축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결과론적으로 군함건조에 사용되지 않았지만, 조성된 이 삼림지역이 와인과 꼬냑등의 숙성을 위한 오크통의 공급과 증류를 위한 연료의 안정적인 공급을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꼬냑을 설명할때 이런 표현을 씁니다. ‘모든 꼬냑은 브랜디다, 그러나 모든 브랜디가 꼬냑은 아니다’ “운명은 인생의 절반에 대한 결정적 요소이기는 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우리 자신이 지배할 수 있다”라는 [군주론]을 지은 마키아벨리의 말처럼 우린 운명이라는 요소가 만들어주는 비슷한 일상 속에서도 남과 다른 차이를 찾게 됩니다. 같은 생을 살았던 루이14세와 돔페리뇽처럼.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도영 beerstorm@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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