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모소]에서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한국 티 소믈리에 경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석동유 티소믈리에를 만났다.

Q.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티소믈리에 석동유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인사를 드리게 되어 무척 영광입니다.

Q. 축하드려요. 2년 연속 우승이십니다.

사실 결선이 끝나기 전까지 걱정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작년 우승에 이어 두 번째 도전한 경기라 좋은 성적에 대한 부담이 컸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볼 때 아직 공부가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에 한 번 더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감사하게도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어서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갔습니다. 아침 일찍 출근 전 시간을 내 차를 마시기 위해 여기저기 다녔던 기억과 티 수업을 듣기 위해 매장에 양해를 구하고 공부했던 기억들이요.

준비하는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와인공간 식구들, 공부차 티하우스의 선생님 등 감사드릴 분들이 무척 많습니다. 이번 대회를 발판으로 더 좋은 소믈리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Q. 작년 우승에 이어 한 번 더 도전하겠다는 결심을 내리기까지 무척 힘들었을 것 같아요.

네. 이번 대회 출전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작년에 출전해 감사하게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었기 때문에, 올해에도 과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 때문에 말입니다. 배우고 싶고, 배워야 하는 것도 많기에 많은 우려의 목소리에도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출전을 결심하게 된 것은 앞으로의 방향을 잡기 위함도 있었고, 저라는 소믈리에에 대해서도 알려드리고 싶었었습니다. 대회라는 것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함에도 목적이 있지만, 자신의 능력의 증진 정도와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잡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회 자체도 본인을 알리기에 굉장히 좋은 무대이기도 하죠.
 

▲ 티 테이스팅 중인 석동유 티 소믈리에 <사진=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차를 공부하고 있는 분들 중에서는 제가 굉장히 어린 축에 속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회에 계속 얼굴을 빛춰 제 역량의 증진 정도도 확인하고 싶었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정착하기 전까지 여러분들에게 '석동유라는 소믈리에가 이렇게 준비하고 있습니다'를 알려드리기 위함이었죠.

Q. 결선 종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종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티 블렌딩 및 서비스 부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이 준비했습니다. ‘맛'과 ‘기능’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만 합니다.
 

▲ 티 블렌딩 준비중인 석동유 티소믈리에 <사진=석동유 티소믈리에>

주제를 잡는 데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어떤 스토리를 바탕으로 무슨 측면을 강조할까', '만약에 내가 이 티를 만들어서 실제 판매한다면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며 추천할 수 있을까'하고 말입니다.

최종적으로 여러 후보들 중 선택한 것은 딱 저를 위한 블랜딩이었어요. 중요한 대회, 면접, 시험 등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큰 영향을 미치는 일들이 많잖아요? 그리고 대회 당일날이면 긴장감 때문에 아침을 허둥지둥 보내기 마련이죠. 그래서 긴장감을 완화시킬 수 있고,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차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딱 긴장하는 저를 위한 거였죠.

재료 선택에도 신중을 가했습니다. 접근성을 조금 중요시했거든요. 쉽게 구할 수 있고, 몸에 익숙한 재료들로 말이죠. 그래서 선택한 것이 페퍼민트와 캐모마일 등 허브 차였습니다. 이후에는 블렌딩 비율을 선정하느라 차를 얼마나 우려냈었는지, 한동안 매장 한편에 차 냄새가 가득했었던 기억도 나네요.

Q. 소믈리에님이 근무하는 곳 소개를 부탁합니다.

현재 강남에 위치한 와인공간에서 16년도 4월부터 근무하고 있습니다. 와인공간의 경우에는 다양한 품목으로 여러분에게 맞는 와인들을 추천해드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음회와 와인, 워터, 티, 맥주 등에 대한 특강도 진행하고 있는 곳입니다. 정리하자면 베버리지 복합 공간이죠.

Q. 차에 빠지게 된 계기나 티 소믈리에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와인을 먼저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대학교에 들어와 어쩌다 보니 와인 학회에 가입하게 되었고, 선배님들을 따라서 대학생 소믈리에 대회에 나갔다가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후 교수님의 추천에 따라 경희대학교에서 와인ㆍ워터ㆍ티 마스터 소믈리에 전문가과정을 듣게 되었고, 거기서부터 차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차라고는 보리차, 녹차, 홍차밖에 없었던 저에게 차가 가지고 있는 순수하고 색다른 맛과 향이 다가왔었죠. '어떻게 차에서 가향 없이 이렇게 풍부한 향과 맛을 보여주는 걸까'에 대한 의문이 제 첫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Q.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차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그리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작년에는 청향형의 철관음을 제일 좋아했었죠. 깔끔하고 은은하게 코끝을 감싸는 꽃향이 좋아서요. 물론 지금도 무척 좋아합니다만, 현재 가장 선호하는 것은 무이암차, 그중에서도 육계를 가장 선호합니다. 진한 차를 선호하게 되었거든요. 육계의 묵직하면서도 입안을 꽉 채워주지만 매끄러운 텍스쳐와 은은한 과실향, 단맛에 금방 감쳐지는 삽미 등이 매력적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요?

아직 배울 게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만큼 공부할 것도 많고요. 이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다양한 책도 보고 수업도 들으면서, 준비해 나가고자 합니다. 또한 제 또래를 중심으로 차에 대해서 알리는 일도 조금 해보고자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직은 어린 축에 속하는 소믈리에이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한 연령층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근차근 그들의 티 스펙트럼도 넓혀주고 함께 공부해 나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잠시 미뤄두었던 어학 공부도 하려고요. 중국어를 추가로 더 배워야겠다고 목표를 세웠습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기자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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