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3회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은상 수상자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호텔 BLT 스테이크에서 근무하는 임현래 소믈리에 <사진=임현래 소믈리에>

제13회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은상 수상자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호텔 BLT 스테이크의 임현래 소믈리에를 만났다.

Q. 안녕하세요. 임현래 소믈리에님.

안녕하세요. 작년에는 준결선 진출자로서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올해는 대회에서 은상 수상을 하고 인터뷰를 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Q. 대전에서 진행된 제13회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소감이 어떠하신가요?

결선이 끝나고, 개인 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2010년 2회 와인 스페셜리스트 대회 대상 수상을 하고 나서 무려 7년 만에 다시 올랐던 결선 무대였습니다. 2013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긴 슬럼프 기간을 보냈습니다. 그 때문에 순위에 상관없이 이번 대회에 결선 무대에 섰던 것만으로도 정말 소믈리에로서 충분히 값진 무대였습니다. 앞으로 마음을 다시 잡고 더욱 정진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짧은 인터뷰에 담기 힘들 정도로 너무 많은 분들의 도움들이 있었기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도움, 진심으로 잊지 않고, 같이 발전하여 많은 동료 및 후배 소믈리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임현래 소믈리에에게 이번 대회 도전은 세번째 도전이었다. <사진=임현래 소믈리에>

Q. 이번 대회가 첫 도전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서 계속 대회를 출전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번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는 올해가 3년째 되는 도전이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은 장려상만 2번 탔는데, 올해에 제 목표는 사자성어로 ‘전차가감(前車可鑑)’ (앞의 실수를 거울로 삼는다)으로, 그만큼 신중하게 대회의 기준과 포맷에 맞춰서 다양하고, 폭넓게 준비하였습니다.

Q. 결선 종목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아쉬웠던 종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모든 스테이지, 전부 다 아쉬웠죠. 그나마 마지막 샴페인 매그넘을 17잔에 나눠 따르는 스테이지는 평소에 시간 될 때마다 연습했던 부분이라 저에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첫 번째 스테이지(고객이 요청했던 스파클링 와인 서비스) 중 예기치 않게 돌발 상황이 발생해서 처음부터 굉장히 심적으로 흔들렸습니다. 마음을 가다듬어야겠다고 했음에도, 자꾸 머릿속에 그 상황이 맴돌아 다음 스테이지에 영향을 줬습니다. 제가 결선에 오르면 준비하고자 했던 것들을 절반도 보여 드리지 못한 점이 매우 아쉽고, 속상하지만 다음 결선 무대에서는 더 많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소믈리에님이 근무하는 곳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JW Marriott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 있는 BLT Steak Seoul에서 2013년 11월부터 근무 중입니다.

▲ BLT 스테이크는 USDA Prime 등급의 미국산 소고기, 최고급 1++ 한우, 그리고 마블링 7 이상의 호주산 와규 스테이크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스테이크 하우스다. <사진=임현래 소믈리에>

BLT Steak는 ‘피터 루가(Peter Lugar)’, ‘볼프강 스테이크 하우스(Wolfgang’s steak house)’와 함께 뉴욕 3대 스테이크 하우스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며, ‘BLT’는 작은 식당을 뜻하는 프랑스어 비스트로(Bistro)의 B와 쉐프의 이름인 로랑 트롱델(Laurent Tourondel)의 이름 첫 글자에서 따왔습니다. BLT Steak 하면 떠오르는 시그니처 빵 Popover(팝오버)와 Broiler (브로일러)라는 독특한 조리기구를 이용하여, 기존 그릴 방식이 아닌 복사열을 이용하여 굽는 방식으로 USDA Prime 등급의 미국산 소고기, 최고급 1++ 한우, 그리고 마블링 7 이상의 호주산 와규 스테이크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Q. 와인에 빠지게 된 계기나 소믈리에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군 복무 시절 우연히 조주 기능사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필기시험을 합격하고 전역 후 대학교 복학과 동시에 학교 근처 Western Bar에서 바텐더로 시작했습니다. 당시 학업과 함께 10시간 근무를 병행하였어요. 체력적으로도 힘들긴 했지만, 당시에 다양한 음료와 술에 대해 공부할수록 마치 신세계 같아서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느 날 단골 손님 한 분이 한 병의 샴페인을 가지고 오셨는데, 정말 처음 느끼는 향과 맛이었습니다. 포도 100%로만 이렇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놀랐고, ‘와인’을 더 공부하고 싶다는 의욕이 불타오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졸업 전까지 와인 관련 책이나 잡지 등을 사서 독학했습니다. 졸업 후 2008년, 서울로 올라와서 와인 아카데미를 수강하고, 체계적으로 와인코스를 밟으면서 와인업계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Q.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와인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그리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 샴페인을 포함한 스파클링 와인을 선호합니다. 원래 탄산음료나 탄산수 등을 좋아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는데, 그 이유는 최고의 식전주이자, 어떤 상황에서도, 분위기를 훌륭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특히 비 오는 날에 샴페인을 한 잔 따르고, 전망이 좋은 창가 테이블에 앉아 비 내리는 것을 바라보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그리고 한겨울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에 고민을 내려놓고, 음악을 들으며 스파클링 한 잔을 마시며, 가만히 앉아 내리는 눈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낍니다.
 

▲ "대한민국의 와인 산업과 와인 문화, 고객과의 관계 등을 문화인류학적으로 재해석해서, 논문 정도의 길이로 꼭 한번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사진=임현래 소믈리에>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요?

저는 원래 문화인류학을 전공했습니다. 많이 생소한 과목이죠? 인류학이란 문화적 다양성과 보편성의 연구, 사회구조와 상징의 해석 등을 전반적으로 연구하고, 실용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아주 매력적인 학문입니다. 그중에서 루스 베니딕트가 쓴 ‘국화와 칼’이라는 매우 유명한 문화인류학 저서가 있는데요, 그 정도까지 심오할 정도의 글을 쓰기는 무리 같고,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와인 산업과 와인 문화, 고객과의 관계 등을 문화인류학적으로 재해석해서, 논문 정도의 길이로 꼭 한번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또한 대회 출전 때문에 잠시 멈췄던 스페인어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스스로 안정이 되면, 번역가 공부를 시작할 예정인데요. 사실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외국의 와인 저서들이 너무나도 많지 않습니까? 그런 책들을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번역을 열심히 배워서 많이 소개해 주고 싶습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기자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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