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환 밥소믈리에

우리는 언제부터 밥을 먹기 시작했을까? 그 많은 밥 중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밥은 무엇이 있을까? 이제부터 우리의 밥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4)볶음밥

요즘 마트에 가보면 다양한 냉동 볶음밥 상품이 나와 있다.

언제부터 볶음밥을 먹었을까?

볶음밥의 기원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가 인도설로 고대 인도 요리인 뿌라카(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뿌라카는 닭이나 돼지고기 육수에 밥을 지은 후 삶은 고기와 함께 밥을 볶은 요리였다. 뿌라카는 이후 삐리야니와 푸라오로 발전을 하였고, 실크로드를 통해 동쪽의 중국으로 전파되었고, 그 후 다시 한국과 일본으로 전파됐다. 또 서쪽의 터키로 건너가 프라우가 되었고, 이것이 유럽으로 넘어가 필라프가 되었다. 다시 스페인으로 넘어가 빠에야로 이탈리아로 넘어가 리소토가 되었다고 한다. 필라프는 다시 아메리카 대륙으로 넘어가 잠발라야가 되었다. 인도에서 남쪽으로 퍼져 말레이시아의 나시고랭이 되었다.

기원에 대한 또 다른 설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때 제나라가 오나라의 전쟁에 밀려서 제나라의 황제까지 피난을 가게 되었다. 그러다 ‘영(지금의 사천성)’이라는 지역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그곳의 주민들이 황제임을 알고 피마자유 기름으로 볶음 음식을 황제에게 진상하게 되었다. 이후 제나라가 전쟁에서 승리하여 황제가 환궁한 후에도 그 음식을 찾았다고 하며, 볶음밥은 여기서 유래한다고 한다.

우리 역사 속에서 볶음밥을 찾기란 쉽지 않다. 최초의 볶음밥 요리에 대한 설명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푸라이라이스 보금밥’이라고 서양 요리로 분류돼 소개된 것이 최초다.

우리가 즐기는 볶음밥이 인기를 얻은 것은 1990년 초반 ‘철판볶음밥’ 집이 유행하면서부터라고 한다.

마트의 냉동 매대를 보면 대부분 식품회사에서 앞다투어 냉동 볶음밥을 출시하고 있다. 풀무원, CJ, 대상, 오뚜기, 천일냉동, 시아스등 많은 회사의 제품이 있다.

2016년 시장 규모가 약 450억 원이며 매년 50%씩 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양주와 복건성의 복음밥이 유명하며, 차황이라 불린다. 일본에서는 차항, 이타메시, 야키메시, 이타메고항등 여러 가지로 불리며 북한에서는 기름밥으로 불린다.

▲ 왕십리 깍두기 볶음밥, 볶음밥은 중국에서는 차황, 일본에서는 차항, 이타메시, 북한에서는 기름밥이라고 불린다. <사진=박성환>

5) 덮밥

덮밥 역시 한 중 일 다양한 음식이 있다. 한국에는 제육 덮밥, 오징어 덮밥, 불고기 덮밥 등이 일본에서는 텐동, 가츠동, 오야코돈과 같은 돈부리라는 음식이 중국에는 마파두부, 어항가지 까이판, 그리고 그 외에는 카레라이스 등과 같은 음식이 있다. 밥의 형태로 볼 때 한, 중, 일 이 3국 모두다 유행했을 음식으로 보이지만, 최초의 기록은 7세기경 중국 당나라 사람인 위거원이 쓴 ‘식보’에 달걀과 돼지고기를 얹어 먹는 덮밥의 맛이 특별하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에서는 이를 사반(社飯)이라 하였고, 11세기 송나라 북송 철종 때 수렴청정을 하던 태황태후가 병이 들어 신하들이 병문안을 왔는데, 그날이 사일이어서 사반을 하사했다는 기록도 있다.

우리는 조선 중기 유학자 이이(1536~84)가 쓴 ‘성학집요’에 명절 음식으로 사반을 올린다는 기록이 있고, 24대 헌종 때 이규경(1788~1856)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에서 ‘입춘과 입추 후 닷새째 되는 날인 토지의 신께 제사를 지내는 사일에 고기와 채소를 밥에 덮어서 먹는데 이를 사반이라고 했다’고 기록돼 있다.

일본 역시 이와 비슷한 무로마치 시대 때 호우한이라는 덮밥이 있었다. 이것은 밥 위에 채소와 생선을 올리고 된장국을 부어 먹은 음식으로 훗날 돈부리와 오차즈케의 원형으로 볼 수 있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돈부리는 아사쿠사의 ‘산사다(三定-창업 1837년)가 최초의 텐돈(튀김덮밥)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고, 메이지 유신 초기에 규돈(쇠고기덮밥)이 1891년에 오야코돈(닭고기 계란 덮밥), 1913년에 카츠돈(돈카츠 덮밥)이 나왔다. 지금은 요시노야, 스키야, 마츠야, 텐야, 도쿄 치카라메시등 많은 덮밥 체인 전문점이 있다.

여러분은 어떤 밥 요리가 좋은가?  

필자는 깍두기 볶음밥이 맛있는 왕십리의 식당과 가츠돈이 맛있는 홍대의 덮밥 전문점을 좋아한다.

소믈리에타임즈 박성환 밥소믈리에 honeyric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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