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현재 동대문 메리어트 호텔 2층에 위치한 뉴욕 스테이크 하우스인 비엘티 스테이크 서울(BLT Steak Seoul)을 총괄 운영하고 있으며, 매달 다른 주제로 와인 디너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96번째 와인 디너를 진행했으며, 지난 7월 디너는 '모젤 리슬링(Mosel Riesling)'과 뉴욕 스테이크의 만남으로 진행했다. 
 

캐비어를 곁들인 새우와 어울리는 첫번째 스파클링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의 명가 아돌프 슈미트 모젤 명예회장이 직접 만드는 디히터리움 리슬링 젝트다. 이 와인은 Dichtertraum(디히터트라움=시인의 꿈)이라 불리는 젝트로, 괴테가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라벨이 만들어져 있다. 라벨의 그림은 세계평화조약이 맺어진 쉥엔지역으로 괴테가 꿈꾸었던 유럽의 평화가 이루어졌다는 의미에서 “시인의 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세계 3대 영화제인 6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공식 스파클링 와인 선정이 되기도 하였다.
 

아보카도, 앤다이브, 오렌지, 자몽, 클로버를 곁들인 킹 크랩과 함께 페어링 되는 ‘반 폭셈 쉬퍼 리슬링(Van Volxem Schifer Riesling 2015)’은 세계가 주목하는 모젤 드라이 리슬링의 선두주자로 농축된 미네랄의 맛이 인상적이며, 산미로 인한 신선감과 생동감에 30년 이상된 고목에서 나오는 풍부한 느낌과 실키한 질감을 보여준다. 특히 가벼운 알코올 도수는 몸에 부담이 적어, 가벼운 음식에서부터 진한 소스의 요리까지 다양한 매칭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첫번째 리슬링이다.
 

콘소메, 볶은 라디치오를 곁들인 뀡 라비올리와 두번째 리슬링(Riesling)으로 ‘프란젠, 데어 좀머 바 제어 그로쓰(Franzen, Der Sommer War Sehr Gross 2012)가 매칭 되었다. 프란젠(Frazen) 와이너리는 아버지인 울리히 프란첸씨가 브렘(Bremm)의 대표밭이자 유럽에서 가장 경사가 심한 칼몬트(Calmont) 밭을 다시 살리고 지금의 규모로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분으로 2010년에 포도밭에서 일을 하다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다. 양조학을 공부하던 중인 아들 킬리안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아버지가 만들어 놓았던 명성을 잃지 않고 지킬 수 있었으며, 사랑하는 부인인 안젤리나(Angelina)의 큰 역할로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레몬계열의 신선한 느낌의 과일과 잘익은 복숭아의 느낌이 상쾌함을 주는 산미와 섬세한 미네랄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브레이징한 소갈비와 함께 준비한 세번째 리슬링(Riesling)으로 프란젠, 브레머 칼몬트 리슬링(Franzen, Bremmer Calmont Riesling 2014)이 곁들여진다. 레몬계열의 신선한 느낌의 과일과 잘익은 복숭아의 느낌이 상쾌함을 주는 산미와 섬세한 미네랄과 조화를 잘 이룬다. 드라이한 리슬링으로 전체적인 음식과의 매칭이 좋고 주로 구운 생선 요리와 초밥, 돼지 목살요리와 간장소스로 조리된 요리와 매콤한 한식과도 좋은 매칭을 보여줄 와인이다.

메인 식사로는 그린 콩, 구운 샬롯을 곁들인 그릴한 이베리코 돼지 플루마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와인으로 ‘칼 뢰벤 막시민 헤렌베르그 1896 (Carl Loewen, Maximin Herrenberg 1896 2015)’이다. 독일의 황금기인 그룬더자이츠(Grunderzeit)동안 와인생산자 칼 슈미트-바그너는 자신 소유 최고의 포도원을 새로 옮겨심기로 결정했다. 고심끝에 그는 자신 소유의 가장 명성 높은 와이너리의 중심부를 위한 최고의 리슬링 포도나무들만을 선별했다. 그 후, 1896년에 접목시키지 않은 리슬링 포도나무들을 ‘막시민 헤렌베르그’에 헥타르 당 만 그루의 포도나무를 옮겨 심었다.

칼 뢰벤은 급경사 포도밭에서 접목되지 않은 순수한 리슬링의 대명사로 맑은 황금색의 빛깔을 띠며 풍부한 과일의 아로마와 잘 숙성된 복합적인 아로마가 뛰어나며, 패트롤의 향과 견과류의 지속적인 느낌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며 생동감 넘치는 우아함을 두루 갖추고 있어 시간을 두고 잔에서 와인을 테이스팅 할수록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와인이다.
 

복숭아 파인애플 컴포트와 매칭되는 마지막 리슬링은 찔리겐, 자브르거 라우쉬 리슬링 아우스레제(Zilliken, Saarburger Rausch Riesling Auslese)다. 자르 지역의 중심 도시인 자브르거Saarburg에 놓여 이는 찔리켄은 19세기 말부터 최고의 와이너리에 속했으며 당시 VDP 협회중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모젤 VDP의 창단멤버이다. 찔리켄의 대표적인 밭은 특급밭인 라우쉬(Rausch)로 10헥타르의 밭을 소유하고 있다.

이 지역은 미네랄의 특성이 강하면서도 우아함이 돋보인다. 섬세한 산도에 미네랄의 풍미와 농축미가 함께 있어, 13년이라는 시간과 더불어 매우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04년 빈티지의 경우에는 보트리티스가 없이 매우 깨끗한 포도로 만들어서 아직까지도 프레시한 느낌이 살아 있으면서, 묵은 향이 강하지 않아 영한 느낌으로 여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이번 와인디너를 기획하면서 “2016년 1월 1주일동안 독일 모젤 지역의 최고의 생산자들을 직접 방문하면서 리슬링(Riesling) 품종의 완벽한 균형감을 몸소 경험하였다. 모젤 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경사에서 나오는 과육으로 무수한 노력의 산물로 최고의 와인들이 만들어 지는 지역으로, 이번 와인 디너를 통해 리슬링(Riesling) 100%로 만들어지는 모젤(Mosel)지역의 5개의 명가 와인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최상의 와인디너를 경험해 보실수 있었다.  
 

▲ 정하봉 소믈리에

정하봉 소믈리에는 2010년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우리나라 최초로 2010년 세계 소믈리에 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한 소믈리에다. 현재 다국적 호텔 기업인 Marriott Hotel에서 운영중인 한국의 17개 호텔의 와인 및 음료를 총괄하고 있다. 이번 칼럽을 통해, 소믈리에가 주최가 되어 진행하는 다양한 와인디너의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정하봉소믈리에 lucas.jung@marriot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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