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엔 수원지와 관련된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지난 칼럼에 영감을 준 건 지난 서밋에서 덴마크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스킬데(Iskilde)의 마케팅 디렉터 잰 벤더(Jan Bender)의 발표였는데, 사실 그때의 발표 주제는 ‘프리미엄 워터 카테고리(Premium Water Category)’였다.

‘프리미엄 워터 카테고리’라는 게 내겐 생소한 단어였는데, 이 발표에 앞서 이 서밋의 주최인 파인 워터스(Fine Waters)의 수장인 마이클 마샤(Michael Mascha)가 내게 한국의 프리미엄 워터 카테고리에 대한 발표를 요청했었다. 하지만 난 프리미엄 워터 카테고리의 개념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고, 협의하에 우리나라의 프리미엄 워터 몇 종을 소개하는 발표로 수정했다.

그리고 잰 벤더가 세계적인 프리미엄 워터 카테고리를 발표했을 때, “아! 프리미엄 워터도 카테고리를 나누는구나” 깨달았다.
 

▲ 프리미엄 워터라고 다 같은 프리미엄 워터가 아니다. 프리미엄 워터에도 급이 나뉜다. <사진=Fillico>

사실 프리미엄 워터를 국내에서 나눈다고 하면 사실 원수원 종류에 따라서 해양심층수, 빙하수, 암반수 등으로 나눈다. 아니면 첨가물에 따라서 알카리수, 탄산수, 산소수, 수소수 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여기에 인공으로 넣었는지, 천연인지에 따라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원수원에 따라 구분하는 것은 말 그대로 특징에 따라 구분하는 것일 뿐이지, 뭐가 더 좋고,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잰 벤더의 발표에 소개된 총 4가지 카테고리에, 발표가 끝나고 진행된 토론을 거쳐, 다시 나누었던 카테고리는 다음과 같다. 벤더의 발표내용과 패널들의 토론내용과 내가 우리나라 상황을 반영하여 종합한 몇 가지 내용을 덧붙여 설명하겠다.

1) 프라이빗 브랜드(PB; Private Brand) : 유통회사가 만든 브랜드를 말한다. 보통 제조 자체에 관여하기보다는 기존 제조업체에게 OEM 방식으로 의뢰·생산하여 라벨을 새로 붙인다. 보통 브랜드만 보고는 워터의 일반적인 퀄리티를 예측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선 피코크 스파클링 워터, 홈플러스 맑은 샘물, CU 헤이루 미네랄 워터, 이마트 블루 등이 있다. 유통사 자체 브랜드이기 때문에 자사의 유통라인으로만 유통한다. 그래서 이마트 블루를 롯데마트를 포함한 다른 마트에서 구할 수 없으며, CU 헤이루 미네랄 워터를 다른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없다.

2) 메인스트림 브랜드(Mainstream Brand) : PB와 다르게 어느 유통사든 공급할 수 있으며, 내셔널 브랜드(National Brand; NB)로도 알려져 있다. 대형마트를 포함 어느 슈퍼나 다른 레스토랑 등에서도 유통할 수 있다. 아이시스, 마신다, 몽베스트, 에브리워터 등이 있다.

3) 프리미엄 워터(Premium Water) : 지난 3화에서 ‘프리미엄 워터’에 관해 이야기를 했는데, 그때 내가 내린 정의는 ‘평소에 먹는 물보다 가치가 있는 물’이었다. 갈증해소, 식수, 안전한 물 이상의 가치를 가진 물을 프리미엄 워터라고 한다. 내가 평소에 마시는 물보다 한 가지 이상의 이유라도 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선택하면 프리미엄 워터이다.

이번 광저우에서 세계의 물 전문가들과 ‘프리미엄 워터의 정의’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중국 상하이의 존 주(John Zhu)가 말한 프리미엄 워터의 4가지 기준은 “첫 번째, 내추럴이어야 할 것”, “두 번째, 수원지가 잘 보호되어야 하며”, “세 번째, 물맛이 수원지에서 병입할 때까지 같아야 하며(어떤 가공처리도 안 됨)”, “네 번째, 디자인이 아름다워야 한다”였다.

우리나라의 내추럴 워터는 수원지 신고서부터, 관리, 판매에 관해 환경부에서 먹는물 관리법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오존 처리 정도까지 허용하며, 그 이상에 관해 미네랄을 첨가하거나 탄산을 주입하게 되면 식약처에서 별도 관리하고 있다.

내 의견과 존 주의 의견을 잘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프리미엄 워터는 “어떤 가공처리도 되지 않은 천연수 중에 본인이 선택할만한 가치 및 특징이 한 가지 이상 갖고 있는 워터”다. 이 기준에 따르면 제주 삼다수, 백산수, 아이시스 8.0 등이 있으며 해외에는 피지섬의 피지워터(Fiji Water), 호주의 알카라이프(Alkalife) 등이 있다.
 

▲ 덴마크의 로 워터와 남아공의 프리말 워터. 이 두 워터는 이번 파인 워터스 테이스팅 품평회에서 두개 부문에서 수상을 했다. <사진=각사 홈페이지(Fine Nordic, Primal Artesian Water)>

4) 울트라 프리미엄 워터(Ultra Premium Water) : 앞서 말한 프리미엄 워터의 기준을 생각보다 낮게 잡은 이유는 바로 ‘울트라 프리미엄 워터’의 카테고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스웩(Swag)이 넘치는 특별한 물이다. 이 물들은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남들이 우러러보는 역사를 가지고 있고,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특별한 수원지이면서, 한 가지 이상의 특별한 미네랄 성분을 갖고 있으며, 건강에 이롭다. 특별히 어울리는 음식이 있어 좋은 마리아주를 이룬다. 세계 품평회에서 상도 타고 수출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패키지가 유리병으로 되어 있고 세련미가 넘친다. 들고만 다녀도 패션 아이템이 된다. 뉴질랜드의 안티포즈(Antipodes), 와이웨라(Waiwera)와 덴마크의 로(Raw) 워터, 마케도니아의 오로(Oro), 독일의 아먼덤(Amundum), 캐나다의 잭슨 스프링스(Jackson Springs),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프리말(Primal) 등이 있다.

5) 럭셔리 워터(Luxury Water) : 보통 가격은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따라서 결정이 된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면 자연스럽게 가격은 올라가게 된다. 그래서 전세계의 프리미엄 워터들은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어떤 물들은 750ml에 50불 이상하는 워터들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떨어지겠지 기대했지만, 그 물의 가치는 점점 알려져 가격은 점점 상승한다. 그 워터들은 수출하면 수출할수록,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점점 구하기 어려워진다.

 

▲ 일본의 필리코 워터. 주얼리 워터라고 불린다. 매번 기획에 따라 다른 컨셉과 보석으로 디자인되고 있다. <사진=Rakuten>

그런 상품들을 럭셔리 워터로 정의한다. 일명 명품 워터이다. 물의 특징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최고를 지향한다. 이미 물로써의 가치는 울트라 프리미엄 워터에 다 담겼다. 럭셔리 워터는 우리의 상상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낸다. 최근엔 한 병에 100불, 한정판은 300불 이상 하는 워터도 등장했다. 병뚜껑이 왕관같이 생겼다. 마시지 않고 병모양만으로도 충분히 그 가격의 가치를 한다.

럭셔리 워터는 노르웨이의 스발바디(Svalbardi), 슬로베니아의 로이(Roi), 프랑스의 샤텔돈(Chateldon), 미국의 블링 H20(Bling H20), 일본의 필리코(Fillico) 등이 있다.

물은 이제 물로 봐선 안 된다. 물의 리터당 가격이 석유 등 기름(오일)보다 높게 된 지는 한참 오래됐다.
 

▲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김하늘 워터소믈리에는? 2014년 제 4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로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다. 2015년 5회 대회 땐 준우승을 차지하며 연속 입상했다.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 및 칼럼연재로 ‘마시는 물의 중요성’과 ‘물 알고 마시기’에 관해 노력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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