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현재 동대문 메리어트 호텔 2층에 위치한 뉴욕 스테이크 하우스인 비엘티 스테이크 서울(BLT Steak Seoul)을 총괄 운영하고 있으며, 매달 다른 주제로 와인 디너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디너는 '랑그독 루시옹(Languedoc-Roussillon)'과 뉴욕 스테이크의 만남으로 진행했다. 
 

성게알을 곁들인 아스파라거스 샐러드와 함께 페어링 된 ‘도멘 고비, 비예이 빈느 블랑(Domaine Gauby, Vieilles Vignes Blanc 2014)’ 화이트 와인은 남프랑스, 루씨옹 지역에서 ‘루시옹의 왕’ 이라고 불리는 최고의 와이너리이다. 와인 양조자인 제라드 고비(Gerard Gauby)는 ‘자연이 주는 환경을 최대한으로 존중하여 보존하는 것’을 양조철학으로 삼으며 2000년 이후로는 비오디나믹 공법으로 모든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남프랑스 화이트 와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유니크한 향과 미네랄의 느낌이 조화롭고, 오랜 오크 숙성으로 풍성하고 잘 짜여진 질감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토스트한 터치가 느껴진다.
 

컬리플라워 퓨레를 곁들인 절인관자와 함께 즐긴 두번째 화이트 와인은 ‘마스 줄리앙, 페이 데롯 블랑(Mas Jullien, Pays D’Herault Blanc 2014)'으로 랑그독 Top 생산자 랭킹 3위에 오른 올리비에 줄리앙은 랑그독(Languedoc)지역의 개척자 중 한명으로 그는 떼루아가 훌륭한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믿고 떼루아의 다양성에 그의 신뢰를 쏟아 부으며 주의 깊게 관찰하며 환경을 존중했다. 그의 열정으로 증조부 때부터 만들어온 포도밭에서 1985년 본인의 와인을 병입, 출시하여 ‘주목해야 할 와인’으로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 와인은 입 안 가득 퍼지는 아로마의 향연이 즐겁다. 또한 맑고 부담 없이 가벼운 느낌이 신선한 맛을 이끌어내며 이어서 점차적으로 다양하고 균형잡힌 맛으로 발전해가는 맛을 천천히 즐기게 되는 와인이다. 
 

세번째 요리는 천천히 조리한 양어깨살 구이다. 이와 매칭된 와인은 도멘 드 몽깔메스 루즈, 테라쎄스 뒤 라르작 2012(Domaine de Montcalmes Rouge, Terrasses du Larzac 2012)이다. 도멘 드 몽깔메스는 남프랑스의 도시 몽펠리에에서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시라, 무르베드르, 그르나슈가 블렌딩됐으며, 탁월한 품질의 시라를 느낄 수 있다.
 

구운 이베리코 목살을 곁들인 리조또와 함께 했던 레드 와인은 ‘끌로 마리 시몽 (Clos Marie, SIMON 2013)’ 이다. 중세시대부터 ‘늑대의 언덕’ 으로 불려 오는 프랑스 남부 랑그독(Languedoc) 지방 내 픽쌩-룹(Pic Saint-Loup) 마을은 독특한 미세기후를 가지고 있다. 인근에 비가 내려도 이 곳만은 동그랗게 햇살이 쏟아져 ‘하늘로 통하는 문’ 으로 불리는 신비의 언덕이다. 낮에는 강한 햇살로 40 도에 가깝지만 밤에는 차가운 산 공기에 18 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져 다른 랑그독 지역에 비해 섬세함과 골격을 갖춘 와인이 나온다. 이 와인은 깊은 보라색을 띠며 꽃향의 아로마와 다크체리, 야생 과실향이 어우러지며 입안에서는 미디엄 풀 바디의 풍부한 무게감과 균형이 잘 잡힌 탄닌을 바탕으로 밀도 있고 단단한 미세질감의 여운이 훌륭한 와인으로 이 지역에서 가장 존경받는 와인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메인 식사인 미국산 드라이 에이징 뉴욕 채끝 등심과 함께 준비된 레드와인은 도멘 페레 로제 마를렌느 넘버 3 (Domaine Peyre Rose « Marlene N° 3 » 2004) 이다. 와이너리 주변이 모두 핑크색을 띈 돌들로 뒤덮여 있었고, 핑크 빛 꽃들이 만개해 있던 데에서 착안해 도멘의 이름을 ‘페레 로즈(Peyre Rose) 라 짓게 되었다. 지도에도 잘 나와있지 않은, 오로지 전기를 공급하는 케이블들을 길잡이 삼아 수없이 꼬불꼬불 이어진 산길을 달리고 달려야 닿게 되는 이 도멘에서 랑그독의 몇 안 되는 최고의 포도밭 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이해력을 뛰어넘는 상상력과 용기가 필요했는데 새로운 세상의 설립을 위하여 마를렌느 소리아는 그녀의 도전과 고집을 굽히지 않았고 현재 랑그독의 전설의 와인 생산자라 불리며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신선한 과일 풍미와 대조적으로 짜임새 있는 탄닌감이 단단한 구조감을 형성해 와인에 균형감을 부여합니다. 마를렌느의 이름을 내건 와인 답게 그녀의 양조 능력을 십분 느껴볼 수 있는 와인으로 관능적인 미감과 다채롭게 피어오르는 아로마가 특징이다.
 

마지막 디저트에 준비된 와인은 도벤 비알 바녜르 바뉼스 '알 트라구' 랑시오 트레 비유 1990(Domaine Vial Magneres Banyuls 'Al Tragou' Rancio Tres Vieux 1990)이다. 이번 디너를 위해서 랑그독에서 보내준 와인으로 약 27년간 숙성한 와인이다. 시가, 호두껍질 등의 향과 삼나무, 건조한 과일 향 등이 복합적으로 풍부하게 피어올라 마지막 디저트와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 정하봉 소믈리에

정하봉 소믈리에는 2010년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우리나라 최초로 2010년 세계 소믈리에 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한 소믈리에다. 현재 다국적 호텔 기업인 Marriott Hotel에서 운영중인 한국의 17개 호텔의 와인 및 음료를 총괄하고 있다. 이번 칼럽을 통해, 소믈리에가 주최가 되어 진행하는 다양한 와인디너의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정하봉소믈리에 lucas.jung@marriott.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