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빙산수(Iceberg)이다. 사실 지난 빙하수 편을 다룰 때 빙산에 대해서 약간 설명했다. 빙산수는 국내에 수입된 물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나 또한 빙산수를 경험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번 칼럼 시리즈에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칼럼을 연재하면서 재밌게도 몇가지 빙산수를 겪었다.

2주 전에 광저우 파인 워터스 서밋 2017(Fine Waters Summit 2017)에 참여하면서 몇몇의 빙산수 브랜드를 만났다.
 

▲ 해류를 떠다니는 얼음덩어리를 빙산이라고 한다. <사진=Svalbardi Iceberg>

빙산수는 빙하수랑은 다르게, 빙하에서 떨어져 나와 해류에 떠다니는 얼음덩어리를 말한다. 빙산은 바닷물보다 밀도가 작고, 보이는 부분보다 바닷속에 잠겨있는 부분이 훨씬 크다. 가끔 영화에서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얼음 덩어리와 부딪혀 전복되는 상황들이 연출되는데, 그때의 얼음 덩어리가 빙산이다.

이때 크기에 따라 구분하는데, 수면상의 높이가 5m 이상이면 빙산이라고 부르고, 5m 보다 작으면 빙산편(Bergy Bit)이라고 한다.

지난 칼럼 빙하수 편에서 현대 산업의 발달과 환경 문제 등으로 빙산이 오염에 노출되어 있다는 논란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국내에 수입되고 있지 않아 걱정이 덜 된다고 밝혔는데, 이는 내 판단 미스이다. 지난 빗물 편에서도, 전 세계 빗물이 오염에 노출되고, 빗물이 산성비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극소수의 청정지역에서 빗물을 생산한다.

물론 빙산이 오염에 노출되고, 생산하기 어려운 물인 건 맞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빙산을 병물로 생산하는 지역은 북극의 스발바드(Svalbard), 그린란드 서부(Western Greenland), 캐나다의 동부(Eastern Canada) 뿐이다. 그리고 최근엔 중국에서도 빙산을 생산하는데, 엑스포에서 만난 아이스버그 관계자는 중국 서부 히말라야 쪽에서 생산한다고 소개했다.

빙산은 병물로 생산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원수원이다. 바다에 떠다니는 빙산을 배에 실어, 바닷물이 닿은 부분을 깎고, 녹여서 병입해야 한다. 또한 빙산은 언제나 배를 전복시킬 수 있으며, 배에 실을 수 있는 양이 한정적이라 많은 양의 빙산수를 생산할 수 없다.

바다에서 빙산을 채취하면 빙산이 녹지 않게 빙하 중앙으로 옮긴다. 녹지 않은 상태에서 오염 물질에 노출된 부분을 깎아 버린다. 그리고 안전한 곳에서 녹여 병입한다.

빙산 채취 베테랑들은 오랜 경험으로 얼음을 보고 수천 또는 수만 년 전에 얼은 얼음인지, 수십 년 전에 얼은 얼음인지 식별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 베테랑들에 의해 빙산들은 선택되고 우리가 믿고 마실 수 있는 것이다.

빙산수는 생산하기 까다롭고 그만큼 극소량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격이 굉장히 비싸다. 노르웨이 스발바드에서 생산되는 스발바디(Svalbardi)는 미국에서 현재 6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 프리미엄 워터 위에 럭셔리 워터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스발바디(Svalbardi)는 해외에서는 65 US달러에서부터 130달러까지 하는 초고가의 물이다. <사진=Svalbardi Iceberg>

빙산수는 빙하수와 마찬가지로 미네랄 함량이 굉장히 낮고, 부드럽다. 스발바로이 같은 경우엔 병 라벨에 ‘눈의 맛(The taste of Snow in air)'이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특별한 칵테일에 사용되는 최고의 얼음을 만들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빙산수는 환경적으로 몇가지 의의가 있는데,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시킬 빙산을 활용해 물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이 극지방의 해저 해양 환경을 손상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실제로 빙산이 늘어나자 극지방의 생물 다양성의 급격한 감소가 관찰되었다고 한다.

이번에 만난 빙산수들은 내게 특별한 경험을 주었다. 좋은 빙산수들이 국내에 소개되면 좋겠다.
 

▲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김하늘 워터소믈리에는? 2014년 제 4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로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다. 2015년 5회 대회 땐 준우승을 차지하며 연속 입상했다.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 및 칼럼연재로 ‘마시는 물의 중요성’과 ‘물 알고 마시기’에 관해 노력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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