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0년 명인이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 한국전쟁으로 인해 엿장수를 하던 할아버지를 따라 피란길을 떠났다고 한다. 이후 1982년 정식 허가를 내고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진=두레촌>

대한민국 제32호 식품 명인은 강봉석 명인이다. 조청과 엿은 예전부터 과거 공부를 준비하던 선비가 항상 곁에 두고 먹을 정도로 피로회복에 좋다고 전해져 온다. 이처럼 맛도 건강에도 좋은 조청의 제조 방법을 계승 및 발전시키기 위해 강봉석 명인은 4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조선 시대 허균의 <도문대작(屠門大皭)>에 검은엿과 흰엿이 처음 기록되어 있고, 고려 시대 이규보가 쓴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우리나라 한과류 중에서 엿이 제일 먼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엿을 한방에서는 그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향약집성방>을 보면 ‘엿은 맛은 달고 성질은 약간 따뜻하되, 몹시 허약한 것을 보하고, 갈증을 멈추며 굳은 피를 없앤다’고 기록되어 있다.  

1950년 명인이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 한국전쟁으로 인해 엿장수를 하던 할아버지를 따라 피란길을 떠났다고 한다. 원래 명인은 인천에 있는 광업회사에서 일하며 가업과는 먼 삶을 살았다. 하지만 몇 년 후 직장 동료가 가업을 잇기 위해 사직서를 내는 모습을 보고는 강봉석 명인도 가업이었던 엿 기술을 익히기 위해 회사를 떠났다. 이후 1982년 정식 허가를 내고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 조청이란 엿이 되기 전 단계로 수분 함량이 20% 이상일 때를 말하며, 예부터 우리 식생활에 필요한 당분을 곡물의 엿기름을 통해 얻어 생활했다 <사진=두레촌>

조청이란 엿이 되기 전 단계로 수분 함량이 20% 이상일 때를 말하며, 예부터 우리 식생활에 필요한 당분을 곡물의 엿기름을 통해 얻어 생활했다. 엿의 주원료는 주로 찹쌀이고 엿은 단맛은 오래 두어도 변하지 않는 저장성이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만든 조청과 엿은 맥아당, 텍스트린 등의 성분으로 복통에 좋고, 기침을 멎게 하며, 요리에 부드러운 단맛과 윤기를 낼 때 주로 사용한다.

명인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조청을 만드는데 이는 생각보다 까다롭다고 한다. 조청은 껍질을 벗기지 않은 보리를 24시간 물에 담가 두고 싹과 뿌리가 3cm 이내로 자랐을 때 건져서 말린다. 보리 싹을 가루로 만든 다음 미지근한 물에 는다. 이때 효소에 의해 녹말이 맥아당으로 변한다. 이것을 약한 불에 서서히 우려낸 후 찌꺼기를 걸러내고 다시 서서히 졸이면 조청이 완성된다. 이것을 굳히면 생 엿이 되는 것이다. 강봉석 명인의 조청은 농식품파워브랜드 대전 동상을 수상했으며, 2010년 유기가공상품 품평회에서 동상을 받은 바 있다.

참고로, 식품명인은 우수한 우리 식품의 계승 및 발전을 위하여 식품제조, 가공, 조리 등 분야를 정하여 식품명인으로 지정 및 육성하는 목적이다. 명인은 식품의 제조·가공·조리 분야에 계속하여 20년 이상 종사하거나 전통식품의 제조·가공·조리 방법을 원형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이를 그대로 실현하는 등 자격요건을 갖춘 자를 대상이다. 시,도지사가 사실 조사 등을 거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또는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지정을 추천하면, 식품산업진흥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하게 된다.

소믈리에타임즈 정유진기자 you-jinjeong@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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