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만물과 계절이 함께 어우러져 한 세상이 되듯이 와인의 일생, 또한 그 범주에서 벗어날수가 없습니다. <사진=ⓒVerita>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문명은 도전(challenge)에 대해 성공적으로 응전(response)의 역사라고 했습니다.

문명은 탄생 · 성장 · 붕괴 · 해체의 4단계 사이클(cycle, 주기)을 겪는다는 이른바 문명순환론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와인의 역사, 역시 수많은 도전과 응전의 역사이며 실패와 극복의 이야기 입니다.
우주만물과 계절이 함께 어우러져 한 세상이 되듯이 와인의 일생, 또한 그 범주에서 벗어날수가 없습니다.

필록세라의 재앙, 미국의 금주령, 제1차세계대전, 대공황, 제2차세계대전의 격변기를 거치면서 와인이 아직도 건재하고 있다는것은 수많은 과학자와 농부들의 수고의 결과입니다.

역사서의 진실은 항상 역사서의 마지막 장 을 차지 하듯이, 우리는 지금 인류역사상 가장 진화되고 완성된 와인을 마시고 있습니다. 와인 애호가들은 도전과 응전의 결과로 쉽게 와인의 원산지에 접근할수 있으며, 역사상 가장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쉽게 구할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필록세라를 견뎌내고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인 칠레에서 120년된 포도나무를 본적이 있습니다.

▲ 와인의 역사, 역시 수많은 도전과 응전의 역사이며 실패와 극복의 이야기 입니다. <사진=ⓒSteve Jurvetson>

하늘로 자신을 키워내지 못하고 옆으로 뒤틀리며 남긴 굵은 주름을 보면서, 일제시대, 해방, 전쟁과 죽음, 시대의 격량을 온 몸으로 살아낸 우리들 부모님의 얼굴을 떠 올려냈습니다.

"청년들아 나를 딛고 나아가라"

魯迅( 노신 ) 의 절규가 없더라도 그들 세대의 거친손과 유장한 얼굴의 주름은 그들 세대의 수고와 희생, 미래세대로 향한 격려를 웅변하고 있습니다.

100년이 넘은 포도나무에서,
굵게 파인 아버지의 얼굴에서,
우리는 오늘의 우리를 지탱하는 삶의 원형을 발견하게 됩니다.
탄생과 소멸,
모든 사라지는것 들 중에서 반드시 지속되는 것이 있다는것은 경이로운 일 입니다.

진정한 역사란 평범한 사람들의 도전과 극복, 살아냄의 기록 에서,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발견하게 되며, 진화해가는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우리를 지속시키는 삶의 토대입니다.
거울이 없던 시절에 물에 얼굴을 비취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 우주만물과 계절이 함께 어우러져 한 세상이 되듯이 와인의 일생, 또한 그 범주에서 벗어날수가 없습니다. <사진=ⓒSteve Jurvetson>

無鑑於水 鑑於人( 무감어수 감어인 )
표면에 집착하지 말고 시선을 내부로 향하라는 뜻 입니다.
그것이 사람이든
그것이 와인이든
또는 그것이 세상이든....,
 

▲ 권기훈 교수

권기훈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의대를 다녔고, 와인의 매력에 빠져 오스트리아 국가공인 Dip.Sommelier자격을 취득하였다. 이후 영국 WSET, 프랑스 보르도 CAFA등 에서 공부하고 귀국. 마산대학교 교수, 국가인재원객원교수, 국제음료학회이사를 지냈으며, 청와대, 국립외교원, 기업, 방송 등에서 와인강좌를 진행하였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 권기훈 a90049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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