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금수강산으로, 산과 물이 많은 나라이다. 여름에 비도 많이 오고, 겨울에는 눈도 내린다. 또한 백두대간이 길게 펼쳐져 있다.

보통 큰 산일수록, 빗물을 많이 머금을 수 있다. 그 물은 지하에 스며들어 여러 지층의 영향을 받아 미네랄을 함유하게 된다. 지층에 고인 물은 바위의 틈 사이로 새어 나와 시냇물이 되고, 상류에서 하류로 흐르면서 하천이 되고 강이 된다.

옛날에는 하천의 물을 길어 와 생활용수로 쓰거나 음용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산업화로 인해 수질오염이 발생하였고, 현재는 여과공정과 살균화학 처리를 통해 상수도로 가정에 공급되거나 병입되어 판매되기도 한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생수의 종류는 만 가지가 넘는다. 사실 확실하진 않다. 전 세계적으로 생수 시장이 매년 10%씩 성장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매년 새로 생겨나는 생수 브랜드의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불과 6~ 7년 전에 60~ 70개 생수를 생산했는데, 현재 200개의 브랜드가 생산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수 브랜드를 가진 것은 이탈리아인데 600종류(2012년 기준), 그다음은 멕시코, 독일 순이다. 생수 대국으로 꼽히는 프랑스도 200종류가 되는데, 우리나라도 브랜드의 개수로 따지면 세계 생수 시장을 이끄는 강국이라고 볼 수도 있다.

내가 처음으로 워터를 공부하던 2012년에 봤던 자료에선 전 세계 3,000개의 생수가 유통되고 있었고, 2014년에 봤던 외국자료에선 6,000가지가 넘었단 자료를 봤으니 현재 만 가지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억지는 아니다.

만 가지가 넘는 생수들은 도대체 어떻게 구분할까?

우리가 마시는 생수의 종류는 지역별, 성분별 구분하기도 하는데 이번 칼럼 기획은 원수원(원천)에 따라 구분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수돗물과 정수기를 추가해 샘물, 자분정, 수돗물, 정수기, 해양심층수, 빙하수, 우물, 빗물, 기능성 생수로 설명하고자 한다.

오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샘물에 대해 설명하겠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지하수, 암반수 이런 용어들을 사용하는데, 사실 다 똑같다. 지하수는 지층의 암석 등에 둘러싸여 대수층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 대수층에서 파이프나 시추 없이 자연적으로 수압에 의해 바위틈으로 흘러나오는 물을 샘물 혹은 용천수라고 한다. 보통 강이 되기 전 산에서 살짝 흘러나오는 시냇물이나 약수터의 물들이 샘물이다.
 

▲ 보통 약수터의 물의 원천은 샘물이다. <사진=픽사베이>

영어로는 스프링 워터라고 하는데, 이유는 겨울에 바위가 꽁꽁 얼어 있다가, 봄이 되어 녹으면 얼음이 있었던 바위틈 사이로 물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자연적으로 분출되는 샘물은 대수층 고유의 수압이 있기 때문에 지표면의 오염물질을 밀어내면서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대수층의 오염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인공적으로 구멍을 뚫어 나오게 한 샘물은 기존의 수압이 부족하기 때문에 물이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샘물은 대수층 주변의 지질의 영향을 받는다. 그 지질에 따라 미네랄 구성요소가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수원지가 비슷한 지역은 보통 비슷한 미네랄 구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 세계의 높은 고지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물들을 샘물 혹은 용천수, 영어로는 Spring Water 라고 한다. <사진=픽사베이>

물 중에선 유럽권 알프스 산맥 쪽의 샘물이 미네랄 함량이 높은 편이며, 우리나라, 일본, 히말라야, 뉴질랜드나 칠레 쪽은 미네랄 함량이 적은 편이다.

미네랄이 들어 있는 물은 미네랄 워터, 광천수라고 하는데, 용천수랑 개념이 비슷해 처음 워터를 공부하면 헷갈려한다. 광천수는 광물질을 담은 물이란 뜻으로, 물이 지질의 영향을 받아 무기질을 함유하면 다 광천수이다. 광천수는 용천수, 지하수, 암반수, 우물, 자분정 등을 다 포함한다. 광천수가 아닌 물은 빗물이나 해양심층수, 빙하수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자연의 샘물을 병입할 때 최소 여과과정을 거치면 내추럴 미네랄 워터(Natural Mineral Water)를 표기할 수 있는데, 오존처리나 R.O.(Reverse Osmosis) 등을 거치면 내추럴이란 말을 쓸 수 없고 미네랄 워터(Mineral Water)로 표기해야 한다. 오존처리를 하게 되면, 확실하게 미생물 등을 살균할 수 있지만, 발암물질인 브론산염이 나온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워낙 좋은 샘물은 살균할 필요도 없다. 최근엔 오존처리 하지 않은 내추럴 미네랄 워터가 선호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표기법은 국내에 국한되므로 수입생수는 별도로 라벨에 확인해야 한다. 외국의 유명한 수입생수도 내추럴 미네랄 워터를 표기했는데, 국내 수입용은 오존처리를 해서 들어온다. 관련 부처가 국민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있다.
 

▲ 미국의 옐로우스톤 국립국원은 대표적인 온천이다. <사진=픽사베이>

또한 온천수는 뜨거운 물을 말한다. 지열과 지온에 의해 물의 온도가 상승하고, 지표면에 올라왔을 때 물의 온도가 우리나라 기준 25도 이상이면 온천이라고 부른다. 일본도 25도가 기준이며, 독일은 20도이고, 세계적으로 22도 이상이면 온천이라고 부른다. 
 

▲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김하늘 워터소믈리에는? 2014년 제 4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로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다. 2015년 5회 대회 땐 준우승을 차지하며 연속 입상했다.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 및 칼럼연재로 ‘마시는 물의 중요성’과 ‘물 알고 마시기’에 관해 노력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skyline@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