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성환 밥소믈리에

충남지역을 대표하는 쌀이다.

내가 이 칼럼을 시작하기까지 망설임이 많았다. 우리 품종 중에서도 맛있고 좋은 쌀은 있다. 그러나 문제는 모두 다 그냥 맛있고 좋다고 한다. 콘셉트도 스토리도 없다. 그냥 아무렇게나 개발된 쌀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스토리가 없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니 대화가 안 된다. 어딜 가나 다 이 쌀이 최고라고 한다.

다 똑같은 농법에 맑은 물에 비옥한 토양이라고 한다.

마트에서 파는 식품이 다 맛있다고 우기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겠다.

어떤 물에서 어떤 토양에서 어떤 스토리를 담긴 쌀이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되는지를 알릴 수 있어야 한다.

유명한 와인을 보면 다 스토리가 있듯이 쌀도 이런 것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개발된 최고 품질 벼는 무려 15종이나 있지만, 이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개발만 하고 나면 끝인 것 같다. 그러니 소비자가 알 턱이 없다.

밥쌀용 최고품질 벼 15종에 대해서는 [좋은 쌀, 나쁜 쌀, 이상한 쌀] 첫 번째 칼럼을, 밥쌀용 최고 품질 벼 기준은 두 번째 칼럼을 찾아보면 된다.

서울 시내에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본다면 아마 쌀 품종보다는 와인 포도 품종을 더 많이 알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고 품질벼 중 가장 성공했다고 말하는 것은, 일단 재배면적 순위를 보면 알 수 있다. 재배면적 순위가 4번째로 최고 품질 벼 중 가장 많이 재배된다. 그리고 국내 개발 품종 중 단백질 함량이 낮게 유지된다. 어디서나 항상 5%대를 유지하는 품종은 그리 많지 않다.

삼광의 주요 특성이다
* 숙기 – 중만생종
* 현미천립중(g) – 22.2
* 아밀로스 함량(%) – 18.3
* 단백질 함량(%) – 5.7
* 재배지 – 중부평야 및 남부중간지 (충남지역)
* 기타 - 일품벼보다 약간 길며 외관품질, 단백질 함량, 도정율, 백미 완전립 비율에서 일품보다 우수하다.

먹어보면 매우 품질이 우수하다. 필자의 주관으로는 추청이나 오대보다 훨씬 밥맛이 우수하다.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시장 가격이 오대보다 저렴하다. 그러니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의 쌀을 먹으려면 ‘삼광’을 먹으면 된다. 가성비가 최고인 쌀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삼광이 재배되기는 하지만, 필자가 충남지역을 삼광의 으뜸으로 뽑는 것은, 충남 이남 금강 하류 지역을 중심으로 대단위 면적의 삼광 전용 계약 단지에서 재배된다. 금강하류 지역은 리아스식 해안으로 토지가 매우 비옥하다.

리아스식 해안(Rias Coast) – 하천의 침식을 받은 지역이 해수면 상승이나 지반의 침강으로 형성된 지역이다. 해안선이 복잡하고 곶과 만이 많다.

그 외 충남 지역의 삼광이 특별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볏짚을 환원한다. 늦은 가을 논을 보면 일면 공룡 알 또는 머쉬멜로우라고 불리는 볏짚을 돌돌 말아 흰 비닐로 감아 놓을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것은 볏짚을 소의 사료로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곤포 사일리지(Slige)가 정식 명칭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전부 토지로 환원을 시켜 토질을 비옥하게 만든다.

둘째, 헤어리베치(녹비작물)를 재배하여 천연 유기질 비료를 생산해서 더욱더 토지의 지력을 끌어올린다. 그 후 다시 유효 미생물과 왕우렁이를 투입한다.

▲ 헤어리베치 <사진=국립 종자원>

흔히 우렁이농법, 오리 농법은 단순히 제초작업을 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니 무농약 재배가 가능하다. 하지만, 토지가 비옥하지 않으면 따로 비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쌀의 단백질 함량이 높아져서 밥맛이 떨어진다. 이런 녹비작물을 활용하여 최대한 자연의 힘으로 쌀을 재배하려 하는 것이다. 질소질 비료의 사용을 억제함으로써 단백질 함량이 낮은 맛있는 쌀을 재배한다.

삼광의 단백질 함량이 낮게 유지되는 이유가 다 여기에 있다.

이런 각고의 노력으로 맛있는 쌀이 재배되고 있지만, 인지도가 약하다는 이유로 또, 경기도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가격은 경기미나 오대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훨씬 더 맛있지만, 저렴한 진정한 가성비의 쌀이 바로 삼광이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 최초로 자킴인증을 받아 말레이시아로 수출한 쌀도 삼광이고, C사의 무균밥에 사용하는 쌀 중 삼광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L사의 도시락용 쌀로 삼광이 채택되어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듯 아는 사람은 다 삼광의 품질을 알기에 그런 것이다.

▲ 서래야 쌀 (한국 최초의 자킴 인증 쌀. 품종/삼광) <사진=박성환>

* 자킴(JAKIM) – 말레이시아 할랄(HALAL)인증. 할랄은 신이 허락한 것이라는 아랍어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이 먹고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된 인증이다. 할랄인증은 이슬람 통일 기준이 없어 국가별로 인증이 다르며 서로 통용되는 인증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인증도 있다. 그중 가장 권위 있고 까다로운 인증이 말레이시아의 자킴(JAKIM)이다. 그 외 인도네이사는 무이(MUI), 싱가폴은 무이스(MUIS), 한국은 케이엠에프(KMF)가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박성환밥소믈리에 honeyrice@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