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e Selection, but almost everything in plastic, Would love to see more water in glass.”

내 SNS 계정에 올렸던 한 워터 사진에 세계적인 워터소믈리에 마틴 리세(Martin Riese)가 남겼던 댓글이다. 내가 올렸던 워터 사진 대부분 플라스틱에 들어있는 물이라 다음엔 유리병에 든 물을 더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사실 조금 억울했다. 우리나라 물 중에 유리병에 든 물이 얼마나 된다고.

우리나라 먹는샘물의 국어사전적 의미는 “페트병에 담아 파는 물”이다. 먹는물관리법(2015. 2. 3 일부 개정)을 보면 제3조(정의) 3항에 “먹는샘물”이란 샘물을 먹기에 적합하도록 물리적으로 처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조한 물을 말한다.

페트병에 관한 내용은 지난주 칼럼에서 다뤘다. 가벼우면서 깨지지 않는 장점이 있어서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햇빛에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 환경호르몬이 빠르게 증가한다는 단점이 있다.

유리는 자기와 같이 오랫동안 인류의 보관용기로써 사용되어왔다. 유리의 기원에 대해선 다양한 주장이 많지만, 적어도 기원전부터 사용되어왔고, 오늘날의 유리 기술을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19세기 들어서 유리 제조에 자동화 기계가 개발되면서 오늘날 유리병의 대중화가 진행됐다.

유리의 장점은 공기의 차단성이 높기 때문에 보관하는 식품의 변질을 막을 수 있고, 화학적 내구성이 강해 산, 알칼리에도 문제가 없다. 착색도 가능해 자외선도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유리는 깨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캔은 주로 알루미늄 캔과 철 캔을 사용한다. 알루미늄 캔은 보통 탄산음료에 사용되며, 쉽게 찌그러지고, 철 캔은 보통 참치 캔이나 커피 캔에 사용되며, 쉽게 찌그러지지 않는다. 물의 경우 보통 탄산수나 수소수를 담은 캔의 경우 알루미늄 캔을 사용하는데, 열과 전기의 전도성이 크고 내식성(부식에 견디는 성질)이 크다. 하지만 알루미늄 캔은 약간의 외부적 충격을 받으면 금방 찌그러진다. 
 

▲ 생수의 각양각색의 보관용기. 투명한 페트병, 초록색 페트병, 파란색 페트병, 초록색 유리병, 파란색 유리병, 투명한 유리병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이 외에도 폴리에틸렌 비닐(팩 모양)과 종이팩도 있지만 보통 이 세 가지 용기에 보관한다.

워터바에 근무할 당시 하루는 실험을 해봤다. 상온에 있던 유리병, 페트병, 알루미늄 캔에 들어있는 탄산수들을 동시에 냉장고에 넣고 30분이 지났을 때, 어떤 용기에 들어있는 탄산수가 가장 시원한가 테이스팅 했다. 체감상 캔이 가장 시원하였고, 유리병, 페트병 순이었다.

차가워진 탄산수를 이번엔 다시 실온에 보관했다. 30분 후 어떤 용기가 가장 먼저 식는지 확인했는데 페트병, 알루미늄 캔, 유리병 순이었다.

각각 용기마다 장단점이 확연하다. 각 단점을 메울 방법을 찾는다면 어떤 용기든 크게 개의치 않을 수 있다. 플라스틱은 햇빛과 열에 노출을 피하고, 유리병과 캔은 조심조심 안전하게 운반하고 다룬다면 유통기한 내에 안전하게 마실 수 있을 것이다.
 

▲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칼럼니스트 소개] 김하늘은? 2014년 제 4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로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다. 2015년 5회 대회 땐 준우승을 차지하며 연속 입상했다.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 및 칼럼연재로 ‘마시는 물의 중요성’과 ‘물 알고 마시기’에 관해 노력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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