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환 밥소믈리에

[칼럼니스트 박성환] 지난번에는 맛있는 밥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건강한 밥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여전히 집밥 열풍이다. 하지만 정작 집에서 무언가를 해 먹는 것보다는, 외식이나 HMR(Home Meal Replacement) 식품을 사서 먹거나, 회사나 학교의 급식을 먹는 일이 많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가 먹는 한끼 식사 하나하나가 만병의 근원일 수도 있고, 한첩 보약일 수도 있다. 요즘 유행하는 가정식 식당들이 다 건강한 집밥을 표방하고 있다고 하지만, 얼마나 건강한 밥일까?

어떤 밥을 먹는 것이 건강한 밥상이 되는지 대표적인 사례들을 앞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오늘이 그 첫번째 이야기다.
 

▲ 타니타 식당 마루노우치 <사진=타니타 홈페이지>

혹시 집에 체지방측정기가 있다면 유심히 보기 바란다. 참 신기하지 않은가? 피부와 접촉한 상태로 체지방을 측정하다니, 그 체지방 측정기를 세계최초로 개발하고 판매한 TANITA라는 기업의 사원식당을 이야기 해보려 한다.

식품기업도 외식전문기업도 아닌 체중계를 만드는 회사의 급식이 건강한 밥상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체중계, 체지방계를 만드는 타니타(TANITA)는 어느날 자기 직원들의 체지방상태가 엉망이라는 것을 알고, 직원들의 복지차원에서 직원들의 체지방을 줄이기 위한 회사 식당을 1999년 회사 건물에 만든 것이 그 시작이다.

이 사원식당의 컨셉은 ‘맛있게, 배가 꽉 차게 먹어도, 모르는 사이에 살이 빠진다’ 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고작 하루 한끼 회사 직원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것뿐인데 직원들의 체중과 체지방이 빠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것이 소문이 나다 보니 2009년 NHK에서 방송까지 하게 된 것이었다.

그 후 타니타의 건강한 식단을 담은 [체지방계 타니타 사원식당]이라는 책이 출판되었고, 무려 420만부나 팔리는 폭발적인 히트를 기록하게 된다. 타니타 식당에서 식사하고 싶다는 요청이 너무나도 많이 쇄도하여 2012년 결국,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타니타식당]이 도쿄 마루노우치에 오픈을 하게 된다. 지금도 이곳은 오픈 전부터 줄이 서있는 곳이다. 이 식당 역시 대 성공을 이루어 마침내, 2013년 영화까지 만들어지게 되었다.

저자 역시 일본 소믈리에 시험 때 식사하러 가보았다가 이미 식권이 다 팔려서 먹어보지도 못하고 돌아왔었고, 결국 2번째 방문해서도 1호점이 아닌 NTT동일본관동병원에 있는 TANITA 식당에서 겨우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럼 무엇이 그토록 타니타 식당을 대단하게 만들었는지, 타니타 식당의 5가지 룰에 대해서 살펴보자.

타니타 식당의 기본은 ‘1끼 식사 500kcal로 배부르게 먹자’다

1) 국1, 반찬3의 정식 스타일로 국1, 주찬1+부찬2, 밥으로 총 5가지로 구성되어 밸런스 있게 영양을 설취하도록 설계되었다.

2) 야채를 가득 사용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권장하는 1일 야채 섭취량은 350g으로 타니타 식당의 1식 야채량은 200g 전후로 야채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3) 씹는 식감이 있도록 조리한다. 자연스럽게 씹는 횟수가 늘어나도록 야채는 큼직큼직하게 자르고, 물러지지 않도록 조리하여 충분히 씹어 먹도록 했다. 그렇게 해서 뇌가 만복감을 느낄 수 있는 20분간 충분히 씹으면서 식사하는 것으로 만복감을 얻을 수 있다.

4) 염분은 3g 전후로 일본 후생노동성이 권장하는 1일 염분 섭취량의 1/3 수준으로 염분 사용을 자제하며 사용했다. 제철 식 재료를 사용하여 담백한 맛으로도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조리하였다.

5) 밥 한 공기는 약 100g을 목표로 한다. 타니타식당에서 권장하는 한끼 밥 량은 [100g (약 160kcal)]이다.
 

▲ 타니타 밥그릇(좌측)과 저울 및 타이머(우측) <사진=타니타 홈페이지>

타니타 밥 그릇 아래 선이 100g (160kcal)이고, 윗 선이 150g(240kcal)이며, 타니타 저울 및 타이머를 이용하여 저울로는 밥 중량을 재고, 타이머는 20분에 셋팅해서 천천히 씹어 먹도록 했다.

그리고 마지막 타니타 만의 시그니처가 있다.

눈금이 있는 밥그릇, 테이블 마다 놓여진 저울과 타이머등 다른 식당에서는 볼 수 없지만 특이한 광경들을 볼 수 있지만 진정한 타니타의 숨은 저력은 바로 밥이다.

타니타는 금아미라는 특허밥은 도정법으로 가공한 쌀로 밥을 지어 제공하고 있다. 쌀눈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정확하게 백미로 가공하는 도정법이다. 쌀눈만이 노랗게 남아있어 금아미라고 부른다. 그래서 백미보다 더 맛있지만, 현미처럼 영양소를 살린 쌀이다.

국내에도 그와 유사한 쌀이 있다. 바로 ‘배아미(쌀눈쌀)’다. 이 쌀눈쌀도 쌀눈을 살리도록 도정을 했다. 금아미와 유사하지만 색상과 식감에서는 백미와 약간의 차이가 있다.
 

▲ 금아미 포스터(좌측)와 쌀 비교(우측) <사진=토요라이스 홈페이지>

여러분 비록 금아미는 없지만 ‘배아미(쌀눈쌀)’로 밥을 지어 먹어보면 어떨까. 그것도 없다면 5~9분 도정한 쌀을 먹어보면 어떨까 한다. 그리고 어떤 밥이든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면 보다 더 건강한 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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