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서 고객들의 물 선택을 돕는 일을 할 땐, 평소에 그분들의 건강과 물에게 원하는 바를 공유하게 된다. 요새 매체에서 물의 중요성을 강조하다 보니, 가끔은 더 나아가 심장병이나 암, 당뇨 등을 고칠 수 있는 물을 추천해달라고 하시는 고객들이 더러 있다.

물론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수치요법(물로 병을 고치는 법)과 의학이 결합해 많은 수치요법의사들을 배출해내, 꽤 많은 연구물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국내에서는 수치요법의사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좀 더 확실한 치료법을 원하는 (혹은 빠르게 치료되길 원하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나 치료법이 발달하지 않았다. 또한 물은 치료적 개념보다는 예방적 개념이 크기 때문에, 병이 나지 않고 건강한 이유에 대해서 물의 효과라고만 단정 짓기도 어렵다.

하루는 항상 알칼리수를 주문해 드시는 고객이 더 이상 알칼리수를 마시지 않겠다며 집에 남은 알칼리수를 들고 매장에 오셨다. 그 알칼리수 브랜드는 pH가 9.8인 기능성 생수다. 이 고객은 암 투병을 하시고 항암 치료를 하고 나서 의사의 추천을 받아 알칼리수를 매일 마셨다고 한다.
 

▲ 국내에서 유통되는 알칼리수. 왼쪽부터 에이수, 아이시스 8.0, 지리산 맑은샘, 더블유워터, 백두산 하늘샘, 푸른섬 제주 알칼리, 알카라이프(호주)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체질변화에 효과가 있는 알칼리수는 평소 균형 잡힌 식단보다는 육식위주의 식사를 자주 하시는 분들에게 좋다. 몸은 원래 약 알칼리성으로 되어있는데, 육식은 산성이라서 고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체질 또한 산성으로 변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산성일 때, 심장병이나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알칼리수로 몸의 pH 밸런스의 균형을 잡아주는 게 좋다.

이 고객은 세 달 정도 매일 알칼리수를 마셨는데, 매장에 방문하기 전날 병원에 갔을 때, 담당 의사가 알칼리수를 더는 마시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고 한다. 그 세 달 사이에 체질이 완전히 알칼리성으로 바뀌어 오히려 더 마시면 pH 균형이 알칼리 쪽으로 깨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셨다고 한다. 나는 고객의 건강이 다시 그린라이트로 돌아온 것에 크게 기뻐하고 환불해드렸던 기억이 있다.

알칼리수의 효능에 대해서는 글로만 읽은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 나의 고객 중에 체질이 변한 사례가 생겼다. 당시에 그 고객 외에 몇 분에게 이 사례를 들어 추천해 드렸다. 휴가를 갈 때도 가방에 몇 병씩 챙겨가신다고 한다. 그분들의 좋은 소식이 기다려진다.
 

▲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칼럼니스트 소개] 김하늘은? 2014년 제 4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로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다. 2015년 5회 대회 땐 준우승을 차지하며 연속 입상했다.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 및 칼럼연재로 ‘마시는 물의 중요성’과 ‘물 알고 마시기’에 관해 노력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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