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점심엔 고소하고 시원한 콩국수가 당기고 퇴근과 함께 사무실 탈출 후 술이 고픈 날들이 계속된다. 해가 길어지고 여름의 선선한 저녁 바람이 느껴지는 이때, MBTI 파워 계획형 J 유형인 김대리는 남들보다 빠르게 여름휴가 계획을 세웠다.

▲ 한달 전부터 고민하는 바캉스 샴페인 TOP 3

어디로 갈지, 누구랑 갈지 아직 엑셀로 정리하진 않았지만 소중한 휴가를 더욱 빛내줄 바캉스 샴페인들이 아이스박스 차가운 얼음 속 다소곳하게 꽂혀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Whenever & Wherever, Easy Drinking, but not Simple,
샴페인 드 로슈 셀렉시옹 브뤼

▲ 샴페인 드 로슈 셀렉시옹 브뤼

튜브 하나 든든하게 뱃살에 끼고 바다에 들어가고 싶지만 이젠 발바닥에 붙은 모래 터는 것도 버겁다. 세상만사 귀찮은 것 투성이지만 샴페인을 마시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김대리다. 뜨거운 모래사장 위에 요새 유행하는 론체어를 하나 펼쳐 놓고 파라솔 그늘 아래에서 캐주얼하게 마시기 딱인 샴페인 드 로슈 셀렉시옹 브뤼. 피부로 느끼는 태양의 열기와 샴페인 한 모금에 입안에서 느껴지는 프레시함은 온몸의 짜릿한 전율마저 느끼게 한다.

샴페인 드 로슈 셀렉시옹 브뤼는 랭스(Reims) 근처 장브리(Janvry) 지역의 샴페인으로 피노 뮈니에(Pinot Meunier) 85%와 피노 누아(Pinot Noir) 15%로 블렌딩 되었다. 60%의 기존 빈티지 와인에 40%는 리저브 와인을 섞어 42개월 동안 숙성되어 배, 살구, 조린 과일, 헤이즐넛, 구운빵의 아로마는 물론 집중도 있는 익은 과실감과 오밀조밀한 밀도 있는 버블이 입안 가득 차오르며 진정한 여름 휴가의 시작을 알린다.
 

무더운 여름 입맛 도둑,
샴페인 로랑 르카르 블랑 드 블랑 브뤼

▲ 로랑 르카르 블랑 드 블랑 브뤼

여름 바캉스는 김대리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다. 수많은 경쟁 중 결국 네이버 평점을 믿고 바닷가 근처 음식점을 향한다. 싱싱한 회와 다양한 해산물이 테이블 가득 차려진다. 창문 넘어 앞은 바다요, 손에는 맥주잔에 담긴 시트러스한 샴페인을 잡고 있다.

가족 경영 샴페인 하우스인 로랑 르카르(Laurent Lequart)는 마른(Marne) 지역의 Passy Grigny 마을에 위치한다. 특히 블랑 드 블랑은 ‘2020 International Wine Challenge’ 와 ‘2020 Gilbert&Gaillard Concours’ 에서 Gold Medal을 획득하며 이미 퀄리티는 보증된 셈이다. 백합, 데이지와 같은 화이트 플라워, 레몬, 라임의 시트러스한 계열의 과실과 고소한 브리오슈, 버터 내음이 복합적으로 느껴지며 산뜻한 산미는 김대리의 침샘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영화 속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줄,
샴페인 아티센코 밀레짐

▲ 샴페인 아티센코 밀레짐

마를린 먼로는 매일 샤넬 No.5 향수를 뿌리고 샴페인 한 잔을 마신다 하지 않았는가? 휴가 분위기를 한 껏 내고 싶어서 선택한 가장 감각적인 샴페인, 일상과는 좀 더 특별한 밤을 위한 샴페인, 바로 아티센코 브뤼 밀레짐이다.

예술적임의 결정체인 샴페인 아티센코는 오직 빈티지 샴페인만 생산, 10년 숙성 후 세상에 선보인다. 그래피티 디자이너 Andre Saraiva(안드레 사레바)는 훌륭한 와인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Creative, Classic, Modern의 주제로 레이블을 디자인했고 그 결과 부티크 샴페인의 복합미, 우아함, 볼륨감을 그대로 담은 와인이 탄생하였다. 특히 손꼽히는 그레잇 빈티지인 2008 아티센코 밀레짐은 프리미에크뤼 포도를 사용하여 최고급 샴페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오렌지, 레몬과 같은 산미와 어우러지는 미네랄 터치, 그리고 망고의 달큰함과 누가캔디, 브리오슈의 숙성미가 레이어드되며 크리미하게 넘어가는 버블 질감과 함께 행복한 휴가의 밤처럼 감미롭게 마무리된다.

비타500 뚜껑에 적힌 ‘축 당첨! 한 병 더’ 같은 무료 교환권은 아니지만 샴페인 뮤즐렛 안쪽에 파리 감성 물씬 풍기는 ‘Je Taime’ 쥬뗌므라는 메시지는 더할 나위 없이 사랑하는 사람이나 열심히 일한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달콤한 말이 아닐까 싶다.

여름 휴가를 준비하는 모든 직장인에게 공유하는 김대리의 진심이 담긴 바캉스 샴페인 리스트이다. 코로나로 평소와는 다른 휴가를 보내고 2년 만에 다시 찾아오는 우리의 소중한 여름휴가를 위하여 가방 한 켠 샴페인을 담아 떠나보길 바란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동열 기자 feeeelin@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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