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상품 중 하나로, 프랑스, 호주, 남아메리카 등에서 온 다양한 와인들의 사람들이 식탁을 빛내주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와인은 무역 분쟁으로 인해 촉발된 조치의 주요 타깃이기도 하다.

일리노이 대학교 연구팀은 세계 시장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들을 위한 와인 관세의 경제적 비용을 탐구했다. 일리노이 대학교 농업 및 소비자 경제학과 조교수이자 Food Policy에 발표된 논문의 주요 저자인 윌리엄 리들리(William Ridley)는 “와인은 분쟁 당사자들에 의해 부과되는 교차 보복의 조치와 징벌적 관세들의 표적이 된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와인이 무역 분쟁의 주요 표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확실한 이유는 와인 생산자들이 수출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와인은 많은 나라에서 문화적으로 중요한 산물이라고 리들리는 말한다.

현재 유럽연합(EU)에서는 세계 와인의 60%를 생산하고 있으며, 그중 세계 수출의 67%를 차지한다. 또한, 미국의 경우 세계 와인 생산량 8.2%, 수출량 5%를 가지고 있으며, 호주, 아르헨티나, 칠레, 중국 역시 주요 생산국이다.

와인의 경우 최근 몇 차례 무역 분쟁의 휘말렸다. 대표적으로 미국과 EU는 최근 수년간 보잉과 에어버스 항공기에 대한 보조금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으며, 각 측은 부문 간 보복 조치로 인하여 해당 분쟁과 관련 없는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9년 미국은 최대 14%의 알코올이 함유된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해당 분쟁은 2021년 휴전에 돌입했다.

중국의 경우 호주산 와인 수입에 대해 최대 212%의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과 호주 사이 큰 분쟁이 발생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호주산 와인의 덤핑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지만 양국 간의 계속되는 정치적 긴장 역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호주 와인의 가장 큰 해외 시장으로, 관세는 사실상 와인 거래를 중단시켰다.

연구원들은 와인 수입에 대한 이러한 부수적인 보복 사례가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미국과 EU 사이의 분쟁은 무역 손실로 인하여 약 1억 9,000만 달러(한화 약 2,356억 7,6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한 반면, 중국과 호주의 분쟁은 1억 4,900만 달러(한화 약 1,847억 8,980만 원)의 손실을 입었는데, 이는 연간 총 3억 3,900만 달러(한화 약 4,204억 2,780만 원)에 달하는 무역적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수입국의 소비자들도 해당 손실의 여파를 겪게 된다. 미국 와인 소비자의 경우 소비자 가격 변동을 기준으로 측정된 소비자 복지가 약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EU 소비자들은 이와 비교해 적었다. EU 지역의 와인 생산자들의 경우 수출이 감소할 시 국내 시장에서 더 많은 와인을 판매하기 때문에 생산자들은 피해를 받지만 소비자들은 오히려 와인을 더 구하기 쉬운 위치에 있게 된다. 이는 중국-호주 갈등도 비슷하며, 중국 소비자들이 경제적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리들리와 연구팀은 수입 관세가 전혀 없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보여주기 위한 반사실적인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는데, 그들은 완전한 와인 무역 자유화가 세계적으로 약 7,600만 달러(한화 약 942억 원)의 새로운 무역을 가져오고, 와인 소비자의 복지를 4% 증가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리들리는 “세계무역기구(WTO)는 무역갈등이 어떻게 진행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칙을 정하고 있으며, 교차보복은 각국이 채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도구 중 하나이다”라고 말하며 “그러나 관세는 본질적으로 왜곡된 것이며 부정적인 순효과를 가지고 있다. 관세의 경우 특정 국내 산업을 보호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외국 경쟁으로부터 보호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된다. 왜냐면 그들이 사는 물건에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효과가 긍정적인 효과보다 거의 보편적으로 더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와인 수입에 대한 관세도 최근 몇 달간 지속된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에 기여했다고 리들리는 말하며 “수입품들이 관세에 직면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그들이 외국 제품을 사든 국내 제품을 사든 상관없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된다. 와인이 최근 인플레이션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분명히 기여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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