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21년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2022년도 와인 업계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트렌드는 무엇이 있을까? 와인업계를 대표하는 조사기관 ‘와인 인텔리전스(Wine Intelligence)’에 따르면 환경, 프리미엄 그리고 RTD를 중심으로 다양한 동향을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01. “와인의 무게를 줄여라!” 유리병의 경량화

지난 30년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와인 산업은 아직 750ml 유리병에 대한 소비자의 사랑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유리병의 경우 소비자 관점에서 가장 선호 받는 포장인데, 플라스틱보다 더 친환경적으로 보이고, 와인의 가치, 전통 및 품질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 식탁에서 보기 때문이다. 와인인텔리전스의 소비자 조사 결과 약 55%가 와인의 유리병 포장을 ‘지속 가능한 형태’라고 답한 반면, 박스형 포장(bag-in-box) 와인의 경우 35%만이 지속 가능하다고 답하였다.

그렇다면, 실제로 유리병은 어떨까? PE인터내셔널의 2011년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인 표준 유리 와인병 500g의 건조중량(dry weight)은 와인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 중 29%를 차지한다. 하지만 시중에는 약 1kg에 가까운 건조중량을 가지고 있는 스틸 와인들이 많이 있으며, 이러한 와인들의 겨우 포장에서만 탄소 배출량이 50%나 차지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가벼운 병 일수록 탄소 발자국을 더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와인인텔리전스은 “잰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 MW & 팀 앳킨(Tim Atkin) MW와 같은 영향력 있는 인물들은 오랫 동안 무거운 와인병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여왔다”라고 말하며 “이제 영향력 있는 단체 및 소매업체들은 그들의 목표를 위해 점점 더 많은 연합을 규합하고 있으며, 이들은 구매력을 발휘하여 공급업체들이 가능한 한 경량 유리에 전념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02. 고급 와인의 ‘지속가능성’ 검증 필요… 프리미엄화 추세는 2022년에도 계속

오늘날 럭셔리는 무엇을 의미할까?

고급 프로방스 와인 생산자 쉔 블루(Chene Bleu)가 주최한 모임에서 파이낸셜타임즈의 칼럼니스트인 루시아 반 더 포스트(Lucia van der Post)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지속가능한 것이다”라고 말했으며, 쉔 블루의 공동 소유주이자 런던 즈우건 거래소의 전 CEO인 재비어 롤레트(Xavier Rolet)는 “명품 브랜드는 자신의 가치와 행동을 차세대 소비자의 가치와 행동에 맞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인간과 환경 모두에게 지속가능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고급 브랜드, 특히 고급 와인의 경우 제품 자체의 품질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2022년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와인을 마시는 사람은 줄면서도, 더 좋은 품질의 와인을 찾는 사람들은 늘고 있어 고급 와인 업계의 경우 이러한 추세의 주요 수혜자 중 하나이다. 따라서 고급 와인 업계의 주된 숙제는 기존의 품질 및 브랜드 유산에 대한 홍보가 아닌 새로운 세대의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접근방식일 것이다.

또한, 2021년도 와인 업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소비자들이 예산을 기꺼이 높여 고급 식음료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다. IWSR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서 20달러 이상에 판매되는 프리미엄 와인의 판매량은 2021년 상반기 6개월 동안 +2~4% 반등했으며, 와인의 최상단에서는 2차 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고급 와인의 가격을 측정하는 Liv-Ex Fine Wine 100 지수가 지난 10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17개월 연속 상승률을 기록했다.

조금 더 비싼 제품을 소비하고자 하는 추세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우리와 함께해 왔고, 이는 와인을 덜 마시는 트렌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와인인텔리전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소비시장의 소비자 중 39%, 네덜란드, 스위스의 경우 50% 정도가 자신의 와인 소비를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와인 생산업체 역시 부피별로 주류에 부과되는 고정가치세의 영향 때문에 저가 와인에 비해 이들 제품에 대한 수익률이 수배 이상 높아져 ‘프리미엄’에 대한 혁신과 홍보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2022년에는 외식 및 여행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가정 내 소비를 선호하는 부머 세대, 최근 대부분의 와인 시장에서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밀레니얼 세대의 영향력, OIV가 추정한 다양한 위기(2021년 북반구 와인 수확량 약 18% 감소부터 에너지, 건조제품, 운송비의 가격 상승) 등 총 세 가지 요소가 와인 프리미엄화 열차를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03. 캔와인과 같은 저알코올 RTD의 전성기

▲ 쿨캣 와인 스피리쳐 <사진=Cool Cat>

캔와인은 2021년에 기술적 측면과 판매적 측면 모두에서 큰 발전을 이뤘고, 이는 2022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휴대 가능한 1인용 와인 및 와인 기반의 저알코올 스파클링 음료 등이 새로운 제품 하위 범주를 구축하는 산업에서 큰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데, IWSR의 예측에 따르면 특히 미국에서의 RTD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은 위와 같은 다양한 혁신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2022년에도 이러한 성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보다 민첩한 RTD 제조업체들은 프리미엄 브랜드 위스키, 럼, 진 등을 사용하여 가격 상승을 유도함으로써 현재 주류 기반 음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제품을 ‘프리미엄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으며, 와인 업계의 경우 프리미엄 와인 제품, 주로 스파클링 와인 생산업체와 샴페인 하우스가 저알코올 / 1인용 시장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삼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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