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인리스스틸 탱크

스테인리스 스틸은 1913년 영국에서 철과 크롬의 합금으로 탄생하여, 1920년대에는 니켈을 첨가한 합금으로 현대의 스테인리스스틸이 완성되었다.

처음에는 병원의 수술용 기구에 사용되다가, 주류업계에서는 1928년 맥주 양조용 탱크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와인업계는 워낙 보수적인 성격이 강해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를 감히 사용할 생각을 못하다가, 1961년 ‘샤토 오브리옹’이 와인업계에서는 최초로 도입하면서 와인의 발효탱크에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와인 양조에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가 도입될 때 “와인이 우유냐?”라는 핀잔을 들을 정도로 와인업계에서는 반발이 심했다. ‘샤토 마르고’에서는 ‘앙드레 멩젤로풀로스(André Mentzelopoulos)’가 죽은 후 그의 딸인 ‘코린 멩젤로풀로스(Corinne Mentzelopoulos)’가 1980년 매니저로 ‘폴 퐁탈리에’를 영입하고, 1983년 아버지가 반대하던 스테인리스 스틸탱크 12개를 설치할 정도였다.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는 강한 내구성, 완벽한 밀폐, 발효온도 조절, 위생적인 처리, 저온 저장 등의 기능으로 와인의 안정화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일부 고급 와인에서 아직도 시멘트 탱크나 나무통을 사용하지만, 대부분의 발효탱크는 스테인리스 탱크로 교체되었다. 보편적으로 1960년대부터 와인의 과학이론이 적용되어, 예전 같으면 1-2년을 넘기기 힘든 와인의 품질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덕분이다. 그러니까 와인 산업에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의 사용은 와인의 과학화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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