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국에도, 이탈리아에도 가을이 찾아왔다.

전국구로 와인을 생산하는 이탈리아는 지금이 포도 수확 시기로 정신없이 바쁜 시기다. 인터뷰를 진행한 '지오반니 이안누치' 또한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하지만 편안한 스타일의 내추럴 와인이라 그럴까, 지오반니 이안누치 와인들은 계절을 타지 않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작년에 한국 와인 시장에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소개됐지만, 어느새 큰 인기로 사랑받고 있는 지오반니 이안누치'의 와인들. 마시다 보면 나도 모르게 푹 빠지게 되는 와인이다.

매력적인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이탈리아 캄파니아 지역의 수줍은 와인 생산자, 지오반니 이안누치(Giovanni Iannucci)를 만나 그의 와인들의 매력을 알아보자.

Q.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지오반니 이안누치(Giovanni Iannucci) 입니다. 이탈리아 남부 중심에 위치한 캄파니아(Campania)주의 작은 동네인 구아르디아 산프라몬디(Guardia Sanframondi)에서 '지오반니 이안누치'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3대에 걸쳐 포도 재배와 판매만을 했던 포도원이었는데, 약 10년 전부터 와인 생산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 저희 집 차고를 와이너리로 바꾸면서, 지오반니 이안누치의 첫 빈티지 와인을 생산하여 와이너리로서의 첫걸음을 떼게 됐습니다. 

포도밭은 베네벤토(Benevento)의 작은 마을인 구아르디아 산프라몬디(Guardia Sanframondi)와 카스텔베네레(Castelvenere) 지역에 있습니다. 베네벤토는 캄파니아 주의 북동쪽에 위치하며, 몰리세(Molise) 주에 접해 있습니다. 이 지역은 언제나 포도 재배에 전념해왔습니다. 실제로 전체 지역 포도 생산량의 50%가 저희 지방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약 1만 평 규모의 포도밭은 석회질의 점토질 토양이 주를 이루며, 유기농법으로 팔랑기나(Falanghina), 트레비아노 토스카노(Trebbiano Toscano), 바르베라 델 산니오(Barbera del Sannio) 세 가지 포도를 재배합니다.
 

Q. 와인을 생산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으신지요?

제가 와인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첫 번째 이유는 와인에 뜨거운 열정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가족, 친구들과 함께 마시기 위해 와인을 만들었을 뿐인데, 어느새 제가 태어나고 살고 있는 이곳이 포도가 자라고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기에 완벽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Q. 와인을 생산하는 자신만의 철학과 방법이 있습니까? 

A. 저는 포도밭부터 와인 셀러까지 화학 작용제(Chemical Agent)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와인을 생산합니다. 포도나무에 영향을 미치는 곰팡이 진균에 대항하여 구리와 황의 사용을 줄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포도밭은 유기농법에 따라 재배됩니다.

특히, 겨울철 녹비(풋거름) 작물(winter green manures)을 사용해, 토양을 생물학적으로 비옥하게 만드는 것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는 포도나무가 건강하게 사는데 필요한 유기 물질과 영양분을 완벽한 자연의 방식에 따라 토양으로 되돌리기 위함입니다. 또한, 식물들이 병원균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프로폴리스, 조류(algae)와 같은 다양한 천연 물질의 추출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농업만이, 포도가 자라는 그 지역과 자연환경을 오롯이 표현하는 와인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와인 생산에 있어 이와 같은 최고의 결과를 얻기 위해, 극히 미량의 아황산염을 제외하고, 양조에 필요한 그 어떤 제품들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 와인은 40mg/L의 아황산염을 초과하지 않습니다.) 포도 껍질 자체에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효모를 통해서만 발효가 이뤄지며, 와인을 병에 담기 전에 어떠한 여과 혹은 정화 과정을 거치지 않습니다. 

지오반니 이안누치는 2013년부터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각국의 내추럴 와인 생산자 200여 명이 모인 VinNatur 협회의 회원입니다. VinNatur 협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VinNatur(www.vinnatur.org)의 까다로운 절차와 규정을 준수해야 합니다. 
 

Q. 한국에 소개한 와인의 이름과 라벨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1. 깜뽀 디 만드리에(Campo di Mandrie) 

'깜포 디 만드리에(Campo di  Mandrie)'는 저희 동네 구아르디아 산프라몬디(Guardia Sanframondi)의 거리 이름입니다. 아울러, 문자 그대로 '소떼의 초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라벨에 황소 그림을 디자인했습니다.

유기농법으로 생산된 팔랑기나 포도 중 최상의 포도로, 포도의 50-70%는 스틸통에서 스킨 컨택(Skin Contact)으로 껍질과 함께 5-6일 동안 침용하고, 남은 30-50%의 포도는 스틸 탱크에서 화이트 와인 제조 방식으로 발효합니다.

스킨 컨택(Skin Contact)한 와인들은 1년 동안 스틸 탱크에서 앙금(fine lees)과 함께 숙성시키고, 화이트 와인은 프렌치 오크통(tanneaux)에서 앙금(fine lees)과 함께 1년 동안 숙성합니다. 

깜포 디 만드리에는 깊은 금빛 컬러에 오렌지 껍질, 말린 살구, 열대 과일과 미네랄이 뛰어난 향과 풍미를 지녔습니다. 드라이한 맛에 미디움 바디, 부드러운 텍스쳐, 살짝 느껴지는 탄닌은 와인의 매력을 더 풍부하게 보여주죠. 

페어링

이 와인은 지중해식 요리에 잘 어울립니다. 아울러, 신선한 치즈, 채소를 이용한 요리, 생선 요리와도 좋은 매칭이 됩니다.
 

2. 리에쿠(Riecu)

'리에쿠(Riecu)'는 우리 마을의 방언으로, 와인의 품종인 트레비아노(Trebbiano) 포도를 칭합니다. 방언인 리에쿠(Riecu)를 이탈리아어로 번역하면, ‘그리스인’을 뜻하기 때문에 와인 라벨에는 전형적인 고대 그리스인의 얼굴로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저의 할아버지가 심은 40년이 넘은 트레비아노 토스카노(Trebbiano Toscano) 100% 포도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으로 스틸 탱크에서 앙금(fine lees)과 함께 10개월 동안 숙성합니다. 

리에쿠는 금빛 컬러를 띄며 흰 꽃다발, 시트러스, 복숭아 캐릭터의 과실 향과 미네랄감이 좋은 와인인이에요.

페어링

치즈나 간단한 스낵류와도 좋고, 야채구이, 에피타이저, 닭고기, 돼지고기 등과도 잘 어울립니다.
 

Q. 마지막으로 지오반니 이안누치를 좋아하는 한국 와인애호가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 와인들이 한국에서 출시하게 되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고 감사드립니다. 이처럼 제 와인들이 한국에서 인정받게 되어서 자부심을 느끼고, 곧 한국에 가서 직접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지오반니 이안누치의 와인들은 '자연주의' 와인 셀렉팅을 추구하는 크란츠 코퍼레이션(T. 02-591-1788, instagram @kranzcorporation)에서 수입 중이다. 내추럴 와인 수입사 크란츠 코퍼레이션은 토양의 기후를 가장 잘 반영한 토착 품종 포도를 키우고, 수확 및 양조 전 과정에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된 훌륭한 품질의 와인들을 선별하여, 이태리와 유럽 각지의 자연주의 와인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도윤 기자는 와인과 술에 관한 문화를 탐구하며,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레코드와인'과 인스타그램 @record.wine을 운영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도윤 기자 winetoktok@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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