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맥주가 호프에, 매장에 깔리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였고,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병 맥주가 소비의 대세였다. 하지만, 지금은 캔 맥주가 대세다. 캔 맥주는 병 맥주에 비해 관리 및 유통의 편의성과 맛에 대한 보존성이 훌륭하여 많은 소비자가 찾기 시작했다. 물론 '맥덕(맥주덕후)'들은 병 맥주를 선호하고 있지만, 캔맥주가 대세임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 샵에 쌓여있는 와인병들, 익숙한 와인의 모습이다. <사진=flickr @Didriks>

와인은 역사적으로 '병'이 익숙하다. 와인병 이미지 자체가 주는 분위기와 고급스러움은 와인의 상징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캔 와인이 어느 샌가부터 주목받기 시작하고 있다.

혼술, 홈술족의 증가에 따라, 주류 소비층은, 특히 젊은 층을 필두로 눈에 띄게 와인 소비를 즐기기 시작했다. 편의점, 마트 등 매년 2배 3배가 넘는 와인 매출 증가율이 증명하고 있다.

▲ 홈술족이 늘며 자연스럽게 캔 와인의 소비도 늘고 있다. 사진은 보니둔 캔 와인으로 만든 샹그리아,

이 흐름에 캔 와인 또한 소비자에게 편의성을 내세워 어필 중이다. 캔 와인은 기본적인 병 와인(750mL)에 비해 소량(약 300mL 내외)이고, 병이 캔으로 바뀌며 무게 또한 매우 가벼워졌다. 이에 와인의 휴대성이 극대화되고 와인의 오픈, 칠링, 소비에 있어서도 큰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와인 오프너가 필요 없고, 와인냉장고의 한켠이나 그늘진 곳에 얼마든지 보관이 용이하고, 와인잔에 마시면 더 좋겠지만, 굳이 와인 잔이 없어도 마실 수 있다. 최근 트렌드에 맞춘 '재활용', '지속가능성' 키워드는 덤이다.

물론 캔 와인의 단점 또한 있다. 병 와인이 줄 수 있는 고유의 분위기가 반감되고, 한정적인 품종의 와인만이 유통되고 있으며, 올드빈티지나 장기 숙성이 필요한 와인 등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등 다양하다. 

위의 단점 중, 캔 와인의 대세를 가로막는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바로 '숙성'의 부분이다. '숙성'은 와인에 있어서 큰 이슈 중 하나이다. 품종이나 빈티지에 따라 혹은 양조방식에 따라 숙성이 가능하거나 불가능한 와인이 나뉘게 되고 이에 따라 맛 또한 천차만별이다.

▲ BABE 캔 와인을 편하게 즐기고 있는 모습

하지만 캔 와인으로 만들어지는 와인은 '숙성' 보다는 '즉시 소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와인으로 생산되어 돌파구를 마련했다. 언제 어디서든 소비자들이 편하고 맛있게 와인을 소비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었다. 보통 캔와인으로 만들어지는 화이트 품종으로는 리슬링이나 샤도네이 등을, 레드 와인으로는 피노누아나 카베르네 소비뇽, 그르나슈 등을 찾아볼 수 있다.

▲ 골프 라운딩에서 캔 와인을 즐기고 있다. '웨스트+와일더 캔 와인'

최근에는 이러한 캔 와인이 주는 편의성으로 집에서의 홈술, 혼술 뿐만 아니라 골프 라운딩이 진행되는 골프 리조트 등에서도 소비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골프와 와인은 함께 소비되고 있다. 국내에도 골프를 즐기는 20~30대가 늘어나며 라운딩의 재미를 더하는 음주에 막걸리나 소사(소주+사이다) 대신 '캔 와인'이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직 캔 와인은 병 와인을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다. 하지만 와인을 편하게 즐기는 소비자와 젊은 소비층에게 접근하기에는 병보다는 캔이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다. 와인을 오랫동안 소비 해온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캔 와인의 시장이 매우 크게 형성되어 있다. 닐슨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2년 2백만 달러 수준에 그쳤던 캔 와인 시장은 2017년 6천 9백만 달러까지 성장했다. 2018년 이후 각종 권위있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도 캔 와인은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기시작하며 맛 또한 어느정도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을 받는다.

국내 와인 시장의 성장과 함께 '편의성' '휴대성'과 '재활용', '지속가능성', 그리고 '맛' 이라는 키워드까지 갖춰진 캔 와인 시장의 성장은 어디까지일지 주목된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동열 기자 feeeelin@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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