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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철의 와인이야기] 병 숙성의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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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1.08.02  16: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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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숙성에 대해서는 잘못된 생각이 많다. “병 숙성은 코르크를 통하여 산소가 와인으로 침투함으로서 이루어지며, 코르크가 와인을 숨 쉬게 한다!”, 심지어는 “병 캡슐의 구멍이 병 숙성을 쉽게 해준다.”라고 믿는 사람도 있지만, 캡슐의 구멍은 캡슐을 병에 씌울 때 공기가 캡슐에 막히지 않고 쉽게 내려갈 수 있도록 뚫어준 공기구멍이다.

사실, 와인병을 옆으로 눕혀서 코르크가 팽창해 있으면, 코르크마개를 한 병을 뚫고 들어가는 산소의 양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시해도 된다. 처음 몇 달은 코르크 내부에 있는 공기에서 0.2-0.3㎤의 산소가 나오는데, 이것은 코르크가 압축되어 병목으로 들어갈 때 코르크 내부의 비어있는 세포에서 나온 것이다. 그 후 들어가는 산소는 1년에 0.02-0.03㎤ 정도로 극히 적은 양이다. 그러므로 산소는 병 숙성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다.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유연성이 떨어지는 코르크가 병목에서 구부러지면 정상적인 병 숙성과 관계없이 산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못쓰게 된다는 점이다. 병이 새거나 헤드스페이스가 너무 크면 맛이 좋을 수 없고, 상품적 가치가 저하된다.

그러므로 병 속에서 와인은 산소의 도움으로 숙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산소의 침투로 와인이 오염되며, 병에서는 분명히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숙성된다. 좋은 와인의 병을 열어보면 이 점을 알 수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어 놓거나 혹은 다음날까지 열어 놓으면 부케의 정교함이 사라지고, 와인의 품질이 저하된다. 이렇게 볼 때 오래된 고급 와인을 마시기 몇 시간 전에 디캔팅하라는 제안은 실제로는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 병 숙성은 산화의 반대인 환원과정이나 질식으로 병 속에서 전개된다. 병 숙성 과정은 산화환원전위를 측정함으로써 나타낼 수 있는데, 병 속에서 몇 달이 지나면 산화환원전위가 최소로 된다. 와인의 부케는 산화환원전위가 낮을 때 더 많이 나타난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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