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의 와인 업계는 서리부터 산불 그리고 가뭄까지 다양한 자연재해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와인과 지구온난화' 최악의 서리가 내린 프랑스 포도밭

▲ 지난 4월, 서리로 인해 양초를 사용하여 포도밭을 따뜻하게 하는 모습 <사진=Domaine Belleville, Bourgogne>

시작은 서리였다. 프랑스 와인메이커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장 심했던 봄 서리를 맞았다. 가디언지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이번 사고를 ‘농업재해’로 선포하기도 했다.

지난 4월 7일, 보르도, 부르고뉴, 샹파뉴, 론 밸리와 같은 주요 와인 산지를 포함한 수천 헥타르 크기의 포도밭에서 수일 밤 동안 영하의 기온이 지속되었고, 이로 인해 서리로 인한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이번 재해가 가장 최악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계절에 맞지 않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며 식물의 성장을 가속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서리가 찾아오며 시기에 맞지 않게 빨리 자란 식물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았기 때문이다.

가장 피해가 심한 지역은 론 밸리(Rhône Valley)로 40년 만에 최악의 피해를 기록했으며, 일부 포도밭은 농작물 전체를 잃은 상황이다. 또한, 부르고뉴 역시 2021년 수확량 50%가량이 서리로 유실됐으며, 샹파뉴 포도밭도 큰 피해가 발생했다.

"와인과 기후변화" 캘리포니아, 일찍 찾아온 '산불'로 골머리

▲ 2021년 발생한 캘리포니아의 산불 <사진=Wikimedia>

캘리포니아에서는 때아닌 고온과 강풍으로 인해 2014년 이후 첫 5월 적색경보가 내려지는 등 산불 시즌이 보다 일찍 다가왔다.

가디언지에 보도에 따르면, 미국 기상청은 이례적으로 더운 날씨와 강한 바람으로 인해 지난 5월 2일 캘리포니아 북부 일부 지역에 적색화재경보를 발령했다. 일반적으로 산불 시즌은 보통 여름 시즌에 시작되어 보통 가을까지 이어지지만, 때아닌 무더위와 강풍, 가뭄으로 인해 화재가 시작돼 번지기 완벽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또한, 캘리포니아의 주지사 개빈 뉴섬(Gavin Newsom)은 나파밸리, 소노마 그리고 멘도치노와 같은 캘리포니아의 주요 와인 산지 지역은 가뭄 비상사태에 직면하기도 했다.

스태글린 패밀리 빈야드(Staglin Family Vineyard)의 무역영업부장 앰버 미나(Amber Mihna)는 주류전문매체 더드링크비즈니스를 통해 “우리는 훌륭한 봄을 보냈었지만, 급격한 속도로 더워졌기 때문에 물이 충분하지 않았다. 올해에는 기존보다 약 55% 정도밖에 안 되는 정도의 비가 내렸다”라고 말하며 “5월 들어선 이례적으로 30℃를 넘어서는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이렇게 이른 시기에 화재경보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라고 덧붙였다.

독일 대표 와인 산지 '아르(Ahr)', 홍수 피해로 초토화

▲ 독일 아르 지역을 덮친 홍수 피해 모습 <사진=Christian Lipowski>

독일 아르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함에 따라 자연 재해가 와인 산업을 계속해서 강타하고 있다.

독일 국립기상청은 지난주 독일 서부의 포도밭 지역에서 갑작스러운 홍수가 발생해 24시간 동안만에 약 2개월동안 내릴 비가 다 내렸다고 밝혔다.

특히, 아르 밸리(Ahr Valley)의 아르웨일러, 마이쇼쓰, 데르나우 주변 마을을 중심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 라인강의 지류인 아르 밸리는 가파른 골짜기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 경사면 중 상당수가 피노누아(슈페트부르군더)가 심어져 있는 곳이다. 현지 주민들은 이 지역은 습윤한 날씨 및 범람에 익숙하지만, 이번 빗물의 양은 예상을 뛰어 넘었다"라고 전했다.

독일와인연구소(DWI)에 따르면 아르 밸리의 와인, 배럴, 기계 등이 홍수에 휩쓸려 와인 생산업계가 황폐화되고 많은 생산자들의 생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또한, 수도, 전기, 이동통신망 등 전력시설도 다운된 상황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산불'로 와인 생산 지역 피해 발생

▲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지역 산불 피해 모습 <사진=BC Wildfire Service>

현재 캐나다 최서단에 위치한 브리티시 컬럼비아(British Columbia) 주는 산불이 확산되며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

밴쿠버썬의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7월 20일 브리티시 컬럼비아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21일부터 발효되었으며, 이번 조치로 정부는 화재 대피자들의 숙소를 확보하고, 화재가 계속 확산함에 따라 도내 곳곳의 이동을 제한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주 시작된 145건의 신규 화재를 포함해 현재 브리티시 컬럼비아 전역에 299건의 산불이 타오르고 있어 40건의 대피명령과 69건의 대피경보가 내려졌다.

피해가 심한 지역으로는 오카나간 밸리(Okanagan Valley)가 있는데, 이 지역은 2,000헥타르에 달하는 많은 와이너리들이 위치해 있는 곳이다. 지역 유명 와이너리 중 하나인 ‘Nk’Mip Cellars’는 산불로 인해 현재 대피한 상태다. 단 오소유스 북쪽에 위치한 실버 세이지 와이너리(Silver Sage Winery)를 비롯한 많은 와이너리들은 계속 오픈된 상태인데, 실버 세이지 와이너리의 오너 안나 마놀라(Anna Manola)는 “강한 바람이 주변 연기 제거에 도움을 주었다. 현재로선 와인 양조장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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