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중 숙성 프로젝트를 시작한 아르헨티나의 와인 회사 '보데가 타피즈' <사진=Bodega Tapiz>

와인 보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낮고 일정한 온도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상대습도는 50-70%가 적당하다고 하며, 이보다 높을 때는 곰팡이가 끼고, 이보다 낮을 때는 코르크가 건조되어 공기가 들어가 오염될 수 있다고 하지만, 습도는 극단적인 환경 즉 사막이나 극지방이 아닌 이상 별 문제는 없다. 우리나라는 7,8월에 습도가 70-80%, 가장 습도가 낮은 3,4월에도 50-70%를 유지한다. 코르크는 압축되어 병구에 들어가기 때문에 공기가 쉽게 들락거릴 수 없으며, 더군다나 병을 눕혀두면 코르크가 건조될 우려도 없다. 요즈음은 와인이 들어있는 병을 바닷물 속에서 숙성시키기도 하는데, 이때도 바닷물이 와인에 스며들지 않는다.

와인 보관에 습도가 중요하다고 하는 경우는 오크통에 있을 때이다. 옛날에는 오크통 채로 와인을 구입하여 보관하는 수가 많았으므로 이 때 오크통 보관에 습도가 중요했던 것이다. 오크통에 들어있는 와인의 주성분은 물과 알코올이다. 알코올은 물보다 휘발성이 좋지만, 분자량이 크기 때문에 반투과성 나무를 뚫고 나가기 어려워 물이 먼저 증발하는데 주변 환경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습도가 높은 곳에서는 대기의 습기가 물의 증발을 막고, 알코올은 증발하기 때문에 오크통 저장기간 중 알코올농도가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비교적 건조한 곳(상대습도가 60-65 % 이하)에 저장하면, 물 분자는 알코올보다 빨리 증발하여 결과적으로 통에 있는 모든 와인의 성분은 농축되어, 알코올도 1% 이내의 범위에서 증가할 수 있다. 그래서 습도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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