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끝을 하루 남긴 지금, 올해 와인 업계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있었을까? 이에 소믈리에타임즈가 '2020 와인 업계 스토리 ①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의 '2020 와인 업계 스토리'를 정리한다.

7월, 와인 업계의 ‘언택트 시대’

▲ 언택트 와인 배달 로봇 '로제' <사진=Hotel Trio Healdsburg>

와인 업계도 언택트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캘리포니아 힐즈버그에 위치한 호텔 트리오(Hotel Trio)에서는 로제 더 로봇(Rosé the Robot)이라는 혁신적인 로봇 집사를 통해 고객의 방에 와인을 언택트 방식으로 배달하고 있다. 로봇은 사람의 간섭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쉽게 방을 찾을 수 있으며, “손님에게 배달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디지털 메시지를 화면에 띠우며 움직인다. 와인 배달 로봇 로제는 단순한 와인 전달 임무 외에도, 고객들이 머무는 동안 필요한 간식, 여분의 수건, 세면도구와 같은 생필품을 배달해준다.

8월, 주류 스마트오더 허용 이후, 와인 업계 '바쁘다 바빠'

지난 4월, 모바일 앱을 통한 주류 주문이 허용됨에 따라 업계는 기다렸다는 듯 다양한 ‘주류 스마트 오더’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와인 업계에서 가장 많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주류 주문 허용 당시 업계에서는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며, 약 4개월이 지난 지금 모습은 그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다.

스마트오더 앱을 통해 소비자들은 온라인에 공개된 주류 정보로 상품을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으며, 바로 필요한 주류를 주문하여 시간에 맞춰 방문해 수령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전처럼 매장에 가서 라벨을 들여다보며 찾거나 상품이 품절되어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줄었으며, 판매자들도 고객의 소비 취향을 확인할 수 있어 매장이나 상품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스마트오더를 통한 와인 매출은 업체마다 상이하지만 공통적으로 40~50% 와인 매출이 성장했으며, 30~40대 여성의 구매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식 구매의 장점들과 생활속의 가치소비, 정보의 투명성, 결제의 편의성 등이 매출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9월, '캘리포니아 화재'로 불타버린 나파 밸리 와이너리

▲ 캘리포니아 와인 업계에 큰 피해를 준 글래스 화재 <사진=Napa County Sheriff's Office>

올해 캘리포니아 화재가 기록적인 규모를 넘어 와인 생산자들에게 큰 문제를 일으킨 이유 중 하나는 포도 초기 수확기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2019년에 발생했던 파괴적인 킨케이드 화재는 10월에 발생한 반면, 2020년의 화재는 8월에 처음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아직 수확되지 않은 포도들이 많아 스모크 테인트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잠재적인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또한, 아직 산불이 진압되려면 갈길이 먼 상태다.

캘리포니아 임엄 및 화재방지과(Cal Fire)에 따르면 현재 새로운 화재 ‘글래스 파이어(Glass Fire)’가 발생함에 따라 현재 나파 카운티의 1만 1,000에이커에 달하는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적어도 한 곳의 와이너리가 이미 파괴된 상태다. 바로 세인트 헬레나에 위치한 41년 된 와이너리 샤토 보스웰(Chateau Boswell)로 지난 일요일 밤 발생한 화재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었다.

10월, 2020 전세계 와인 생산량, 2년 연속 평균보다 낮아

국제와인기구(OIV/International Organisation of Vine and Wine)에 따르면 2020년 총 와인 생산량은 평균 생산량 보다 낮지만, 작년 생산량보다 1% 많은 2억 5,800만 hectolitres(1hl = 100ℓ)가 될 예정이다.

국제와인기구의 총감독 파우 로카(Paul Roca)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국제와인기구 본부의 컨퍼런스 콜을 통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8년 풍작에 이어 세계 와인 생산량은 2년 연속 평균을 밑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EU 내 총 와인 생산량은 1억 5,900만 헥토리터(hl)로 추정되며, 이는 2019년보다 5% 증가했지만 평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양이다. 2020년 유럽의 기후 조건은 좋았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프랑스와 스페인을 포함한 많은 주요 와인 제조국들은 과잉공급을 피하고자 연간 생산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11월, 성추행 파문에 연루된 7명의 '마스터 소믈리에' 직위 박탈

지난 10월 말, 뉴욕타임즈는 일부 미주지역 마스터소믈리에 협회원들의 성희롱과 협박, 성폭행을 견뎌냈다는 21명의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야기를 나눈 여성들 중에서는 더 이상 마스터 소믈리에 자격증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람과 직업을 바꾼 사람, 그리고 다른 곳으로 옮겨 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협회 대변인은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협회는 구성원들이 항상 최고의 전문가다운 행동과 청렴도를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성범죄 행위에 대한 모든 혐의를 조사해왔다”라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후 협회는 연루된 7명의 마스터 소믈리에의 활동을 정지시켰다.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마스터 소믈리에는 로버트 배스(Robert Bath). 매튜 시트리길리아(Matthew Citrigilia), 프레드 데임(Fred Dame), 에릭 엔트리킨(Eric Entriin), 그랙 헤링턴(Greg Harrington), 드류 핸드릭스(Drew Hendricks), 맷 스탬프(Matt Stamp)’이다.

12월, 중국 정부, ‘호주 와인’에 최대 200% 잠정 관세 인상 발표

중국 정부가 호주산 와인 수입에 대해 최대 200%의 잠정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양국 간 무역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중국 세관 관리들은 호주산 와인 수입품 2L 이하 컨테이너에 최소 107.1%에서 최대 212.1%에 이르는 잠정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1월 27일, 호주산 와인에 대한 반덤핑 조사의 ‘초기 조사 결과’를 통해 중국 와인 산업에 ‘물적 상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현재 진행 중인 중국 정부의 반덤핑 조사가 결론에 도달했을 때 잠정적인 부담금은 해제되거나 확정될 수 있다. 이는 중국을 최대 수출시장으로 꼽고 있는 호주 와인 산업에 큰 타격이 되고, 이미 악화되고 있는 중국과 호주 관계에 더욱 긴장감을 더하게 될 전망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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