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생활하는 것은 우리가 볼 수 없는 혹은 먼 미래의 일이지만, 현재 다양한 업체가 우주에서의 '식생활'을 위해 실험을 진행 중이다.

우주에서 보관된 '보르도 와인'의 맛은?

▲ 현재 우주에서 숙성되고 있는 보르도 와인 <사진=Space Cargo Unlimited>

지난 12월, 한 프랑스 기업가는 운영하는 룩셈부르크 스타트업 기업이 나사에 승인을 받아 ‘우주에 와인을 숙성시키는 실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스페이스 카르고(Space Cargo Unlimited)는 24병의 보르도 와인 중 12병을 국제우주정거장, 남은 12병을 지구에 남겨 1년 동안 숙성시킨 뒤 맛과 숙성 정도를 비교할 예정이다. 두 병 모두 17.7℃의 일정한 온도로 보관될 것이며, 1년 동안 어떠한 접촉을 하지 않는다. 연구원들은 1년간의 숙성이 끝나면 두 병 사이에 미묘한 맛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번 실험의 과학 고문이자 보르도 대학의 연구원인 필립 데리어트(Philippe Darriet)는 “우리는 이 샘플들을 국제우주정거장에 보관하면 미세중력 및 미세방사선으로 인해 박테리아에 영향을 미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추측한다”라고 밝혔다.

술이 든 병을 우주로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버드와이저는 맥주에 사용되는 보리 종자의 몰팅(Malting) 과정에서 우주에 있을 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한 바 있으며, 스카치위스키 브랜드 아드벡(Ardbeg Scotch Whisky)는 미성숙된 맥아를 실험하기 위해 3년 동안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숙성시켰다.

지난 2017년에 아드벡의 증류 담당 이사인 빌 럼스든(Bill Lumsden) 박사가 마침내 맛봤을 때 소독제 같은 스모크향, 고무 그리고 훈제 생선의 노트와 고기 느낌의 아로마가 느껴졌다고 평했다.

버드와이저, '화성에서 마시는 맥주' 위한 우주 실험 돌입

▲ 작년 12월 5일에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팔콘 9(Falcon 9) 로켓 <사진=Space X>

AB인베브는 작년 12월 5일, 우주기술 회사 스페이스X(Space X)의 로켓에 보리를 실어 발사했다. 최종 목표는 화성에서 즐길 수 있는 극미중력(Microgravity) 상태의 술을 증류하는 것으로, AB인베브에 따르면 이번 임무는 화성에서 맥주를 만들기 위한 단계들의 통찰력을 제공할 뿐만이 아닌, 보리의 생산과 지구상의 더 큰 농업 공동체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로켓에 실린 보리 씨앗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옮겨져 맥아 제조 실험을 하게 되며, 특수 설계된 버드와이저 양조 장비를 통해 진행된다. 버드와이저는 인류가 화성에서 식민지 건설할 것을 대비해 화성에서도 맥주를 공급할 수 있겠다는 목표하에 지난 2017년부터 국제우주정거장과 힘을 합쳐 다양한 맥주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로 떠나는 커피'... 무중력 상태에서의 커피 식물 영향 연구

▲ 스페이스X를 통해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내질 커피 식물 <사진=Front Range Biosciences>

식물학자, 농학자 그리고 무수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더 높은 품질, 더 높은 생산성과 튼튼한 커피 식물을 개발하는 비밀을 밝혀내려고 노력하는 동안, 미래에 벌어질 수 있는 ‘우주에서의 커피 소비’는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그 가운데, 미국 콜로라도에 본사를 두고 있는 ‘프론트랜지바이오사이언스(Front Range Bioscience/이하 FRB)사는 커피와 삼(Hemp)의 식물 조직을 포장해 지난 3월, 스페이스X 우주로켓에 담아 본격적인 ‘우주에서의 커피 연구’를 시작했다.

FRB사는 민간 기업 스페이스셀스USA(Space Cells USA Inc.)와 콜로라도 대학의 바이오서브 스페이스 테크놀로지(BioServe Space Technologies)와 협력해 약 480개의 식물에 있는 세포들이 우주의 제한적이고 무중력 환경에 어떻게 반응하는 지 알아보게 된다.

FRB의 CEO 조나단 보우트(Jonathan Vaught) 박사는 “이번 실험은 우주에서 처음으로 커피와 삼 문화, 미생물의 영향에 대한 첫 연구 프로젝트이다”라고 말하며 “우주 속의 식물이 돌연변이를 경험한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과학이 있다. 이는 이러한 돌연변이들이 지구로 돌아오면 어떻게 유지되는지, 새로운 상업적 응용이 될 수 있는지를 알아 볼 수 있는 기회다”라고 덧붙였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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