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앱하비스트 실내 농장 <사진=AppHarvest>

농업은 우리에게 ‘문명’이 존재할 수 있게 한 중요한 사건이다. 농업은 기원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도 생활에 있어 필수요소로 남아있으며, 지금도 ‘농업 기술’은 엄청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현재진행형이다.

다양한 음식 업계에서 크게 대두되는 문제는 ‘지속가능성’이다. 바로 현세대의 필요를 충족하면서 미래세대를 위한 가능성을 파괴하지 않는 것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경 보호’,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 등이 요구된다. 이러한 지속가능성은 농업에서도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기업 중 하나는 이번 F&B 브랜드 스토리의 주인공 ‘앱하비스트(App Harvest)’다.

조나단 웹(Jonathan Webb)이 설립한 앱하비스트의 목표는 미국 주요 시장에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함으로써 중앙 애팔래치아 지역을 ‘온실의 허브(hub)’로 만드는 것이다. 애팔래치아 지역은 미국 앨라배마, 조지아, 플로리다주에 걸쳐 이어진 지역을 뜻하는데 본래 석탄으로 유명한 이곳은 농업으로 그다지 유명하지 않았다. 앱하비스트가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모든 농산물을 미국 북동부, 남동부 및 중서부로 ‘하루’만에 배달할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 때문인데, 우리나라야 땅이 작기 때문에 하루 배달 정도는 문제가 아니지만 미국 같은 넓은 땅의 국가에서 이러한 이점을 얻기란 힘들다.

▲ 앱하비스트 농장의 지리적 이점 <사진=App Harvest>

더 흥미로운 점은 이곳의 운영방법이다. 앱하비스트는 네덜란드의 주요 농업 및 건설 회사 그리고 대학과 협력했다. 네덜란드는 미국 동부 켄터키 정도의 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통제된 환경농업 시설 그리고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농업 수출국이 되었는데, 이러한 네덜란드의 기술을 적용해 60에이커(약 24만㎡) 땅에 7만 7,564평의 ‘실내 온실’을 만들었다.

이 온실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은 모두 ‘지속가능성’에 알맞다. 물을 더욱 효율적으로 분배해 일반적인 물 사용량을 90%까지 줄였으며, 실내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날씨와 계절적 제약을 없애 식량을 탄력적으로 생산해 365일 내내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자체 제작한 하이브리드 조명(Philips GreenPower LEDs)을 사용하는데 이는 농가에서 사용되는 일반 조명보다 40% 더 효율적이다. 또한, 자체 시스템을 통해 수확량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추운 날씨에서 사용되는 천연 가스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

▲ 효율적인 자체 제작 하이브리드 조명 <사진=AppHarvest>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온실에서는 수경재배 방식을 이용해 흙이 아닌 영양 용액으로 작물을 재배한다. 이는 야외 밭에서 농사를 짓는 것보다 물을 90% 정도 적게 사용하는 것을 가능케하며, 저장한 빗물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온실 안은 완전히 밀폐되어 살충제가 필요없으며, 일반적으로 완전히 밀폐된 실내 농장과 달리 인공조명과 함께 햇빛을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

물론 이것이 앱하비스트에서만 찾을 수 있는 독자적인 것은 아니다. 앱하비스트는 최근 자주 언급되는 ‘스마트팜(smart farm)’이라고 할 수 있는데, 네덜란드는 현재 스마트팜의 보급률이 99%에 육박할 정도이며, 아부다비에서도 지역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팜이 등장했다. 국내만 하더라도 소형 가전인 ‘식물재배기’로도 스마트팜 기술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앱하비스트는 이러한 스마트팜을 대규모로 구축한 것이다.

▲ 앱하비스트에서 재배되고 있는 다양한 작물들 <사진=AppHarvest>

아직 앱하비스트의 작물들은 소매 시장에 정식 출시되진 않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미국 사업가 마사 스튜어트(Martha Stewart), 식물성 고기 기업 임파서블 푸드의 CFO 데이비드 리(David Lee) 그리고 베스트 작가이자 투자자인 J.D Vance가 이사회에 합류했으며, 스타트업 펀딩 투자인 시리즈 C 펀딩을 통해 2,800만 달러(한화 약 331억 9,400만 원)를 모금한 것을 포함해 지난 2년 동안 온실 가동을 위해 모금된 총액은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778억 2,500만 원)에 달한다.

앱하비스트가 위치한 캔터키주는 원래 석탄 산업으로 유명했지만 해당 산업은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현재 켄터키 동부의 4명 중 1명은 빈곤선 아래로 떨어질 정도로 경제적 문제를 겪고 있는데 앱하비스트는 이러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지역의 새로운 산업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지역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온실을 만드는 데 사용된 유리는 10톤에 달한다고 한다. <사진=AppHarvest>

지난 F&B 브랜드에서 소개했던 회사들과는 달리 아직 앱하비스트가 성공했는가 아닌가에 대한 여부는 아직 모른다. 이제야 본격적인 생산 준비를 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앱하비스트는 앞으로 지속가능성을 두고 나아가야 할 글로벌 농업의 방향과 그 영향을 확인 할 수 있는 대표적인 회사일 것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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