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인을 '알칼리성 식품'이라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 “산성체질을 알칼리성으로 바꿔야 한다.”고 하지만 의학적인 근거가 희박한 속설이다. 

여기서 말하는 산도란 pH로서 7보다 낮으면 산성, 높으면 알칼리성이라고 하는데, 우리 몸은 예외 없이 pH 7.4로서 약알칼리성이다. 이 pH가 0.3만 변해도 의식을 잃는 등 큰 위험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 몸은 체액의 산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장치를 가지고 있는데 콩팥과 폐가 핵심이다.

콜라의 pH가 3-4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마셔도 몸에 큰 탈이 생기지 않는 것은 우리 몸의 pH가 엄격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은 과일이나 채소이며 육류는 산성식품이다. 고기를 많이 먹었다고 체액의 산도가 높아지는 일은 없다. 오줌의 산도가 조금 높아질 뿐이다. 오히려 알칼리성 식품만을 먹다가는 영양의 균형이 깨어질 수 있다. 그러니까 ‘산성체질’, ‘알칼리성체질’을 따지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다

와인의 pH는 대부분 3-4이니까 분명히 산성이다. 소주는 중성으로 pH 7 부근이다. 그런데 우리는 와인을 ‘알칼리성 식품’이라고 한다. 식품의 저장 측면에서는 이렇게 겉에 나타나는 pH를 기준으로 산성과 알칼리성으로 따지지만, 체내에 들어온 식품은 소화된 다음에 산성인지 알칼리성인지 따지게 된다.

대부분의 술들이 우리 몸에서 산성으로 작용하는데 비해 와인만이 알칼리성을 나타내는 것은 와인에 많이 들어있는 칼륨, 칼슘, 나트륨 등 무기질이 알칼리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와인이 알칼리성 식품이라서 좋다기보다는 무기질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좋다고 봐야한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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