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풀 <사진=Wikimedia Commons>

허브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흔히 우리가 아는 ‘음식’외에도 사용되는 곳은 바로 ‘화장품’이다. 일부 허브에서는 피부 미용에 좋다고 알려진 효능들이 있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이번 허브 노트의 주인공 ‘병풀’이 있다.

병풀은 호랑이풀(Tiger grass)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호랑이가 상처를 입었을 때 병풀이 있는 곳에서 뒹굴어 상처를 치료한다는 이야기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세계의 많은 온대 및 열대 지대에서 널리 자라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습지가 원산지이기 때문에 동남아 지역이 대표적인 병풀 산지다. 아열대 식물이기 때문에 제주도에서도 재배되고 있기도 하다.

화장품 성분에서 한번쯤은 ‘병풀추출물’이라는 단어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화장품을 잘 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대표적인 상처 연고 마데카솔과 후시딘에서 병풀추출물을 확인할 수 있다. 연고에서 사용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병풀을 활용하는 주된 이유는 ‘피부 재생’이다. 이는 병풀에 있는 마데카식산(madecassic acid) 덕분인데, 소염 작용을 해 상처가 난 부위의 콜라겐 합성을 촉진한다고 한다. ‘마데카솔’이라는 이름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여기에서 알 수 있다.

▲ 병물추출물이 함유된 다양한 국내 화장품

이러한 효능 때문에 일명 ‘재생 효능’을 필두로 한 크림, 스킨, 에센스, 앰플 등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시카(Cica)’라고 불리는 것으로 시카의 이름 자체가 병풀의 영명인 센텔라 아시아티카(Centella asiatica)에서 앞 글자와 뒤 세 글자를 합쳐 말한 것이다.

단 병풀추출물이 좋으면 그냥 해외에서 병풀추출물만 직구하여 단독으로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 그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오히려 고농도의 병풀추출물을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에 자극이 된다고 한다. 화장품 성분표에 5% 미만의 병풀추출물이 함유되어있다고 “겨우 이정도밖에 없어?”라고 할 게 아니라 적정량의 병풀추출물을 다른 성분들과 함께 사용하기 쉽도록 배합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화장품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전문적인 업체들이 만든 제품을 사서 쓰는 것을 권장한다.

▲ 베트남의 병풀 음료 전문점 'Rau Ma Mix' <사진=Rau Má Mix>

국내에서 병풀의 사용 용도는 대부분 화장품이지만, 동남아 지역에서는 식재료로도 사용된다. 미얀마, 인도네시아 그리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샐러드로, 스리랑카에서는 호박 커리와 같은 채식 요리, 베트남에서는 음료로 활용된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병풀 음료 전문점이 많은데, 러우마(Rau Ma)라고 말하며 팔리는 음료들이 그것이다. 병풀을 갈아 주스로 만든 다음, 코코넛워터, 우유 등에 섞어서 마신다고 한다. 또한, 잎을 말려 차로 우려내 마시기도 한다.

병풀은 비타민A, 비타민C, 칼륨, 칼슘, 철분과 같은 성분들이 함유되어있으며, 생김새와 다르게 약간 고소한 맛이 난다고 한다. 단, 아쉽게도 흔한 식물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좀처럼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병풀을 재배하고 있는 농가들이 생겼기 때문에 만약 병풀을 키우고 싶다면 전문 농가에 한번 연락을 해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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