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인 창문 <사진=Buchette del Vino>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인 1600년대에도 이러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할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페스트’가 발병했을 때다.

1634년 페스트가 이탈리아 피렌체 지역을 휩쓸고 지나간 후 학자인 프란체스코 론디넬리(Francesco Rondinelli)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법으로 ‘와인 창문’을 생각해냈는데, 상인들이 고객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고자 벽에 작은 창문을 만들어 이를 통해 와인을 거래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 이러한 와인 창문은 역사 속으로 잊히고 있었으나, 지난 2015년 3명의 피렌체 사람들은 역사적인 ‘와인 창문’의 기록을 미래 세대에 남기기 위해 '와인창문협회(Associazione Buchette del Vino)'을 설립했다. 그리고 5년 후,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와인 창문들은 현재 본래의 목적대로 재사용되고 있다.

▲ 와인 창문을 통해 음료와 음식을 제공하는 모습 <사진=Buchette del Vino>

코로나19 이전에는 단 하나의 와인 창문만 활성화되었으나, 현재 4개의 와인 창문이 사용되고 있으며, 단순히 와인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과 다른 음료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와인창문협회에 따르면 현재 150여 개의 와인 창문이 피렌체 구시가지에 그리고 100여 개의 와인 창문이 성벽 밖에 있다고 한다. 협회의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인 마테오 파글리아(Mateo Faglia)는 “와인 창문은 시간이 지나 점차 사라졌고, 나무로 만들었던 수많은 창문들이 1966년에 발생했던 홍수로 인해 영구히 사라진 상태다”라고 말하며 “우리는 와인 창문에 명판을 붙여 사람들이 와인 창문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사람들은 역사를 이해할 수 있을 때 더 존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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