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의 식품기업들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친환경 패키징' 개발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 식료품 업계의 에코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이 관심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친환경 패키징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KATI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올해 초 다국적 식음료 기업 다논(Danone)은 앞으로 3년 동안 약 10억 유로를 친환경 패키징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다국적 생활용품·식품기업 유니레버(Unilever)은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을 50%가량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 트렌드는 소비자들의 환경 보호 의식 증대와 맞물려 있어서 코로나 위기를 거치면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환경에너지관리청(ADEME)에 따르면 에코디자인이란 제품이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으로, 기획단계에서부터 원료가공, 제작, 유통, 사용, 소각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전 생애 동안 제품이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며 제품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 유력 식품 주간지 LSA에 인용된 영국의 온라인 시장조사 기관인 유고브(YouGov)의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은 친환경 포장을 위해 평균적으로 22센트(약 300원)를 추가로 더 지불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프랑스인 중 60%는 과대 포장 상품을 사지 않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 80%는 친환경 포장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이것이 자신들의 소비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 버려진 플라스틱컵 <사진=Pixabay>

친환경 패키징의 기본은 포장의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것이다. 제품의 양과 질을 돋보이게 하려고 무거운 용기에 담거나 부피가 큰 포장을 사용하는 것은 유럽에서도 꽤 오래된 관행이다. 하지만 이제 유럽 식품기업들은 유통과정의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제품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는 데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 (왼쪽에서 네번째) 생수 브랜드 비텔의 100% 재생 플라스틱병 <사진=Vittel>

플라스틱은 친환경 패키징의 가장 큰 적이다. 영국 식료품 전문 잡지 더그로서(The Grocer)에 따르면 글로벌 과자 회사 몬델리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은 2022년부터 자사의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제품에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네슬레(Nestlé)는 이미 작년부터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생수 브랜드 비텔(Vittel)의 750mL 제품에 100% 재생 플라스틱병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다논 역시 95% 이상의 제품 용기를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바꿀 계획이다.

▲ 나무 재질 용기에 포장된 그라탕 제품 <사진=Fleury Michon>

플라스틱과의 전쟁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종이이다. 코카콜라 유럽(CCEP: Coca-Cola European Partners)은 새로운 공장 설비에 천억 유로, 우리 돈 136조 원 가량을 투자하며 콜라 패키지의 비닐 포장을 종이 포장재로 바꾸고 있고, 프랑스 설탕 제조업체 대디(Daddy)는 설탕 포장 용기의 주원료를 크래프트지로 바꾸면서 플라스틱 사용을 70%가량 줄였다.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E.르끌래르(E.LeClerc)도 자사의 모든 유기농 아이스크림 용기를 플라스틱에서 종이 재질로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 즉석조리식품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플뢰리 미숑(Fleury Michon)은 포플러나무 재질의 용기를 개발해서 플라스틱 사용을 80%가량 줄였다.

친환경 신소재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 농식품 전문 매체 아그로미디어(Agro Media)에 따르면 프랑스 스타트업회사 락팁스(Lactips)는 폐 우유로 생분해·재생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개발하면서 친환경 패키징 시장의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종합화학 회사 바스프(BASF)는 PBAT(폴리부틸렌 아디프텔레프탈레이트)로 불리는 생분해 가능한 대체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기 위해 중국의 화학기업 통청혁신(Red Avenue New Materials Group)과 협정을 맺고 상하이에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전은희 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