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억 리터에 달하는 잉여 와인이 '공업용 알코올'로 재증류될 위기에 처했다. <사진=pxfuel>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촉발된 유럽의 ‘잉여 와인’의 상당 부분이 '공업용 알코올'로 재증류될 위기에 처했다.

식음료전문매체 푸드앤와인지에 따르면 유럽 와인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브렉시트, 트럼프의 무역 전쟁 등으로 인해 역풍을 맞고 있었다. 프랑스의 독립와인메이커연맹(Independent Winemakers’ Federation)의 알렉산더 데이(Alexandre They)는 타임즈UK를 통해 “현 문제는 2019년이 우리에게 좋은 해가 아니었으며, 올해는 우리가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와인무역그룹 CEEV(Comité Européen des Entreprises Vins)에 따르면, 이번 위기는 호텔, 레스토랑, 카페 등의 코로나19 관련 폐쇄로 인해 EU 와인 시장의 물량이 30%가 감소하고, 가치가 50% 하락했다. 또한, 지난 1월 이후 수출이 100% 감소했으며, 관광 수익은 전혀 없는 상태나 마찬가지다. CEEV 회장 장-마리 바릴레르(Jean-Marie Barillere)는 “지난 3월 초 사재기 조짐이 보이자 이달 말 슈퍼마켓에서도 매출이 다시 하락해 와인 시장의 부정적인 추세가 강화됐다”라고 발표했다.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의 프랑스 의원 에릭 안드리우(Eric Andrieu)는 유럽 전체가 약 10억 리터의 와인을 판매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의 수확이 비교적 빠르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하루 빨리라도 와인 탱크 및 저장 공간을 비워둬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CEEV는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금요일, EU에 ‘코로나19 와인 패키지’를 요청하고, 경제 자원의 동결, 홍보 프로그램의 유연성, 세금 인하, 법적 프레임워크 강화, 장기적 회복 조치를 염두한 EU 정부의 지우 및 규제 변경을 요청했다. 바릴레르는 “단기적으로, 우리는 와인 판매 감소와 높은 수준의 와인 재고가 와인 시장의 정상적인 균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이번 조치 요청을 설명했다.

만약 EU의 승인을 받지 못할 시 남은 방안은 ‘위기에 따른 증류’로 이는 와인 속 알코올을 다른 방안으로 생산한다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최근 높은 수요를 보이는 ‘위생 알코올 겔’이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큰 손해를 보지만 대신 다음 수확 및 와인 생산을 위한 저장공간을 만들 수 있다. 또한,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와인을 재증류하기 위해선 와인 제조업자들이 리터 당 80센트를 지불해야 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경제적 손실도 발생하게 될 전망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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