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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철의 와인 이야기] 브리딩(Breathing)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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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3.31  16: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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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하기 전에 코르크를 미리 개봉해 놓고 기다리면 맛이 더 좋아진다?

레드와인의 경우, 맛을 개선하기 위해 서비스하기 전 30분 내지 한 시간 전에 코르크를 따 놓으면 좋다고 이야기하면서 이를 와인의 ‘숨쉬기’ 혹은 ‘브리딩(Breathing)’라고 하지만, 실제로 와인의 공기접촉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다면, 코르크를 따서 둔다고 했을 때 공기와 접촉하는 표면적은 병구의 직경만 한 면적인데, 여기서 무슨 반응이 일어날 수 있을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문제다.

와인을 서비스하기 전에 개봉해두면 맛이 좋아진다는 말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맞을 수도 있다. 스틸 와인이면서 탄산가스가 헤드 스페이스에 가득 차 있을 때는 이 가스를 없앨 수 있으며, 또 와인에 좋지 않은 발효취가 남아 있을 경우, 특히 겨우 감지할만한 적은 농도일 경우는 탄산가스와 같이 날아갈 수 있다. 그리고 숙성 중에 미생물에 의한 변화 때문에 나쁜 냄새가 나는 경우도 개선될 수 있고, 또, 와인에 아황산이 너무 많을 경우도 이 가스가 날아가므로 개선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질이 나쁜 와인은 미리 코르크를 열어두면 나쁜 냄새가 사라지면서 맛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와인의 숨쉬기는 와인 양조에 과학이 적용되기 전 19세기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경험적으로 미리 따 두면 맛이 좋아진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셀러에서 꺼내 올 때보다 온도가 더 올라가서 와인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와인이 무슨 ‘잠자는 공주’도 아닌데, “와인을 깨운다.”라든지, “덜 열렸다.”라는 표현 등을 사용하지만, 정말 공기와 접촉하여 와인 향이 더 좋아진다면 이 역시 와인을 글라스에 따르고 난 다음에 흔들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브리딩(Breathing)의 진실

이탈리아 명품와인 가야(Gaja)의 와인메이커 ‘구이도(Guido Rivella)’는 “1940년대 바롤로나 바르바레스코의 라벨을 보면 마시기 몇 시간이나 하루 전에 뚜껑을 따두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당시 와인에서 나는 악취의 95%가 병 안에서 불완전한 말로락트발효가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특히 와인을 저장하는 장소의 온도가 높으면 병 안에서 이 발효가 잘 일어났다.”라고 회상한 적이 있다. - 에드워드 스타인버그의 『산로렌조의 포도와 위대한 와인의 탄생(박원숙 옮김)』

▲ 김준철 원장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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