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imavera, Harald Slott-Møller <사진=Wikimedia Commons>

덴마크의 화가 하랄드 슬롯 묄러(Harald Slott-Møller, 1864~1937)의 작품 'Primavera'입니다.

여인이 장난기 어린 눈길로 남자에게 와인을 권하고 있으며, 와인은 이탈리아 키안티(Chianti) 지방의 와인인 것 같습니다. 짚으로 감싸인 와인병, 피아스코에 와인이 담겨있지요. 키안티 와인의 상징이었지만 실용성 탓에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와인병입니다.

이 지방에서 주로 재배되는 품종은 산지오베제입니다. 여인이 권하는 와인의 품종도 당연히 산지오베제겠지요? 산지오베제(Sangiovese)는 라틴어 ‘쥬피터(Jove)’와 ‘피(Sanguis)’를 합성한 단어로 ‘쥬피터(제우스)의 피’라는 뜻입니다.

▲ 키안티 지역의 산지오베제 포도 <사진=Wikimedia Commons>

산지오베제는 브루넬로(Brunello), 모렐리노(Morelino), 프루뇰로 젠틸레(Prugnolo Gentile)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지요. 모두 산지오베제와 같은 품종이고 유전자만 다른 계통인 클론입니다.

사랑은 감정이입으로 시작합니다. 감정이입은 상대가 느끼는 것을 같이 느끼고 상대의 고통도 함께 공감하는 능력입니다. 감정이입을 뜻하는 프랑스어 ‘Empathie’는 파토스안에 있다는 뜻이고, 그리스어 파토스는 '고통'을 의미하지요.

유감스럽게도 남자는 아직 갈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자의 새끼손가락에는 성직자임을 나타내는 반지, 뒤편에 보이는 교회의 모습이 남자의 현실을 은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눈은 이미 꿀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몸 따로 마음 따로입니다.

지금 여인에게는 남자는 가질 수 없는 남자에서. 놓칠 수 없는 남자가 되어있습니다. 권하는 와인 한잔은 남자에게는 이브의 선악과 입니다.

스위스 심리학자 융이 말했습니다.

"사랑이 지배하는 곳에는 권력이 없으며, 권력이 지배하는 곳에는 사랑이 없다"

권기훈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의대를 다녔고, 와인의 매력에 빠져 오스트리아 국가공인 Dip.Sommelier자격을 취득하였다. 이후 영국 WSET, 프랑스 보르도 CAFA등 에서 공부하고 귀국. 마산대학교 교수, 국가인재원객원교수, 국제음료학회이사를 지냈으며, 청와대, 국립외교원, 기업, 방송 등에서 와인강좌를 진행하였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권기훈 a9004979@naver.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