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특정 와인을 어떻게 판매하는지에 대한 이슈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와인을 구매하는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부분의 하나가 ‘어떤 와인'을 ‘어디서',‘얼마에' 그리고 ‘얼마나 편하게' 라고 부분으로 볼 수 있는데, 이 부분 중에서 오늘 이야기는 ‘어디서' 그리고 ‘얼마에' 라고 하는 관점에서 해외 사이트를 예제로 들어서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와인을 싸게 사는 모임에서 가격 테이블 공개

▲ 네이버 와인 싸게 사는 사람들 카페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한 가격표를 공유하고 있는 모습

최근 네이버 카페 ‘와인을 싸게 사는 모임' (이하 와쌉,https://cafe.naver.com/winerack24) 에서 일반 사용자들이 자신들이 구매했던 기록을 하나의 장소에 모아서 기록하는 게시판이 열렸습니다. 시기, 한글 명, 영문 명, 빈티지, 가격, 용량, 구매처, 구매 지역, 행사 여부, 국가, 타입 등의 정보를 하나의 Google의 스프레드시트로 모아서 전체 공개하고 있습니다. 1주일 오픈 후 약 360건 구매 이력이 공개되었고, 복사와 저장은 금지되고 참고만 할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와인 수입사들과 소매점에서는 그다지 반기지 않을 내용이긴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하게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하나의 채널이라는 측면에서는 굉장히 높은 비율로 호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부분을 처음 시작할 때 사용자들에게 의견을 물어봤고 당연히(?) 97%의 찬성과 94%의 참여 의사를 표현할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 시작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와인 동호회 레벨에서 시작한 부분인만큼 이러한 실험이 어디까지 성공적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가격 정보에 대한 비대칭 부분을 이러한 형태로까지 발전되어 나온다는 의미에서는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해외 사이트들의 와인 가격 표시 예

예전에 국내 모 수입사 홍보실에서 비비노에서 특정 와인의 가격이 어떻게 이 가격이 나왔냐고 그 메커니즘에 대해서 알려 달라고 해서 간단히 설명해 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을 검색했을 때 국내의 경우 와인보우에서 375ml의 가격이 표시된 모습

위의 그림처럼 국민 와인 중의 하나인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 2014 375ml 하프 보틀을 평균 가격(Average Price) 19,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정보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 밑에 보면 ‘와인보우(Winebow)’ 라고 하는 곳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는 정보가 나옵니다. 해당 부분을 누르고 들어가면 다음 그림과 같이 해당 와인 정보가 표시됩니다. 물론, 국내 주류법 관계 상 해당 와인을 온라인 판매하는 수준이 아닌 ‘예약' 형태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살펴보면 이렇게 비비노나 와인서처와 같은 곳에서 국내 와인 판매 정보를 적극적으로 올리고 있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마포에 있는 ‘와인보우'로 와인보우에서 판매하고 있는 와인 정보를 잘 정리해서 비비노나 와인서처에서 검색했을 때 그들의 와인샵이 표시되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 비비노에서 해당 와인에 대한 부분을 클릭했을 때 와인보우의 웹사이트로 이동한 모습. 온라인 판매는 불가능하지만, 여기서 사용자는 예약을 하고 직접 수령 등을 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체계적으로 갖춰두고 있다

다만, 이 가격 공개된 부분 때문에 특정 수입사가 해당 수입사의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소매점으로부터의 컴플레인에 어떻게 하면 이 가격을 시장 적정가에 표시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이 값을 바꾸기 위해서는 와인보우와 협의해서 해당 가격을 적정 가격으로 변경을 해서 다시 업로드를 하거나, 아니면 다른 와인샵을 등록해서 적정 가격을 등록해서 원하는 가격으로 만들어 가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와인 수입사와 소매점의 입장에서는 고민의 시작입니다.

해외 사이트들의 소매점 관리 시스템 메커니즘

자 그렇다면 와인보우는 어떻게 해서 비비노나 와인서처와 같은 해외 와인 검색 사이트에 해당 정보를 올릴 수 있었을까 라는 궁금함이 생길 것입니다.

▲ 와인 판매 부분을 클릭했을 때 나오는 부분으로 여러 개의 웹사이트들이 나오면 이 중에서 사용자는 위치나 가격 그리고 빈티지 등을 고려해서 구매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 되어 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해당 와인샵에 대한 정보입니다. 어느 지역에서 판매를 하고 있는 와인샵인지 그 정보를 입력합니다. 판매처 관련된 일반 정보와 함께 연락처, 웹사이트 등의 정보가 제공되어야 하고 해당 이름 대로 특정 와인 검색 시 지역 기반으로 해서 해당 정보를 보여줄 수가 있습니다. 자세한 업체 정보 입력은 와인서처(https://www.wine-searcher.com/contact.lml), 비비노(https://www.vivino.com/merchants/signup)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판매 와인 리스트입니다. 보통 국내에서 와인샵들이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와인 리스트를 엑셀과 같은 형태로 가지고 있거나 카페 등의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회원 포함일 경우에는 가격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해당 와인샵 구매 고객일 경우 별도의 이메일 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전체 행사 와인을 가격 정보까지 함께 포함해서 공개하거나 별도 문의를 통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외 와인 검색 서비스인 와인서처나 비비노도 출발은 이와 동일합니다.

다만, 그 형태가 일반 텍스트 파일이나 엑셀 파일이 아닌 시스템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와인서처나 비비노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데이터 피드(Data Feed)’ 라고 해서 지정된 포맷으로 맞춰서 자사의 시스템에 업로드 해줘야 이를 인식하고 해당 검색 시스템에서 이를 인지하고 와인 별로 해당 소매점의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것입니다.

▲ 와인서처에서 데이터 피드를 만들 때 필요한 정보. 영문 와인 이름과 가격, 빈티지, 용량 그리고 URL을 입력하면 필요한 데이터 피드는 쉽게 만들 수 있다.

특정 와인샵의 ‘와인 보유 리스트’는 다음과 같은 데이터 피드 형태로 작성해야 합니다.

  1. 와인 보유 리스트를 ‘와인샵_이름.xml’ 이나 ‘와인샵_이름.txt’로 만들어줍니다.

  2. 보유 와인명은 1번 순서대로 영문 이름/가격/빈티지/용량/URL 정보로 ‘구분'합니다.

  3. 해당 파일을 지정된 장소에 업로드 합니다.

다음 이미지는 이러한 것을 바탕으로 보유하고 있는 와인 리스트를 지정한 포맷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 데이터 피드의 실제 예제. 간단한 항목이지만 잘못된 정보가 들어가 있는 경우 찾아내기 어려운 텍스트 기반이라 좀 어렵다

첫 줄을 보면 wine-name, price, vintage, bottle-size, link 라는 이름을 ‘|’로 구분해서 필드 구분을 해주었고, 그 다음 줄에는 이러한 순서에 맞게 각각의 와인 정보를 한 줄로 구분해서 넣어 두었습니다.

엑셀로 해당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면 ‘다른 이름으로 저장’할 때 다음 그림과 같이 저장하면 해당 부분을 위와 비슷한 형태로 저장할 수 있습니다.

▲ 보통 와인샵에서 가지고 있는 보유 와인 리스트의 액셀을 잘 정리해서 저장할 때 구분자로 구분된 텍스트 파일로 저장하면 데이터 피드는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 피드는 해당 시스템에 업로드 하면 비비노나 와인서처가 해당 부분을 읽어서 자사의 시스템 내에 저장되어 있는 와인과 연결해주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와인샵에서 입력한 와인 이름을 바탕으로 비비노나 와인서처에 있는 와인을 연결해주는 그 부분이 포인트인데, 소매점에서 입력한 와인 정보를 바탕으로 백 만개가 넘는 와인 종류 중에서 딱 하나를 찾아내는 메커니즘이라 이 정보가 틀리면 제대로 연결 안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해당 와인 정보를 입력할 때는 반드시 데이터 피드 규격에 맞춰 최대한 많은 정보를 그리고 제대로 입력해야 제대로 ‘연결'됩니다.

실제로 와인보우를 비롯해서 몇 개의 사이트들을 살펴봤을 때 와인 이름에 잘못된 정보들로 인해서 잘못된 정보로 연결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와인 이름이 중요한 키(Key)가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특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정보는 와인서처 (https://www.wine-searcher.com/datafeed), 비비노 (https://www.vivino.com/merchant-feeds) 부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국 현실에서는 몇 가지 문제점이 존재

지금까지 비비노와 와인서처에서 어떻게 와인샵의 보유 와인 리스트를 연결하는지 간단하게 알아봤습니다. 영문 와인 이름을 키로 해서 입력한 각각의 정보(빈티지, 용량 그리고 가격 등) 를 해당 와인 검색 서비스의 특정 와인에 연결하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식은 한국에서는 몇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웹사이트를 별로 보유하고 있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관리 이슈가 있습니다. 비비노와 와인서처에서 말하는 데이터 피드는 기본적으로 웹사이트가 있다는 전제 하에 훨씬 더 편리하게 수행됩니다. 두 시스템 모두 (Deep) URL 이라고 해서 해당 와인에 대한 정보로 바로 넘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고, 이러한 정보를 해당 시스템들이 1~2일 주기로 해당 URL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수량에 대한 변동과 가격에 대한 변동이 있는지 체크를 해야 하는데, 우리는 통신 판매가 금지라고 해서 웹사이트 조차 만들지 않고 있어서 이러한 정보를 시스템에 의한 주기적 체크가 어렵습니다. 통신 판매를 못하더라도 웹사이트는 반드시 보유하고 이를 관리/운영하고 있어야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 해외에서는 온라인 판매가 허용이 되어 이러한 데이터 피드를 만들지 않고 전자상거래 사이트 시스템을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데이터 피드가 되도록 설계 되어 있다. 우리 나라도 어서 빨리 온라인 통신 판매가 허용되길 기대해 본다.

둘째, 텍스트 기반이라 다소 어렵습니다. 와인을 잘 아시는 분들이 IT까지 다 잘 아시는 것은 아니라서 실제로 이렇게 해보시라고 하면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세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생략을 한 부분이 있는데 UTF8이라는 것도 알아야 하고  XML이 어떻고 그리고 만들다 보면 잘못 입력한 것으로 해서 에러 발생하고 난리도 아닐 것입니다. 더군다나 와인 보유 리스트도 변동이 되니 이 부분을 제대로 추적/관리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 텍스트 기반의 데이터 피드가 아닌 간단하게 검색해서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자사 서비스 와인에 연결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모습. 와인샵에서는 선택한 정보를 바탕으로 쉽게 판매 정보를 올릴 수 있고, 이러한 정보는 다양한 형태로 재활용되도록 설계했다.

셋째, 가격 정보가 없다면 표시가 되지 않습니다. 국내 와인 업계 특성 상 가격 정보 공개가 여러 가지 이유로 불가능 상황인데, 가격 정보가 없으면 표시가 안될 가능성이 큽니다. 가격 정보가 비밀은 아니지만, 온라인 통신 판매가 허용되지 않으면 공개할 수 없다가 기본 원칙이다 보니 여러 가지로 번거로울 따름입니다.

▲ 신세계 이마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스마트 오더. 실제로 사용하기 불편하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1,600개 이상의 와인 정보와 가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수발주 시스템 및 체인점 관리 그리고 이러한 앱까지 신세계L&B와 신세계 계열사는 온라인 통신판매를 대비해 다양한 시스템을 차근차근 개발하고 있다.

다만, 신세계L&B를 시작으로 이마트의 스마트 오더 그리고 와인포인트를 이용한 이마트 에브리데이 편의점 등의 서비스는 모두 가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다가 갑자기 온라인 판매 허용이 된다면? 이라는 질문에 우리 모두 준비를 미리 해야 하지 않을까요?

다음 시간에는 평균 가격의 산정 방식과 코멘트 처리 부분에 대한 메커니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필자는 한메소프트,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등 IT 분야에서 비정형 데이터 관리와 일본 전문가로 활동하다 2019년에 와인과 IT의 결합을 주제로 (주)비닛 창업하여 서비스 준비 중인 스타트업 대표이다. WSET Level 2를 수료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양재혁 iihi@vinit.io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