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영박물관이 공개한 고대 미노스 문명의 일회용 와인잔 <사진=THE TRUSTEES OF THE BRITISH MUSEUM>

민약 2019년에 버린 일회용 스타벅스 컵이 5719년이 지난 상태에서 박물관에 등장한다면 어떨까?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에서 3500년 전에 사용했던 ‘일회용 컵’이 공개되어 화제를 모았다고 음식&와인전문매체 푸드앤와인지가 밝혔다.

대영박물관은 점토로 만든 기원전 1700년에서 1600년 사이 그리스 크레타섬의 축제 동안 사용된 것으로 여겨지는 ‘일회용 점토컵’을 공개했다. 고대 미노스 문명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와인을 마시기 위해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측은 “컵은 섬 전역의 고고학적 유적지에서 다량으로 발견되었는데, 의도적으로 폐기된 흔적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점토는 오늘날의 플라스틱처럼 쉽고, 싸게 구입할 수 있었으며, 제작하기도 쉬웠다. 또한, 플라스틱과 마찬가지로 진흙도 땅 속에 수천년 동안 사라지지 않고 묻혀 있었다. 이번에 전시되는 고대 미노스 문명의 일회용컵 또한 현대의 파티와 같은 행사처럼 쉽게 구하고 버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번 전시의 공동 제작자 줄리아 팔리(Julia Farley)는 “일회용 컵이 현대 소비자 사회의 발명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매우 놀랄지도 모른다, 사실 일회용 컵의 역사는 수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 미노스 문명의 일회용 와인잔과 밀랍을 입힌 에어인디아 종이컵 <사진=THE TRUSTEES OF THE BRITISH MUSEUM>

현대와 과거의 일회용 컵의 유사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전시에서는 항공사 에어인디아(Air India)가 1990년대 초 사용했던 밀랍을 입힌 종이 컵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대영박물관의 소장 하트윅 피셔(Hartwig Fischer)는 “사람들은 이전부터 항상 물건을 만들고 처분해 왔다. 하지만 쓰레기가 된다고 해서 반드시 그 물건의 삶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우리는 이번 전시회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사람과 쓰레기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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