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브 노트 67번째 주인공 '디터니 오브 크레타' <사진=Wikimedia Commons>

‘코리안 민트(Korean Mint)’로 불리는 깻잎이나 ‘차이니즈 파슬리(Chinese Parsley)’라고 불리는 고수나물처럼 한 국가를 뜻하는 이름을 가진 허브들은 많지만, 도시나 지역을 뜻하는 허브는 찾기 힘들다. 단 이번에 소개할 허브는 흔하지 않게 학명이 아닌 일반적으로 말하는 이름으로 그리스의 한 섬의 이름이 담겨있는데 바로 ‘디터니 오브 크레타(Dittany of Crete)'가 그 주인공이다.

디터니 오브 크레타의 학명인 오르가눔 딕탬누스(Origanum Dictamnus)은 그리스 크레타 지역 방언으로 사랑(έρωντας)을 뜻한다. 그리스의 휴양지로 유명한 크레타(Creta)섬에 산, 협곡에서만 야생으로 자라는 허브다.

▲ 그리스 크레타섬 <사진=Pixabay>

생김새도 굉장히 특이한데, 흰색의 털이 촘촘하게 박혀있어 마치 울(Wool) 느낌이 든다. 우리가 처음 들으면 “이런 허브도 있었어?” 싶을 만큼 생소한 허브인데, 역시 최근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바로 최근 음식 트렌드로 떠오른 ‘지중해 퀴진(Mediterranean Cuisine)’ 덕분인데, 지중해 음식으로 유명한 크레타섬에서만 자라는 허브가 소개되기 시작했고 그것이 바로 ‘디터니 오브 크레타’이다.

민트와 비슷한 맛이라고 보면 되는데, 해발 500m~1800m의 암벽 틈새에서 자라 일반적인 다른 허브들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채취하기가 굉장히 힘든 허브다. 음식으로는 주로 소스 혹은 극소수로 최고급 가스트로노미크(Gastronomique) 음식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크레타섬을 직접 방문하지 않는 이상 한국에서 먹어보기는 굉장히 힘들 것이다. 상업적으로 판매하고 있지도 않으며, 수확량이 적으며 그만큼 자라고 있는 허브의 수도 적다. 가끔가다 에센셜 오일 정도로 해외에서 판매되고는 있다.

▲ 크레타섬에 있는 암벽에서 자라는 야생 허브이다. <사진=Wikimedia Commons>

워낙에 희귀하기 때문에 다소 허무맹랑한 스토리들이 많다. 과거 에게해(Aegean) 지방에서는 출산의 고통을 덜어주고, 다친 야생 염소들이 이 허브를 찾아다니고, 독이든 뱀에 물린 상처를 치료해 준다던가 같은 기적같은 치료법들이 전설처럼 내려왔는데, 이것은 그냥 전설로만 여겨야 할 재밌는 이야기일 뿐이고 약간의 향균 특성 정도가 있는 허브다.

결과적으로 손쉽게 살 수 있는 허브도 아니고 우리가 먹어볼 수나 있을까 싶기도 한 허브다. 엑스트랙을 사용한 뷰티 상품을 찾는다면 해외에서 구할 순 있지만 말이다. 이 허브를 대표할 음식이 무엇인지, 이 허브를 꼭 먹어야 할 효능이 무엇인지 제대로 된 정보는 찾기 힘들고 윗 문단처럼 황당하지만 재밌는 이야기밖에 없지만, 그게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베일에 쌓여있는 것이 더 흥미로울 때도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궁금하다면 언젠가 그리스 크레타섬을 여행하게 될 때 한번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디터니 오브 크레타 Fun Facts 노트

▲ 사랑을 찾기 위한 허브? <사진=Pixabay>

위에서 언급했듯이 디터니 오브 크레타는 크레타 방언으로 사랑을 뜻하는데, 이렇게 불리게 된 이야기가 존재한다. 전설에 따르면, 용감한 젊은이들은 여름에 사랑의 상징의 허브를 얻기 위해 언덕을 올랐는데 이를 ‘에론다데스(Erondades)’라고 불렀다고 한다. 번역하면 ‘사랑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들이 찾는 허브 중 하나는 디터니 오브 크레타였다고 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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